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일주일 정도만에 돌아온 익명의 빌런 빅-괴짜맨이야


지난번 글이 나름 인기가 좋았는지 념글까지 가서 서비스로 글을 하나 써보고자 해


근래에 들어 '혼모노'가 문제 되고 있다는 말을 이전 글에도 했었지.


그 문제를 A부터 K 정도까지 여러 개의 글로 나눠서 더 세세하게 정리해볼 예정이야. 솔직히 내가 전부 아는 건 아니니까 Z까지라곤 못하겠네.


그래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에서 등장하는 ‘자원’이라는 용어는 시간, 노력, 생각 등의 요소들을 뭉뚱그린 것을 말해.



‘초보자들, 그들은 어째서 혼모노가 될 수밖에 없었는가.’



여러 서브컬쳐 계열의 취미 중에서, RPG는 가장 ‘로망‘이 있는 취미라고 할 수 있어


다양한 욕구와 재미 요소를 포함하는 관심이 생기면 되게 재밌어 보이는 취미지


그러나 이 로망 가득해 보이는 이 취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실 엄청난 자원을 필요로 하는 걸 시작할 때부터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말이야.



그러면 1번의 플레이를 위해 필요한 자원을 준비 과정부터 순서대로 알아볼까?


1. 당연하지만 시간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서 서로 되는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비워야한다.


2. 플레이를 하려면, 룰을 알아야 하니 룰북을 읽으며 룰을 숙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2.1. 룰을 모르면, 최소한의 대화 연결 고리도 성립하기 힘드니까.


3. 플레이를 하는 네가 하고 싶었던 꼴리는 캐릭터를 구현한 시트를 만들어야 한다.

3.1.근데 이 캐릭터는 마스터가 제시한 캐릭터 레벨이나 이런 거에 맞는 플레이의 문제 요소를 해결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3.2. 그리고 이 캐릭터는 스토리/배경과 연관이 있고, 실제 플레이와 어울리는 캐릭터여야 한다.



정말 간략하게 쳐낸 ‘플레이 전에 준비해야 할’ 자원(노력, 시간, 연구 등)이 저 정도고 다음은 실제 플레이에 드는 노력을 써볼게.



4.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4.1. RP를 하는데, 이 RP는 네가 꼴린다고 만든 캐릭터가 할 만한 대사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상황과 분위기에 맞춰야 하고, 다른 PC들과 상호작용 되는 대사가 되어야한다.

4.2. 행동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설정에 맞으면서 상황에 맞고, 플레이 진행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 @인 기준으로 마스터가 짠 문제 상황(난관, 에너미 등)의 해결에 1인 몫은 해야 한다.

4.3. 그래서 배분되는 비중은? 하나의 플 기준, 마스터가 40%, 플레이어가 60%라고 할 때, 한명의 플레이어당 15±5%의 비중으로 위의 요소들을 만족하는 RP와 행동을 해야 한다.

4.4. 그런데 플레이 시간은 제한돼 있으며 계속 흘러가니 짧은 시간 안에 상황별로 위 요소에 맞는 RP와 행동을 요구한다.



하나의 플레이를 끝낼 때까지 이 정도의 자원이 들어!


이렇게 풀고 보니까 내가 봐도 더럽게 많고 복잡해 보이기도 하고,


글을 읽는 누군가는 누가 저렇게까지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하냐고 물을 거야. 그 말이 맞아.


위에 쓴 1~4는 RPG를 하기 위해 ‘당연히‘ 네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것들이거든!


분명히 당연한 걸 일일이 생각하면서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지.


플레이 하는 사람들은 저 노력하는 것을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니까.



조금 진부한 이야기로 들어가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과거부터 수없이 쌓아 올린 지식들의 결정으로 가득해.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모인 결정에 살짝 손을 뻗어 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지.


집에서, 아니 스마트폰 하나로 와이파이나 데이터가 터지는 모든 곳에서 SNS로, 인터넷 서핑으로 세상의 수많은 정보를 알 수 있으니까 말이야.


이렇듯 적은 자원(노력)으로 대부분 해결 되는 상황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있어서,


취미 하나에 이렇게 많은 자원들의 투자, 소모를 고려하는 상황은 너무나도 어려운 게 아닐까?


그렇게 한쪽을 챙기지 못해 문제가 일어난 플레이어가 '혼모노'라고 불리게 된 게 아닐까?



4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RPG 계를 보면서 여러 갓갓이라고 불리는 고수들과, 플레이 한 번 해보고 떨어지는 수많은 초보자들을 보면서.


못 알아먹을 용어들을 사용하는 그들의 대화를 보며 아무 말도 못했었던 한명의 초보자로서 내가 내린 결론은 그래.



여기에 이론을 붙이면


RPG라는 취미는 게임적인 요소와 사회적인 요소가 합쳐지면서


합리적인 선택과 공동 활동이라는 교류를 요구로 했고


이 큰 두 요소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쌓아올려진 ‘기본적인 상식’은


RPG를 처음으로 접하는 초보자가 하기엔 너무나 거대한 벽이 된 거지.


파이널 판타지 같은, 오래된 게임 하나만 해도 10개가 넘는 시리즈가 있고, 이것들을 파고들려면 수많은 지식을 요구하는데


RPG는 최고령 룰 D&D부터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해외에서 나온 새로운 룰까지, 아주 존나게 많은 룰들이 있어.


여기서 더 구구절절 설명해야 할까? 솔직히 쓰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지쳐. 그러니 이건 이제 그만 알아보자



그런 상황에서 저런 것들을 잘 맞춰서 하는 사람을 RPG계에서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뭘 해도 되는 초보자’라고 하더라고.


거기에 덤으로 이렇게 플레이를 끝낸 초보자들이 대부분 어떻게 되는지 볼까?


5.1. 어떻게 겨우겨우 즐겁게 끝난 초보자는 재밌었다고 한다. -> 6.1.

5.2. 위 요소들이 안 맞아서 충돌등이 일어나 안 좋은 기억을 남긴다. -> 6.2.

6.1. 흥미를 가지고 새로운 플레이를 찾아보지만 사람들이 하는 룰 이야기, 캐릭터 이야기, RPG 팁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 7.

6.2.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RPG는 재미 없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 7.

7. RPG를 그만둔다.


그렇게, 수많은 초보자들이 RPG를 그만두고 떠나더라.



이렇게 글을 썼지만, 사회 요소 부분에서 기본 에티켓 부분 안 챙기는 사람을 옹호하진 않아.

좀 챙겨라 좀. 이 글은 네 싸가지가 없는 이유를 뒷받침해주려고 쓴게 아니야.



결론은 이 사회적, 게임적 요소가 복합된 입체적인 취미인 RPG는


다른 취미보다 몇 배 더 많은 노력과, 생각과, 시간 등 졸라 요구사항 많은 취미라


초보자들이 이걸 다 고려하지 못했다는 거지.



솔직히 말해서, 쓰다 보니 열불 터져서 너무 길어졌네. 미안.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법에 대한 이런저런 글은 이 다음 편에서 서술할게.


4줄 요약


1. RPG는 사회성과 게임성을 둘 다 고려해야한다.

2. 당연하지만 하나도 아니고 둘 다 동시에 챙기는 건 힘들다.

3. 근데 기존 RPG 유저들은 플레이를 해가면서 이걸 자연스럽게 여기게 됬다.

4. 그렇기에, 이걸 모르는 초보자들은 어느 한 쪽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것이다.


이상, 조금 긴 글을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