훅, 하는 소리와 함께 여섯명의 검은 형체가 어둑어둑한 저택의 벽을 타고 넘는다. 해리와 론은 그 모습을 보면서 대체 헤르미온느는 어디서 이런 사람들을 만난건지 궁금했다. 저들도 오러 만큼이나 스스로를 단련한 사람들이 틀림없었다. 이내 작은 문 뒤에서 사람들이 쓰러지는 소리와 무언가 질질 끌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끼익-"


작은 문이 열리며 안에서 에이다가 손짓한다. 해리와 론은 주위를 살피며 그 안으로 들어선다. 저택은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는, 마치 근세 이전을 연상케 하는 성채의 모습이었다.


"따라오십시오. 뒤쳐지면 안됩니다."


에이다와 침투조가 신속하게 움직인다. 두 사람은 그들을 따라 최대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몇개 타고 오르자 시끄럽게 이야기 하며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에이다가 정지 신호를 보내자 그들이 모두 그림자에 숨는다. 흑복을 입은 침투조는 어두운 곳에 있으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죽음을 먹는 자 둘이 지나가자 두 명이 조용히 접근해 지팡이를 든 손에 나이프를 꽂아 지팡이를 떨어트리고, 목을 줄로 조른다. 그들이 기절하자 재빠르게 끌어내서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을만한 곳에 두고 지팡이는 꺾어버린다.


"어릴 때 본 영화 같-"


그러나 해리의 감상은 에이다의 조용히 하라는 손짓에 끊겨버린다. 그들이 복도를 따라 조용히 움직인다. 점점 더 저택의 중심부로 다가가고 있었다.


"잠깐만요."


해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그들을 제지한다. 에이다는 뭐냐는 표정으로 묻지만 해리는 대답하지 않은 채 그들 앞으로 나선다. 해리가 좁은 복도를 자세히 관찰하자, 마치 공기가 일렁거리는 듯한 모습이 더 똑똑히 보였다. 그가 트리위자드 시합에서 경험한 마법 함정과 유사한 것이었다.


"..."


해리가 조용히 마법 함정의 단면을 파악한다. 일렁거리는 공간의 모서리를 본다. 공간을 '잠그어' 버리는 종류의 마법 함정에는 반드시 그 자물쇠가 있기 마련이었다. 


"저거다."


해리가 작게 중얼거리며 벽면으로 다가간다. 과연, 그곳에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전혀 모를 법한 모양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가 조용히 해제 주문을 외우자 일렁임이 사라진다. 론이 엄지를 들어보이고, 에이다가 감사를 표하며 끄덕인다. 해리가 아주 조용히 말한다.


"마법 함정이에요. 걸리기만 하면 저택 전체에 경보가 울릴거에요."


에이다가 신중한 표정을 짓더니, 그들 뒤로 물러선다. 함정을 해제하며 앞장서라는 것이었다. 그들이 복도를 따라 다시 움직인다. 


2개 정도의 함정을 통과하고 나자, 이번에는 해리가 다시 정지 신호를 낸다. 코너 너머로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는 죽음을 먹는자 들이 있었다. 수는 다섯. 에이다가 굴절형 스파이캠을 꺼내 그들을 관찰한다. 공간이 너무 넓었다. 사격이나 나이프 투척으로 잡아낸다 하더라도 다섯 중 하나만 빗나가면 건물 전체에 경보가 울릴지도 몰랐다.


갑자기 론이 앞으로 나서서 마치 큰 라이터 같은 것을 꺼낸다. 그들이 따라온 복도의 횃불을 향해 그것을 향하자 바람 소리와 함께 빛이 그대로 꺼져버린다. 쇠약해져 있는 덤블도어가 분명 쓸모가 있을 거라며 그에게 준 딜루미네이터였다. 시간은 밤. 그들 주위의 조명을 모두 꺼버리고 당황한 새에 처치한다는 계획이 말 없는 동의하에 세워진다. 에이다가 손짓하자, EC 전원이 스타라이트 스코프를 착용한다.


"..."


론이 조심스레 나서서 딜루미네이터를 겨눈다. 순식간에 천장의 샹들리에와 벽의 횃불의 빛이 딜루미네이터로 빨려들어간다.


"뭐야?"


어둠에 휩싸인 죽음을 먹는 자들 중 하나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하며 일어선다. 


"욱!"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달아 다섯번의 신음과,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끊기고 나서야 론이 빛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그들 중 한명이 한쪽 벽의 널찍한 찬장을 닫고 있었다. 해리와 론은 징그럽다는 표정을 짓지만, 이내 그들을 따라간다. 


어느새 그들은 거대한 문 앞에 서있었다. 그 뒤에서는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린다. 에이다가 문에 손가락의 지문 부분을 댄다. 진동 스캐너가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만들어 내는 진동을 그대로 읽어내, 조금은 먹먹하지만 알아들을만한 소리로 변환한다. 잠시 듣고 나서, 에이다가 조용히 손짓한다. 퇴로를 확보하라는 지시였다.


"그레인저 양은 안에 있습니다. 안에 들어서면 최대한 시선을 분산시키고 바로 빠져나가겠습니다."


그들이 끄덕이기도 전에, 에이다가 지체없이 문을 열어제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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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둬!"


헤르미온느가 절규하지만, 죽음을 먹는 자 중 한명이 그녀를 깔아뭉개듯 덮친다. 발버둥치는 그녀 위에 올라탄 그 자의 입에서 침이 흘러내린다. 그에게서는 죽음과 고통의 역겨운 냄새가 났다. 헤르미온느는 자신을 둘러싼 죽음을 먹는 자들과 그녀 위에 올라탄 놈에게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지만, 그들이 그녀의 양쪽 팔을 잡아 누르자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난 보통 여성의 말을 듣는 신사지만, 레스트랭 부인이 주신 선물을 거절할수야 없지."


그녀의 위에 탄 자가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몸을 숙여 그녀의 목을 혀로 핥는다.


"싫어!"

그녀의 비명은 그들에게 흥분거리 이상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어이쿠야, 이거 꽤 힘이 센데?"


그녀의 의수를 잡아누르는 자가 조롱한다. 


"자, 그럼 벗기고 할까 아니면 이대로 해버릴까..."


그녀의 위에서 죽음을 먹는 자가 추잡하게 말한다.


"빨리 해. 너무 줄이 길다고."


"성급하긴."


그들이 저열한 목소리로 웃는다. 헤르미온느는 그들의 악의,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죽음의 악취에 기절할 것 같았다. 이대로 끝나는 것이다. 그녀는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강간 당한 후 고문 당하거나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려 해리에 대해 낱낱히 털어 놓을 것이다. 그리고는 살해당할 것이다. 너무나도 빠르게 덮쳐오는 죽음의 공포가 그녀의 온 몸을 떨리게 했다.


"자아, 그럼 공개적으로 쇼라도 해볼까?"


그가 그녀의 옷을 찢어내기 위해 천천히 손을 뻗어온다. 



우드득.



의수를 짓누르고 있는 자가 더 힘을 주며 그녀의 팔을 고정시킨다. 정신없이 그녀만 보고 있는 탓에, 그는 그녀의 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지 못하고 있었다.



우드득-



투명한 피부 밑으로 4개로 이루어진 그녀의 아래팔 뼈가 보인다. 그 중 두개가 그녀의 공포에 답하듯 서서히 피부 위로 떠올라온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순식간에 그녀의 피부를 뚫고 나와 그것을 짓누르고 있는 놈의 손을 관통한다.


"으아악!"


그가 의수를 놓치자 마자, 헤르미온느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아무렇게나 그것을 휘두른다. 그녀를 깔고 앉아있던 자의 목을, 뼈로 된 날카로운 칼날이 거의 반토막 내버린다. 살과 근육, 그리고 뼈를 파고드는 기분 나쁜 느낌이 헤르미온느의 팔에 그대로 전달된다. 경동맥이 완전히 절단 되어 사방으로 피를 뿜자 헤르미온느의 얼굴과 상반신이 그의 피로 흠뻑 젖는다.


"크.. 억..."


그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래 끓는 소리와 함께 쓰러진다. 겁간의 공포가 가시지도 않은 상태인 그녀에게, 그녀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한 자각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살인자가 된 것이다.


아직도 그의 목을 파고드는 의수의 느낌이 생생했다. 매캐한 피의 냄새가 사방에 퍼지고, 아직 식지 않은 피가 그녀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순간 멈춘 것처럼 보이는 그녀. 그녀의 정신이 이 순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가 아는 그 어떤 것도 지금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마법도, 도서관에서 닳도록 읽어댔던 책도,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머리에 강제로 쑤셔넣은 유니언의 기술과 테크닉도. 그녀가 살아왔던 방식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녀의 의수가 덜덜 떨린다. 허락되지 않은 현실에서 오직 살고 싶다는 의지로만 현실을 꺾어버린 결과Paradox가 그녀를 덮치고 있었다.


"뭐하는 거냐! 상대는 그냥 여자애일 뿐이야! 지팡이도 없는!"


죽음을 먹는 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제압하려 한다.


"아아악!"


그녀가 히스테릭한 비명을 질러대며 의수를 휘두른다. 그들이 물러난 순간을 틈타 필사적으로 뒷걸음질 친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에 부딛히지만 그녀는 그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반정도 정신이 나가 있었다.


"무슨...?"


순간, 전당을 싸늘한 침묵이 휩쓸고 지나간다.


그녀의 의수로부터 시작해 이변이 일어난다. 손 끝의 피부에서부터 잉크로 글자가 떠오른다. 순식간에 의수 위를 -마치 디지털 매체를 연상케 하는- 문자와 숫자가 시퍼렇게 빛나며 덮어간다. 그녀의 옷을 엮고 있는 실들이 풀렸다가 묶이며 매듭 문자로 다시 만들어진다. 피부 위로는 모세혈관이 터지고 피가 흘러나와 그녀가 알고 있는 수백가지의 주문과 그 설명을 일일히 새기기 시작한다. 마치 그녀의 몸 전체가 살아있는 도서관이 되려는 듯.


이변은 그녀의 몸에서 그치지 않았다. 석판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도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하며 그녀의 두뇌속에 기록된 정보를 그대로 쏟아 놓는다. 돌이 살아있는 듯 솟아올라 그녀가 알고 있는 마법 생물들의 작은 모형으로 변하고, 공기 중에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마법약의 연기가 그 재료를 읊는 듯 했다. 그러나 그 중 어떤 것도 그녀에게 왜 자신이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시켜 줄 수 없는 것은 없었다.


그랬기에, 그녀가 현실을 부Quite, Denial한다.


"으, 으아!"


죽음을 먹는 자 중 한명이 그녀에게서 퍼져나오는 기록의 홍수에 뒤덮힌다. 그의 눈동자가 터져나가며 시꺼먼 액체를 다른 자에게 뿌린다. 그 액체는 즉시 살아있는 잉크처럼 피부 위에 문신이 되어 새겨진다. 처음 뒤덮힌 자의 피부가 조각 조각 찢어져 작은 책의 페이지가 된다. 힘줄이 피부를 가르고 빠져나와 그 피부 조각들을 묶어 책으로 만들고, 그의 피가 잉크가 되어 책의 내용을 기록한다. 인피로 만들어진 그 끔찍한 책에는 그녀가 1학년 때 공부한 책 중 하나의 내용이 그대로 새겨져 있었다. 


이변은 단지 그녀 자신의 방식을Paradigm 현실에 덮어씌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순간의 그녀에게 있어서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미친 자들의 사악한 집단이 아니라, 반드시 연구해서 알아내야만 하는 대상이었다. 헤르미온느의 머릿속으로 그들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과 기억이 쏟아부어진다. 마치 책을 읽고 외우듯, 그녀는 그들 모두의 저열하고 끔찍한 기억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것이 또 하나의 고통이 되어 그녀의 머리를 터질 듯이 안으로부터 짓눌러온다. 그것을 느낀 죽음을 먹는 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광경에 혼비백산하며 흩어지는 순간, 문이 열린다.


문 뒤에는 에이다, 해리, 그리고 론이 있었다.


에이다가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헤르미온느를 받아낸다. 그녀의 팔 위로 핏물로 된 글자들이 기어오르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콰이어트Quite로군."


그녀가 짤막하게 말하고는 그녀를 해리와 론에게 곧장 넘겨준다. 


"이...이건...?"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그녀를 이 현실에 붙들어 주십시오. 가세요!"


그녀가 석궁을 내쏘며 소리친다. 해리와 론이 헤르미온느를 거의 끌고 가다시피 한다. 에이다가 조그만 사각형의 블록을 던지자 그것이 공중에서 비산하며 매캐한 최루 가스를 흩뿌린다. 해리와 론은 그녀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녀를 단단히 붙들었다.


"론...? 해리...?"


경련을 일으키다시피하는 헤르미온느가 간신히 중얼거린다. 그녀 주위의 공간이 그녀의 심상세계로 덮히는 와중에도 오직 해리와 론만은 멀쩡했다. 그들을 근접해서 호위하는 에이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지 그녀는 그것을 조금 더 오래 참아낼 수 있을 뿐.


"우리가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


론이 간신히 두려움을 참아내고 그녀에게 말한다. 시끄럽게 무엇인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들에게는 오직 헤르미온느를 보호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돌 파편이 튀어 론의 어깨에 박히지만 그는 그것도 모르는 듯 했다.


"해리, 순간이동은?"


"저택 밖으로 나가야 돼!"


에이다가 그들의 말을 듣고 즉시 추격조에게 명령한다.


"이들은 제가 호위합니다. 개인별로 집결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EC들이 즉시 흩어진다. 그들이 호위해봤자 콰이어트를 동반한 패러독스의 철퇴의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누구는 창문을 깨고 와이어에 의지해 뛰어내리고, 누구는 계단을 넘어 봐두었던 뒷문으로 탈출한다. 죽음을 먹는 자들의 시선이 분산된 틈을 타서 그들을 어떻겐가 저택의 밖까지 나오는데 성공했다. 주문이 그들을 덮치기 전에, 해리가 지팡이를 휘두른다. 벨라트릭스의 절규를 뒤로 하고 그들은 사라져버렸다.


==


"아, 에이다."


"보고서는 보셨겠죠."


에이다가 집무실의 의자에 앉는다. 그녀가 헤르미온느를 받아냈던 팔은 깔끔하게 절제되어 있었다.


"팔은?"


"내일 정도면 새로 만들어 붙일 수 있을 겁니다. 그녀에게서 정신자적 현실화Memetic Realization을 통한 국지적 현실Localized Reality 발생을 관찰했습니다."


"미칠 뻔 했다는 거군."


"네."


퀸란이 마음을 읽는 듯한 눈으로 에이다를 쳐다본다. 에이다가 말을 이어간다.


"당신이 예측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간에 그녀의 친구들을 데려간 것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녀의 현실을 고정시키는 닺이 되어줬으니까요."


"다행이군. 포터 군과 위즐리 군은 어떻게 생각하던가?"


"...겁먹었죠."


퀸란이 미소짓는다.


"생각대로군. 뭐, 이렇게까지 될거라고는 생각 못했네만."


에이다가 입을 다문다.


"자네는 그녀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군."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건 현실 교란자들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더 세련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겠나? 그녀는 아직도 익숙한 방법에 집착하고 있는 것 뿐이라네. 그녀의 정신은 정제되고 교정될 필요가 있어. 그 역할을 맡는 것은 우리고."


에이다가 무언가 말하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이 생각나지 않는지 입을 다물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퀸란이 언제나와 같은 표정으로 말한다.


"걱정말게, 에이다. 날 믿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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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적 참고: 저 정도로 콰이어트를 동반한 패러독스가 터지려면 상당히 많이 쌓아야하지만 팬픽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