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장으로 가게되었어. 저강도 분쟁을 해결하는 소규모 PMC 분견대의 리더로 보내졌지만, 나도 상부도 잘 알고 있었어. 일종의 '휴가' 비슷한 거였지. 내가 보내진 곳은 볼리비아의 어딘가였어. 체 게바라가 사망한 곳이었지. 체 게바라는 다들 알다시피, 볼리비아 혁명을 시도하다 체포되어 총살된 혁명가야. 어쨌든 나는 체 게바라의 사상에 경도되어 볼리비아 혁명을 다시 일으키려는 일종의 테러 분자들의 폭력 사태를 조절하기 위해 파견된거지. 사실 별건 아니야. 볼리비아 지도자들의 경호 업무를 맡게 된거지. 그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의 최측근까지 그 혁명 분자들의 사상이 스며들었다는 내부 제보가 있어서, 경호 인력에 외부 인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거야.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경호 대상이 짜장면을 엄청 좋아했다는거야. 나는 경호 기간 내내 그의 곁에 서서 주변을 관찰하면서 매 순간 의지를 시험받는 기분이 들었지. 코소보 분쟁 당시의 피비린내가 기억났고, 나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지. 그리고 경호가 시작된지 2주 쯤 되었을 때였어. 일요일이었지. 볼리비아 대통령이 짜파게티를 끓이기 위해 분말 스프를 뜯는 순간이었어. 스프에서 풍겨오는 진한 짜장 향과 함께 나는...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
눈을 뜬 곳은 한국이었지. 그리고 나는 다시 PMC의 세계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어. 후회는 없어. 나는 싸웠고, 이겼어. 때로는 패배하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지. 가끔 그때가 그립긴 해. 전장의 피비린내, 화약 냄새, 끈끈한 전우애...그런 세계는 너희 같은 일반 사람(웃음)들이 절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조차 없는 세계이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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