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에이다 씨."
헤르미온느가 그녀에게서 물러난다.
"나중에 돌아와서 들을게요. 돌아올 수 있으면."
"잠깐만요, 그레인-"
에이다의 말을 듣기 전에, 헤르미온느가 포트키를 꽉 쥔다. 그녀가 순식간에 격납고에서 사라져버린다. 에이다가 그녀가 사라진 곳을 잠깐 응시하더니,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헤르미온느가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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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토툼 로코모토르!"
맥고나걸 교수가 주문을 외치자, 호그와트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상들이 되살아난다. 그저 장식에 불과했던 조각상들이 지금은 살아있는 호그와트의 수호자로 변해 있었다.
"호그와트가 위험에 빠졌다! 학교 전역에 전력을 배치하고 우리를 보호하여 학교에 대한 그대들의 의무를 수행하라!"
맥고나걸 교수가 외치자, 마법사 체스의 말들을 닮은 조각상들이 육중한 발걸음으로 호그와트의 정문으로 이어지는 다리로 향한다.
"맥고나걸 교수. 이것으로 충분하겠소?"
플리트윅 교수가 연달아 보호 주문을 호그와트 상공으로 내쏘며 묻는다. 그의 마법이 다른 마법사들의 마법과 섞여 거대한 에너지 장벽으로 변한다. 맥고나걸 교수가 담담하게 대꾸한다.
"포터 군과 그 친구들이 빠르길 바래야겠죠."
"아둥바둥 하고 있는 것이 애처롭군."
볼드모트가 호그와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불사조 기사단과 덤블도어의 군대에 속한 마법사들이 몇 안되는 죽음을 먹는 자들을 전부 몰아낸 후 방어를 강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그와트 주위로 거대한 마법 장벽이 처져 있었고, 정문으로 향하는 다리는 움직이는 조각상들이 막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시간문제라는 듯 볼드모트가 비웃음을 감추지 않는다.
"어둠의 군주시여.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흐음."
그가 잠시나마 고민한다. 그러나 그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마법True Magick과 그를 따르는 죽음을 먹는 자들, 그리고 거인과 디멘터를 비롯한 마법 생물들까지. 호그와트를 지키는 자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들을 가지고 놀 것인가가 볼드모트의 관심사였다. 그가 승리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 얼마나 버티는지 볼까? 거인들을 불러와라."
볼드모트의 명령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황급히 뒤로 물러난다. 조금 뒤 거인들이 땅을 울리며 볼드모트에게 다가온다. 볼드모트가 그들에게 지팡이를 뻗는다. 그의 지팡이에서 청록색의 연기가 뿜어져나와 거인들을 휘감는다. 처음에는 당황하며 손을 휘젓는 거인들이 어느새 연기를 들이마시기 시작하자 그들의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골격이 팽창해 순식간에 평소의 두배는 될정도의 크기로 커진다. 원래라면 시간을 들여 작업해야 할 일이지만, 수많은 무고한 자들에게서 뽑아낸 죽음의 기운Quintessence과 고대 마법사들의 지식을 합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가라. 마법 장벽은 내가 걷어내주마."
거인들이 땅을 울리며 호그와트로 진격한다. 볼드모트가 언덕위로 올라서더니 비웃듯이 호그와트를 향해 새로운 지팡이를 꺼내 뻗는다. 덤블도어에게서 빼앗은 딱총나무 지팡이. 이른바 최강의 지팡이라 불리는 그것이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자, 얼마나 버티나 볼까?"
그의 지팡이가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번개를 연상시키는 광선을 여러갈래로 내뿜는다. 갈래갈래 찢어진 그의 마법이 호그와트의 마법 장벽에 닿자마자 장벽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볼드모트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해리 포터와 그 안쓰러운 친구들은 그의 손으로 직접 처리할 것이다. 거인들의 뒤를 따라 죽음을 먹는 자들이 소름끼치는 형상이 되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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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 하는 소리와 함께 헤르미온느가 교장실 앞에 나타난다. 간신히 균형을 잡은 그녀가 시계를 내려다본다. 호그와트를 쏘다닌 그녀의 기억에 의하면 지금쯤 해리와 론은 비밀의 방으로 내려가 있을 것이다. 그녀가 재빨리 모우닝 머틀이 있는 화장실로 달려간다. 복도는 대피하는 학생들로 어지러웠다. 아무도 헤르미온느를 눈치채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역시..."
그녀가 인적이 없는 복도로 나오자마자, 성 밖에서 녹아내리는 마법 장벽을 목격했다. 이제 곧 학교에서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서둘러야 했다.
"헤르미온느!"
화장실 입구에서 거의 부딪힐뻔한 그들.
"해리, 바실리스크의 이빨은?"
"여기."
해리와 론이 손에 든 이빨을 하나씩 들어올린다.
"자, 여기."
거기에 헤르미온느가 쓸 이빨까지 건네주는 론.
"조심해야 해. 찔리면 큰일나니까."
헤르미온느가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이빨을 받아든다. 죽은지 몇년이나 되었음에도 바실리스크의 이빨에는 독이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그들이 호크룩스를 바닥에 흩어놓는다.
"반지, 잔, 로켓, 보관."
4개나 되는 호크룩스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들이 바실리스크의 이빨로 호크룩스를 찌를 준비를 한다.
"저게 래번클로의 보관이야?"
"응."
"빨리도 구해왔네."
그들이 억지로 여유를 부리려는 듯 웃는다.
"2학년 때 생각나지 않아?"
"론, 난 그때 바실리스크한테 석화되어 있었다고."
헤르미온느가 론에게 핀잔을 주자 그가 겸연쩍게 웃는다. 해리가 진지한 얼굴로 돌아와서는 그들을 준비시킨다.
"셋을 세면 찌르는 거야. 하나, 둘, 셋."
그들이 이빨로 호크룩스들을 찌른다. 해리가 로켓과 보관을, 론이 잔을, 헤르미온느가 반지를 찌른다. 동시에 분노한 듯한 유령의 얼굴이 한꺼번에 뿜어져나온다. 호크룩스들이 새까만 연기를 뿜어낸다. 곤트의 반지는 마치 곧 폭발하려는 듯 불타고 있었다.
"도망가!"
해리의 외침에 세 사람이 화장실에서 뛰쳐나온다. 그들은 아슬아슬하게 호크룩스에서 뿜어져나오는 검은 연기와 폭발을 피할 수 있었다. 소름끼치는 비명과 원한에 찬 외침, 그리고 폭발 소리가 화장실을 가득 채운다. 그들이 박살난 화장실을 들여다본다.
"좋아. 2개 남았네."
"하나는 뱀이고, 하나는..."
"볼드모트 본인이겠지."
"볼드모트를 어떻게 죽이지?"
쉽사리 답할 수 없는 문제였다. 해리가 뭔가 생각난 듯 조그마한 약병을 꺼내든다.
"그게 뭐야?"
"덤블도어 교수님이 주셨어. 분명 볼드모트를 죽일 수 있는 힌트가 여기에 있을거야. 난 교장실로 갈게. 두 사람은 밑으로 내려가서 불사조 기사단을 도와줘."
"해리, 여기. 교장실 앞으로 가는 포트키야."
헤르미온느가 포트키를 그에게 넘겨준다.
"어디서 구한거야?"
"묻지마. 얼른!"
해리가 열쇠를 꽉 쥐자마자 그의 모습이 사라진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황급히 정문으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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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
거인이 괴성을 내지르며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자 조각상들이 단체로 쓸려나간다. 플리트윅 교수가 거인에게 주문을 내쏘지만 급소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모양이었다. 조각상들이 거인의 다리에 달라 붙어 칼과 창을 찔러대자 놈이 드디어 무릎을 꿇는다.
"콘프링고!"
플리트윅 교수가 그때를 놓치지 않고 폭파 저주를 거인의 목덜미에 날리자 거인이 얼굴이 새까맣게 탄채로 다리 밑의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그러나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거인들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호그와트의 정문 광장은 엉망이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 속속들이 날아와 교수들, 그리고 불사조 기사단과의 싸움에 합류하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무언 주문으로 셋이나 되는 죽음을 먹는 자를 동시에 날려버린다. 빈틈이 생긴 그녀를 공격하는 죽음을 먹는 자에게 프레드와 조지가 동시에 기절 주문을 날려보낸다.
"프레드 위즐리, 조지 위즐리!"
"죄송해요 교수님! 이번에는 말을 들을 수가 없을 것 같- 스투페파이!"
조지가 학교 안으로 그들을 들여보내려는 맥고나걸 교수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듯 또 다시 주문을 내쏜다. 그들 한명당 죽음을 먹는 자 5명을 상대해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학교로 들어가는걸 막아야 돼요!"
아서 위즐리가 외치며 정문 안으로 날아들어가는 죽음을 먹는 자 하나를 떨어트린다.
맥고나걸 교수가 주위를 둘러본다. 성벽을 넘어들어오는 애크로맨투라, 다리를 돌파하기 직전인 거인, 호그와트 위를 떠도는 디멘터까지. 너무나도 불리했다. 이래서는 해리에게 시간을 벌어주기는 커녕 그들이 먼저 당할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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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
"해리 포터의 친구들, 무사했군요!"
헤르미온느가 학생들을 공격해오는 죽음을 먹는 자들을 몰아내고 있는 도비를 찾아낸다.
"너무 많아요, 우리가 막으려고 하고는 있지만..."
집요정들은 도비의 뜻에 따라 학교 안을 지켜내고 있었다. 창문과 외곽 복도를 통해 침입한 죽음을 먹는 자들은 고학년생들과 덤블도어의 군대, 그리고 집요정들이 막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들 사이에서도 희생자가 생기고 있었다.
"도비. 부탁이 있어. 이걸 블랙 저택으로 가져다 줄 수 있어?"
헤르미온느는 퀸란의 말을 잊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제안은 무시하기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보험이었다.
"이걸요?"
도비가 천에 싸인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조심스럽게 받아든다.
"응."
도비가 즉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집요정의 마법이라면 호그와트에서도 자유롭게 순간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도비가 가져다 놨어요. 걱정마요, 해리포터의 친구들."
"고마워, 도비."
도비가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대피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시작한다. 죽음을 먹는 자 두 명이 어디로 들어온 것인지 날아들자 도비가 그들에게 주문을 날려 벽으로 튕겨버린다. 그러는 바람에 도비가 뒤에서 다가오는 죽음을 먹는 자를 눈치채지 못한다.
"도비!"
헤르미온느가 반사적으로 외치며 의수에서 카본 블레이드를 뽑아 그대로 죽음을 먹는 자가 지팡이를 든 손을 잘라버린다. 피가 뿜어지는 손목을 잡고 뒹구는 그를 론이 주문으로 기절시킨다.
"세상에, 헤르미온느. 자를 것까지는 없었잖아?"
론이 놀라서 중얼거린다. 도비의 원래부터 큰 눈이 더욱 커진다.
"어쩔 수 없어. 난 마법을 못 쓰니까. 그건 네 역할이야, 론."
그들이 곧장 도망가는 학생들을 덮치려는 죽음을 먹는 자들을 떨쳐내기 위해 움직인다. 방향을 보건대 학생들은 필요의 방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덤블도어의 군대에 속한 학생들이 호그스미드로 통하는 통로를 통해 그들을 대피시키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 그들을 당해내지 못하고 물러난다. 학생들을 대피시키고 난 후, 론과 헤르미온느가 황급히 정문 광장쪽으로 뛰어간다. 상황을 보건대 불사조 기사단은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헤르미온느가 의수를 부여잡는다. 카본 블레이드를 꺼내자마자 의수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분명 소피아가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한 '현실 교란'의 효과가 틀림 없었다.
"헤르미온느, 괜찮아?"
론이 걱정스럽게 묻지만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휘젓는다.
"난 괜찮아. 어서 가자."
"응."
그러나 그들이 코너를 도는 순간, 지금 이 순간 제일 마주치고 싶지않은 자가 그들 앞에 나타난다. 뱀과 같은 눈, 창백한 피부와 갈라진 실핏줄. 애지중지하는 그의 뱀까지. 볼드모트가 그들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있었다.
"아, 사랑스러운 해리 포터의 친구들이로군."
그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문득 헤르미온느가 그의 지팡이를 눈치챈다. 덤블도어의 지팡이였다.
"교.. 교수님께 무슨 짓을!"
"덤블도어 말이냐? 내가 죽였지. 이 지팡이는 덤블도어 같은 겸손한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거든. 명색이 최강의 지팡이니 말이야."
볼드모트가 기분 나쁘게 웃으며 고한다.
"죽..였다고?"
헤르미온느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되물었다.
"물론이지. 아, 네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로군. 그렇지 않나? 너에게는 고마워해야겠군."
"무슨 말이지?"
헤르미온느가 침착하게 묻는다. 그러나 그는 대답대신 그들을 비웃을 뿐이었다.
"걱정마라. 너희들을 죽이는 건 해리 포터부터 죽이고 난 후니까. 포터를 죽여서 그 시체를 호그와트 정문에 전시해주마. 물론 내 사랑스러운 내기니에게 잡아먹히지 않아야 그 광경을 볼 수 있겠지만."
그가 유령 같은 형상이 되어 날아오른다. 그들 앞에는 거대한 뱀, 내기니만이 남아있었다. 내기니가 표독스러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본다. 마치 누구부터 잡아먹을까 하는 표정이었다.
"스투페파이!"
론이 주문을 날리지만 내기니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에 막혀 튕겨 나간다. 헤르미온느가 론을 손을 잡고 도망가기 시작한다. 내기니가 마치 사냥감을 가지고 노는 사냥꾼처럼 그들을 천천히 쫓는다.
"저걸 어떻게 죽이지?"
론이 달리며 묻는다. 볼드모트가 직접 쳐놓은 보호막을 뚫는 것 뿐만 아니라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꽂아넣는 것도 문제였다. 헤르미온느가 필사적으로 달리며 생각을 짜낸다.
"쉬익-"
내기니가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그들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린다. 두 사람이 부서진 계단가에 널부러진다. 내기니가 고개를 쳐들고 그들을 위협하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
"그럼, 해리포터가 죽어야 볼드모트를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
"그렇다네. 해리의 안에 심어진 볼드모트의 혼의 파편마저 없애야하네."
"애를 언젠가 죽일 도살용 돼지처럼 키운 겁니까 그럼?"
스네이프가 그답지 않게 격앙된 목소리로 덤블도어에게 소리친다. 그를 보며 덤블도어가 천천히 말한다.
“이거 참 감동적이군. 결국엔 그 아이를 걱정하게 된 건가?
스네이프가 잠시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친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의 지팡이 끝에서 은빛 암사슴이 치솟았다. 그것은 교장실 바닥에 내려앉더니, 한달음에 교장실을 가로질러 창밖으로 뛰어나갔다. 덤블도어는 패트로누스가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그것의 은빛 광채가 희미해지자, 덤블도어는 다시 스네이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덤블도어가 그 패트로누스가 누구 것인지 깨닫는다.
그것은 릴리 포터의 것이었다.
“그럼 아직도?”
“언제까지나요. 오직 그녀뿐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요.”
스네이프는 볼드모트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언제나 사랑했던 여자, 릴리 포터의 자식을 지키기 위해 그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을 도맡았던 것이다.
"...알았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볼드모트의 밑에서 충성을 바치게. 그의 신임을 얻어 호그와트의 교장이 되어야 하네. 때가 오면 호그와트에서 죽음을 먹는 자들을 모조리 끌고나와야 하네. 해리에게 기회를 주어야 해."
"알겠습니다."
그것으로 기억이 흐려진다. 목덜미가 잡아채이는 기분과 함께 해리가 펜시브에서 고개를 든다. 그가 잠시 덤블도어의 기억을 곱씹는다. 볼드모트는 모르고 있었지만, 해리 포터 역시 그의 호크룩스중 하나였던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환상이나 그와 의식이 연결되었던 것 까지,모두 그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스네이프는 볼드모트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덤블도어의 철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애버포스의 말이 해리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과연 그를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덤블도어는 틀리지 않았다. 해리가 결심을 굳힌다. 그가 아니면 볼드모트를 몰아낼 사람은 없었다. 지금 당장 볼드모트와 맞서야 했다. 우르릉, 하고 석상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해리가 교장실의 밖으로 나온다.
"해리 포터. 역시 여기에 있었군."
마치 운명처럼, 교장실 앞에서는 볼드모트가 해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리가 그의 곁에 내기니가 없는 것을 깨닫는다. 그가 도발하듯 지팡이를 꺼내든다.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말아라, 해리 포터. 너는 천천히 가지고 놀다가 네 친구들 앞에서 죽여줄테니까. 덤블도어처럼 말이야."
그의 마지막 한마디에 해리가 간신히 그에게 덤벼들려는 것을 참는다. 덤블도어의 희생을 헛되이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그를 다잡는다.
"자, 또 한번 결투다. 해리."
그가 틈을 주지 않고 해리에게 주문을 내쏜다. 해리가 즉시 그 주문을 받아친다.
"1년 사이에 실력이 놀랍도록 늘었구나, 해리 포터."
그가 조롱하며 천장과 기둥으로 연달아 주문을 내쏜다.
"프로테고!"
해리가 즉시 보호 주문으로 파편을 튕겨낸다. 볼드모트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는다.
"재미있겠구나, 해리 포터!"
그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그의 망토가 늘어나며 수십갈래로 찢어져 해리를 덮친다. 해리가 몸을 날려 기둥 뒤로 숨자 망토자락이 기둥을 내려친다. 마치 날카로운 쇳조각으로 내려친 것처럼 기둥 곳곳에 깊은 자국들이 패인다. 해리가 기둥이 무너지기 전 뛰쳐나와 볼드모트에게 지팡이를 휘두르지만, 볼드모트가 좀더 빨랐다.
"자, 왜 그러지 해리 포터? 서두르지 않으면 내기니가 네 친구들을 잡아먹을거다!"
볼드모트가 마법으로 그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내려친다. 해리가 굴러서 그의 주문을 피해낸 다음 달리기 시작한다.
"어딜가느냐, 해리 포터! 네 더러운 부모가 그렇게 가르치던!"
그가 외치며 주문으로 해리가 달려가고 있는 복도를 폭파시켜버린다. 해리가 부서진 난간에 부딪혀 간신히 떨어지는 것을 피했다. 난간에서 떨어지면 그대로 1층까지 수직 낙하하는 곳이었다. 볼드모트가 해리가 도망가지 못하는 것을 알고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온다.
"자, 해리. 일어나라."
볼드모트가 지팡이를 겨눈다.
"일어나지 않으면 임페리우스 주문으로 춤이라도 추게 해주마."
그는 정말로 즐거워보였다. 10년이나 걸린 복수였지만, 그는 마침내 해리 포터를 죽이고 마법사 사회 전체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된 것이다.
"으..."
해리가 간신히 숨을 내뱉는다. 난간에 부딪힌 충격으로 그의 안경에 금이 가 있었다. 볼드모트가 그를 불쌍하다는 듯이 내려다보았다.
"지겹군. 반항해야 제맛인데 말이야. 이제 죽어라. 아바다-"
순간, 그의 손이 굳어진다.
"으...으악!"
그가 비명을 내지른다. 그의 비명은 단순한 고통 때문이 아니었다. 영혼이 찢겨나가는 고통, 바로 그것이었다.
==
"론, 저 뱀이 내 팔을 물면 바실리스크의 이빨로 찔러. 알았지?"
"잠깐, 헤르미온-"
헤르미온느가 론을 밀친다. 동시에 내기니가 헤르미온느를 덮친다. 그녀가 팔을 내뻗어 내기니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했지만 그 기세에 밀려 넘어진다. 내기니가 그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팔을 물어버린다.
"헤르미온느!"
론이 외치지만 내기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헤르미온느의 팔을 물어버린채 그녀를 완전히 넘어트렸다. 내기니가 이번에는 목을 물려는 듯이 이빨을 빼려한다. 그러나 내기니의 이빨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내기니가 몸부림치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다른쪽 손으로 내기니의 머리를 억누른다. 헤르미온느의 예상대로였다. 누군가를 물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호마법을 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득-
내기니가 물고 있는 곳의 피부가 경질화 된다. 마치 돌처럼 굳어진 의수의 피부 때문에 내기니는 몸부림치는데도 불구하고 이빨을 전혀 뽑지 못하고 있었다.
"론, 뭐해!"
론이 정신을 차리더니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쳐들어 그대로 내기니의 머리에 꽂는다.
"키에엑-"
내기니가 쇳소리를 내뱉으며 고통에 몸부림친다. 그러나 바실리스크의 독이 내기니의 머리에서부터 퍼져, 순식간에 내기니를 먼지로 만들어버린다. 내기니의 몸부림은 육체가 바스라지는 것을 빠르게 만들어줄 뿐이었다. 이윽고 헤르미온느의 팔에 박혀있는 이빨까지 새하얀 먼지로 화해 부서져버린다.
"헤르미온느, 괜찮아?"
론이 그녀를 받쳐들며 팔을 살핀다. 내기니의 독이 퍼져나가는 것을 의수가 간신히 막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다음 순간에라도 떨어져나갈 것 같이 부들거리는 의수. 그러나 헤르미온느가 의수를 억누르고 일어선다. 더 이상 의수를 사용했다가는 또 예전 같은 일Paradox을 일으킬지도 몰랐다.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 이제 볼드모트 하나 뿐이야."
그녀가 팔을 붙잡은채 말한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찾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그를 도와야했다.
==
"네, 네 이놈들!"
볼드모트가 눈을 부릅뜬다. 그는 이제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호크룩스의 파괴는 느낄 수 없어도, 내기니가 죽은 것만은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내기니!"
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가 유일하게 애정을 주는 대상인 내기니의 죽음을 느꼈던 것이다. 그가 부들대며 분노한 목소리로 외친다.
"해리 포터! 네놈을 지금 당장 죽여주겠다!"
그러나 해리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간을 밀쳐내며 그대로 중앙 통로로 떨어진다.
"아레스토 모멘텀!"
바닥에 부딪히기 전 해리가 간신히 감속 주문으로 부딪히는 걸 막는다. 중앙 통로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과 교수들, 그리고 불사조 기사단이 엉켜 있었다. 사방에서 주문이 난무하고 마법사들이 마법에 맞아 널부러지고 있었다. 심한 부상으로 간신히 걸어다닐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을 한 마법사들도 많았다. 덤블도어의 군대에 속한 학생들 중 몇몇이 피를 흘리면서도 싸우고 있었다.
"학생들부터 대피시키세요!"
맥고나걸 교수가 외치며 주문으로 죽음을 먹는 자들의 주문을 막아낸다.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통로로 대피하고 있었다. 교수들이 그들을 공격하려는 죽음을 먹는 자들은 막아낸다. 그 와중에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의 모습을 눈치챈다.
"포터?"
"교수님!"
그러나 그들의 대화가 이어지기도 전에 볼드모트의 유령 같은 형상이 그들 모두를 덮친다. 죽음의 한기가 모두에게 오한을 불러일으킨다.
"해리 포터!"
그가 분노한 목소리로 지팡이를 휘두르자, 거대한 강풍이 일어나며 볼드모트의 군대와 호그와트를 지키는 마법사들을 반으로 갈라놓는다. 그것과 동시에 그가 지팡이를 들지 않은 손으로 해리의 목을 잡아 올린다. 해리가 버둥거리지만 볼드모트는 아랑곳하지 않은채로 지팡이를 그의 흉터에 가져다댔다.
"아아악!"
그의 비명에도 불구하고 볼드모트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네 어미가 너에게 걸어놓은 고대의 보호 마법은 잘 알고 있지. 네 친구 덕분에 그걸 해제할 수 있게되었다. 좋은 친구를 둔 것에 감사해라, 포터. 덕분에 일찍 죽게 되었으니까."
그가 비꼬듯 말하며 지팡이를 뗀다. 그의 상처를 따라 흰색의 기운이 뽑혀져나와, 그대로 볼드모트의 지팡이에 흡수된다. 릴리 포터가 생명을 바쳐 걸어놓은 보호 마법이 풀려버린 것이다. 볼드모트가 그를 바닥에 던진다. 그가 일어나기도 전에, 볼드모트가 해리포터를 향해 살인 저주를 내쏜다.
"아바다 케다브라!"
초록색 섬광이 번쩍이며 모두의 눈을 잠시나마 멀게한다.
"..."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해리가 쓰러진다. 초록색의 빛이 그의 몸을 감쌌다가 사라져버린다. 그의 몸이 힘없이 건물 파편에 기댄 채 늘어져 있었다.
"포터군!"
맥고나걸 교수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외친다. 그러나 해리는 미동도 하지 않은채 쓰러져 있었다. 모두가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그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해리!"
그 침묵을 깨고 누군가 달려온다. 헤르미온느였다.
"해리, 해리!"
그녀가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지만 반응은 없었다. 그녀와 함께 달려온 론 역시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볼드모트가 웃기 시작한다.
"푸하하! 애처롭구나!"
그와 동시에 죽음을 먹는 자들도 그들을 비웃기 시작한다. 헤르미온느가 그의 몸을 껴안은 채로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볼드모트가 승리에 젖은 말투로 선언한다.
"자, 해리포터는 죽었다. 어떻게 하겠는가?"
그가 비웃으며 널찍한 중앙 통로를 한바퀴 돈다.
"자비로운 죽음을 맞든가,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죽든가 선택하라!"
볼드모트의 사악한 목소리가 중앙 통로를 쩌렁쩌렁 울린다. 곳곳에서 그의 죽음에 충격 받은 학생들의 절규가 새어나온다. 불사조 기사단원들 역시 어찌해야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간신히 지팡이를 겨누기만 한 채 서있었다.
"아무래도 본보기를 보여줘야겠구나. 아, 그래. 네가 있었지."
볼드모트가 해리와 해리를 껴안고 있는 헤르미온느를 향한다.
"너에게는 매우 감사하고 있다, 헤르미온느 진 그레인저."
볼드모트가 또 다시 비꼬는 목소리로 말하며 그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것 역시 조롱에 불과했지만.
"대체... 무슨..."
헤르미온느가 간신히 울음을 참으며 그를 돌아본다.
"너와 네 '친구'들 덕분에 해리 포터를 더 일찍 죽일 수 있었으니 말이야. 안 그랬다면 2년이나 더 기다려야 했을거다."
"나, 나는 당신을 도운적이 없어!"
"오, 그런가? 하지만 내 생각엔 그렇지 않은데."
헤르미온느가 필사적으로 항변하지만 볼드모트가 음산한 웃음을 지으며 부정한다. 여기있는 그 누구도 '이성의 결사'가 볼드모트에게 덤블도어의 책을 넘겨주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볼드모트 자신을 제외하고는.
"상으로 네게는 자비로운 죽음을 선사하마."
볼드모트가 천천히 지팡이를 들어올린다. 지팡이의 끝이 헤르미온느와 해리를 향하고 있었다.
"아바다 케다브라!"
동시에 초록색의 빛이 번쩍 빛난다. 그의 엄청난 마법 실력을 증명하듯, 또 다시 모두의 모두의 시야를 가릴만큼 강한 빛이 퍼져나간다. 그 빛이 서서히 걷힌다.
"뭐냐!"
볼드모트가 경악의 목소리로 외친다. 살인 저주의 초록빛이 마치 두 사람을 덮치는 것을 거부하는 듯이 공중에서 떨리고 있었다. 천천히, 해리가 일어난다.
"해리 포터!"
볼드모트의 외침. 그러나 이미 자신의 잘못을 깨닫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다.
"내가 모르는 보호 마법이 또 있었던건가!"
그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자신을 향해 돌아오는 살인 저주를 밀어내려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제야 깨달은듯 그의 눈이 커진다. 해리 포터야 말로 그 자신도 모르고 있던 또 하나의 호크룩스였기에, 죽은 것은 그의 혼의 파편뿐. 거기에 살인 저주마저 반사되고 있었다. 그가 아무리 생각해도 속은 것이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그를 해리가 애처롭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해리 포-"
그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불길한 초록 광선이 그를 덮친다. 번쩍, 하는 빛과 함께 그가 쓰러진다. 동시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기겁하며 물러난다.
쓰러진 볼드모트와, 아직도 살아있는 해리포터.
상황을 파악한 죽음을 먹는 자들이 도망가려는 듯 뒷걸음질치기 시작한다. 반대로 불사조 기사단과 덤블도어의 군대에 소속된 학생 들이 그들을 향해 지팡이를 들어올린다. 또 다시 싸움이 재개 되려는 순간.
"우습지도 않구나, 해리 포터."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중앙 통로를 울린다. 누워있던 볼드모트가 마치 중력을 거스르듯 그대로 떠올라, 멀쩡하게 서있었다.
"어떻게...?"
해리가 그에게 지팡이를 겨눈채로 묻는다.
"좋아. 인정하겠다, 해리 포터. 너와 덤블도어는 날 죽일뻔 했다. 거의 말이야."
그가 아까보다 담담하게 말한다.
"표정을 보니, 다 없애버렸다고 생각하나보군. 그렇지?"
볼드모트는 일부러 '호크룩스'라는 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부하들에게까지 그것을 알려줄 필요는 없었기 때문일까.
"거기에 내가 모르는 보호 마법이라니. 분명 네 부모가 걸어놓은 것 말고도 다른 것이 있었겠지. 분명 덤블도어가 부려놓은 수작일거다. 뭐, 그건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지. 어쨌든,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칭찬해주마."
볼드모트의 눈에서는 자만이라고는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히 해리 포터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호그와트의 학생들은 억울하게도 죽게 되었구나. 무얼 하고 있나! 내가 돌아올때까지 이들을 모두 죽여라!"
볼드모트가 중앙통로를 따라 날아오른다. 그것과 동시에 다시 싸움이 재개 되었다. 중앙 통로 곳곳에서 불꽃이 터지고, 주문에 맞은 사람들이 튕겨나가고, 고통에 찬 비명이 들려온다.
"어떻게 된거야..."
해리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 앉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설명되지가 않았다. 톰 리들의 일기장, 슬리데린의 로켓, 후플푸프의 잔, 래번클로의 보관, 곤트의 반지, 내기니, 볼드모트, 그리고 해리 포터 자신까지. 모두 파괴했다. 분명 볼드모트는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들이 모르는 호크룩스가 하나 더 있었던 것일까.
"해리, 이럴 때가 아냐!"
헤르미온느가 그를 일으키려 한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도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도망가야해. 어서!"
그들 주위로 주문이 날아다닌다. 밖에서는 조각상들이 모두 제압당한 것인지 거인들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해리!"
그 순간, 뜨거운 무엇인가가 헤르미온느의 등을 친다. 헤르미온느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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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쪽이야."
초챙은 1, 2학년 학생들을 이끌고 필요의 방 앞까지 와있었다. 그녀가 필요의 방으로 들어가는 벽 앞에서 '호그스미드로 가는 통로'를 생각하고 3번 왕복한다. 곧 벽이 갈라지며 필요의 방으로 가는 입구를 드러낸다.
"자-"
그러나 그 입구 안에는 먼저 와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아, 사랑스러운 호그와트의 어린 학생들이로군."
그것은,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는 볼드모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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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찰칵.
퀸란은 집무실에서 시계의 작동음을 즐기고 있었다.
찰칵, 찰칵.
당연하게도 유니언의 발전된 기술을 즐기는 그는, 아날로그 시계 따위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찰칵, 찰칵.
거의 편집증적으로 소리에 집중하는 그.
드디어 세기 시작한지 3782번째 초침의 소리. 그가 서서히 집무실의 의자에서 일어난다. 그의 책상 위에는 감시팀이 블랙 저택에서 회수해온 바실리스크의 이빨이 놓여있었다. 그것으로부터 떨어진 한방울의 독이 집무실의 마호가니 나무로 된 책상을 녹여버리고 있었다.
질척 질척한 붉은 액체가 그의 구두를 더럽힌다. 그가 집무실의 개인금고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조심스럽게 책상으로 가져온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상자.
그 안에는 곤트의 반지가 들어있었다.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준 것은, 파괴되면 적당한 폭발을 일으키게 만들어진 모조품에 불과했다. 그는 이미 감시팀을 통해 호그와트의 분위기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몇몇 죽음을 먹는 자들을 추적해, 호그와트의 위치를 이미 알아낸 상태. 비록 호그와트에 직접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 했지만 아주 멀리에서 이차원 감시장비를 통해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충분했다. 대략 한시간 전 정도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가 재개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분명 볼드모트라는 자가 '패배' 한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었다.
이것이 남아 있는 한 그는 패배하지 않을테니까. 그러나 동시에 퀸란은 그가 살아남는 것 역시 바라지 않고 있었다. 마법사들이 서로 공멸한 상태가 될 때까지는 그를 살려둬야 했다. 그리고 그의 예상으로는, 아마도 지금쯤이 그 때일 것이다. 그가 반지를 책상위에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잡는다.
"성공이군."
그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이번에도 그의 방식은 틀리지 않았다.
유니언의 자산을 낭비하지 않고도 마법사의 사회를 효과적으로 무력화 시켰다. 거기에 그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리고 실제로 그의 예상은 거의 틀리지 않았다- 헤르미온느 진 그레인저라는 유능한 인적 자원 역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이제 갈 곳이 없을테니까.
그가 성공을 음미하며,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곤트의 반지에 내려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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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미온느가 간신히 깨어난다.
목소리들이 들린다.
울음소리. 절규.
그녀의 시야가 점점 밝아진다.
중앙 통로는 형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박살난 상태였다. 곳곳에 마법사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죽어있었다. 거인의 시체, 파편밖에 남지 않은 애크로맨투라, 부러진 지팡이, 부상에 신음하는 마법사, 포로로 잡힌채 끙끙대는 죽음을 먹는자. 헤르미온느는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을 먹는 자들이 패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일어난다.
어떻게 된걸까.
볼드모트가 죽은걸까?
볼드모트가 살아있다면 자신들이 승리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녀가 사방을 둘러본다.
피비린내와 살육의 현장이 고풍스러운 고성의 느낌을 완전히 지워버린 모습. 헤르미온느가 발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깜짝 놀라 물러선다. 이름 모를 어린 학생이었다. 눈을 부릅뜬채 죽어있는 그의 시체를 피해 뒷걸음질치던 그녀가 무언가에 걸려 넘어진다. 또 다른 죽어있는 학생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헤르미온느가 비명을 지르고 싶은 마음을 참고 간신히 일어난다. 완전히 돌아온 그녀의 시야에 친숙한 뒷모습이 들어온다.
"해-"
해리는 누군가의 몸을 부둥켜안고 울고 있었다. 그의 품에 안겨있는 것은 론이었다.
그 순간, 헤르미온느의 머릿속에 볼드모트의 한마디가 울린다.
'너에게는 매우 감사하고 있다, 헤르미온느 진 그레인저.'
이것이, 그녀가 이뤄낸 것이었다.
호그와트에서 도망쳐, 유니언과 협력해 볼드모트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가 이 참상이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녀가 겁에 질린다.
볼드모트가 말했던 자신의 도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의 머릿속에 의심받던 해리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똑같이 의심받고, 재판에 끌려가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는 헤르미온느. 그 상상이 그녀를 더욱 겁에 질리게 한다. 그녀가 또 다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해리가 정신을 차리고 헤르미온느를 찾기 시작했을 때 쯤에는, 그녀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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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괜찮아. 호그와트는 누가 뭐래도 최고의 학교니까."
해리가 그의 아들을 안심시키며 기차에 태운다.
기적소리와 함께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가 출발한다.
그것은 무려 20년만이었다.
호그와트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그날, 마법사 사회는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큰 참상을 겪고 말았다.
학생들을 지키려던 교수들과 불사조 기사단은 거의 다 죽거나 다시는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들의 희생에 의해 죽음을 먹는 자들의 세력 역시 사실상 소멸해버렸다. 눈치 빠른 죽음을 먹는 자들은 전부 마법부에서 손을 떼고 도망갔지만 마법부 역시 그들을 추적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피해는 어른들에게만 미치지 않았다. 볼드모트에 의해 수많은 학생들이 학살 당했으며, 그들을 지키려던 고학년 학생들도 상당수가 죽임당하거나 다치고 말았다. 몇년동안이나 마법사 사회 곳곳에서 자식들을 추모하는 부모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호그와트는 거의 20년동안 그 피해를 복구하고 있었다. 외국에서 교수들을 영입해오고, 마법부 직원 중 유능한 마법사를 새로운 교수로 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살극을 직접 경험한 당시의 학생들이 자신의 자식들을 호그와트에 보내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호그와트는 다시 열리지 않았다. 끔찍한 참상의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갈,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호그와트는 간신히 신입생들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재판을 하라는 요구가 이어졌지만, 재판을 할 것도 없었다. 애초에 재판에 처해질 자들은 전부 죽거나 도망갔으니까.
수많은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단 두 가지의 의문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첫번째는 볼드모트의 죽음이었다. 고대의 보호 마법까지 극복한 것처럼 보였던 그는, 학생과 교수들을 학살하던 중 갑자기 소멸해버렸던 것이다.
두번째는 헤르미온느 진 그레인저의 행방이었다. 볼드모트가 직접 그를 도왔다고 지목했던 그녀였기에 그녀를 재판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그녀의 행방을 알 수 없었기에 불가능했다. 불안함과 공포 속에 어느샌가 그녀의 이름은 볼드모트의 협력자로 알려져버렸다. 볼드모트가 그녀를 죽이려 했다는 것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해리 포터와 그 주위의 몇몇 사람들만이 끝까지 그녀의 무죄를 믿어주었다.
"휴."
해리가 한숨을 쉰다. 그가 돌아가기 위해 돌아서는 순간, 9와 3/4의 승강장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멀리서 언뜻 보였다.
새하얀 수트. 갈색으로 단정하게 다듬은 머리, 이지적인 외모, 그리고 한쪽 팔에 낀 장갑까지.
"헤르미온느?"
그가 중얼거린다.
그러나 인파에 휩쓸려 해리가 그 모습을 놓친 순간, 그 모습은 사라져있었다.
"와주셔서 영광입니다."
두 남자가 고개를 숙인다.
"겉치레는 됐습니다. 준비는 다 되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두 남성이 깍듯하게 대답한다. 그들 앞에는 20년만에 영국 전체의 모든 심포지움과 아말감을 통제하는 화이트 수트White Suit 중에서도 최고위직에 올라있는 여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원 이상 현상Dimensional Anomaly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녀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지성, 그리고 그것에 뒤지지 않는 현장 실무 능력으로 상부를 감탄케 했다. 소문으로는 그녀가 한 때 현실 교란자들의 사회에 속해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그녀를 잘 아는 요원들은 당연히 코웃음쳤다. 그런 소문 따위로 그녀의 승진을 막으려 하다니. 그런 소문을 퍼트리는 자들이야 말로 유니언에서 축출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녀가 그들이 내미는 타블렛을 받아들고는 순식간에 읽어낸다. 바코드 형식으로 된 그 보고서가 그녀의 의안을 통해 즉시 뇌가 이해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되어 뇌에 입력된다.
"좋군요. 시작하십시오."
"예, 그레인저 경."
"이름은 됐습니다."
그녀가 싸늘하게 말하며 시계를 본다. 그녀와 20년간 함께 해 온 의수가 욱씬거렸다. 그녀가 전용 리무진에 탑승한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가 몰래 빼온 마법사 사회의 신문을 읽어본다. 호그와트의 개교 소식과 함께 20년 전의 사건에 대한 글이 가득했다.
그녀의 가슴 한켠이 아려오지만 즉시 계몽 심리학적 테크닉으로 감정을 억눌러버린다. 그녀의 신념은 확고했다. 20년 동안 유니언에 헌신하며 그 누구에도 들키지 않고 속으로 고뇌했던 -심지어 NWO의 심리 프로필 전문 부서도 그녀의 고뇌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의 결론은 그것이었다.
20년 전에도 네판디의 세력이 거의 승리할 뻔 했다. 만약에 언젠가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은 스스로를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그리고 네판디에 의해 점령당한 마법사 사회를 제압하기 위해 유니언은 막대한 자산을 소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차원 이상 현상으로 수 없이 많은 자산을 손실한 유니언은, 그런 부담을 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그 피해는 선량한 수면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호그와트의 개교는 마법사 사회가 스스로를 복구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더 늦출 수는 없었다. 그랬기에 그녀가 직접 이번 작전을 입안한 것이다.
그렇게 위험한 일을 벌일 수 있는 집단은, 말살Pogrom 되어야 하기 때문에.
즐거워 하는 학생들을 태운 호그와트 행 기차 위로 검은 형체가 나타난다. 현실 교란장의 영향을 최소화 하고 통계학적 불가항력Statistical Inevitability의 발생을 막기 위한 국지 현실망Matrix이 설치된 이터레이션 X의 신형 스텔스기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목표 포착."
기계 같은 음성으로 보고하는 파일럿. 순식간에 스텔스기들이 호그와트 행 기차 위로 그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법사의 세계에, 유니언의 침공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
엔딩 1
내일이나 내일 모레에는 엔딩 2를 써서 올리겠습니다.
엔딩 2는 새드엔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씁슬하지만 WoD라면 충분히 있을법한 결말인듯.
근데 덤블도어 죽은 거 였어? 난 살아있을 것 같았는데
트레디션 일 안 하네
이거 갑갤에 올리면 또 "KILL XENO KILL XENO" 하겠네
근데 볼드모-트가 섹판디였던건가
다음 엔딩은 해리포터식 엔딩임?
뒷이야기가 좀 궁금한데, 마호우토코로에선 아카식브라더후드같은 수련을 하는건가
웜멤메 망측해라 이게 뭐시여
크 흑화했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