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적으로 보급되서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막 형성되던 시기 (디씨도 아직 젊던 시기)의 일이다. 그땐 각종 취미 커뮤니티들도 아직 형성이 미진해서 각종 취미 관련 정보들을 얻기도 지금보다 힘들었거든.

그때 약간 덕기 있던 친구 하나가, 자긴 다른 취미들은 다 이해가 되는데 턀은 이해가 안 된다고 좀 기분나쁘다는 듯이 이야기했거든. 대충 그 놈 이야기로는 멀쩡한 안여돼 안여멸들이 자기 캐릭터 연기하는게 이상해보인다 (시쳇말로 혼모노하다)는 논조였즹.

물론 그놈이 편견덩어리 차별주의자인 건 분명해 보이지. 하지만 그놈 이야기에도 일말의 일리는 있다고 본다. 흔히 혼모노니, 중2병이니 하면서 기분나쁘다고 하는건 십중팔구 그 사람이 자기 욕망을 구현하는 캐릭터에 과이입해서 발생하는 일이잖아... 근데, 턀 자체가 캐릭터에 이입해서 연기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못하는 취미란 말야. 구경꾼 입장에선 기분나빠보일만 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혼모노 이야기: 지난 바펑 시나리오는 원래 16년간 가족이라고 믿고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넌 우리가 잡아먹기 위해 16년간 키운 가축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소녀가 느낄 절망과 비통함에 대한 이야기였음. 그래서 원래 은하수는 잡아먹히는 내내 분노하고 절규하고 살려달라고 애원할 예정이었는데, 이러면 참여자들이 받을 스트레스가 너무 크지 않을까 싶어서 알콩달콩한 백합분위기로 이쁘게 잡아먹히게 했거든...

그래서 말인데, 바펑 참여자들은 끝까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상대를 잡아먹는거 어떻게 생각함? 그건 그것대로 즐길 수 있겠음? 아니면 너무 잔인해서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