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요한 일인가요?"
"네."
헤르미온느가 갈등한다.
"호그와트와 친구들이 위험에 처해있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한다, 라는 말. 헤르미온느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요."
"고맙습니다. 그레인저 양."
에이다가 감사를 표하며 헤르미온느를 다시 복도쪽으로 이끈다.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복잡한 네트워크가 그들을 순식간에 클론 보관실로 데려다준다. 냉동수면관이 잔뜩 늘어서 있는 그 방의 한가운데에는, 나란히 서있는 두 개의 수면관이 특별히 마련되어 있었다. 그 안에 누가 들어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에이다가 그 앞에서 멈춘다.
"무슨 일이에요?"
"그레인저 양. 저번에 의무실에서 저에게 한 말, 기억나십니까?"
"그건..."
헤르미온느는 그때 에이다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배워서 읖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아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말이 맞으니까요."
"네?"
에이다가 대답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히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에이다?"
"그때 당신이 궁금해 하셨죠. 왜 제가 디멘...터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지요."
"그거야..."
마법부에서 에이다는 디멘터들에게 둘러싸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빼앗고 끔찍한 기억들을 떠오르게 해 절망으로 몰아넣는 마법 생물, 디멘터. 심지어 딥 움브라에서 단련된 수잔 대령마저도 마법사들의 보조가 없이는 디멘터들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에이다는 예외였다.
"그것은 저에게 행복한 기억도, 절망적인 기억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행복이나 절망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네...?"
헤르미온느가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되묻는다. 그 말은 에이다가 아니라 마법사들이나 할 법 한 말이었다.
"모르시겠습니까?"
에이다가 추궁하듯 묻는다. 이내,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에이다가 담담하게 말한다.
"저는 클론 출신 요원입니다. 전 태어난지 4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훈련과 교육기간을 제외하면 1년도 채 안됩니다. 제가 클론을 잘 다루는 것은 그것 때문입니다. 몸도 절제한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죠."
헤르미온느가 조금 충격 받은 표정으로 천천히 끄덕인다. 그렇다면, 많은 것이 설명된다. 그녀는 희망과 절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런 감정들 자체를 배운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 클론을 다루는 기술, 마치 배운 것을 그대로 읖는 듯한 말까지.
"제가 할 줄 아는 것은 현실 교란자들을 사냥하는 것 하나 뿐입니다. 저에겐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습니다. L-44 아말감 이외의 사람과 길게 있어본 것은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이 처음입니다. 당신의 말은 전혀 틀리지 않습니다. 저는 배운 대로만 행동할 뿐입니다. 현실 교란자들을 사냥하고 인류를 수호합니다. 그렇게 행동하다가 어느날 현장에서 죽겠죠. 그게 제가 배운 방식Paradigm 입니다."
헤르미온느가 그녀의 말을 가만히 경청한다.
"당신은 정말 놀랍군요. 분명히 호그와트로 당장 돌아가야 할텐데도 제 말을 조급함 없이 들어주고 있다니요."
"제 친구들을 믿고 있기 때문이에요."
헤르미온느가 미소지으며 말한다.
"...그렇군요."
그녀가 모호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은 감정을 숨기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에이다. 괜찮아요. 분명 당신이 이야기하고 싶은게 또 있을거에요."
"저는..."
에이다가 마치 누군가Social Conditioning가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한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녀가 간신히 말을 이어간다. 헤르미온느는 그녀를 지켜봐주고 있었다.
"저는 제가 배운 방식이 무조건 옳은 방식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더 이상은요."
그녀가 어렵게 한마디를 꺼낸다. 그녀는 깨닫고 있었다Seeking.
"저는 더 이상 퀸란의 방식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네, 그의 방식은 유니언의 자산을 낭비하지 않고 마법사 사회를 무력화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가 또 다시 괴로운 표정을 짓지만 버텨낸다.
"...그렇지만, 그의 방식을 따르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겁니다. 그들은 우리와 현실을 두고 싸우는 자들Tradition이 아닙니다. 그저 그들의 현실에 묻혀가는 자Hedge Mage들일 뿐이에요. 저는..."
그녀의 뇌에 박힌 유니언의 사상이 그녀를 숨막히게 한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사상 범죄이자 이단이었다.
"...저는 인류 전체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인간성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목적이 우리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녀가 드디어 스스로의 생각Paradigm을 굳힌다. 헤르미온느가 그녀에게 미소지어준다.
"에이다, 정말 클론 맞아요?"
"저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레인저 양."
에이다가 결심한 듯 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간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당신을 도와드릴 차례입니다. 먼저, 이것부터."
그녀가 레버를 내려 2개의 냉동수면관을 연다. 차가운 안개가 수면관에서 흘러나온다.
==
"아레스토 모멘텀!"
덤블도어가 절벽 아래의 땅에 부딪히기 직전, 간신히 완강 주문으로 바닥에 부드럽게 착지한다.
그의 속임수는 성공적이었다. 엄청난 강풍 덕에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이런, 엉망이 되었구나, 퍽스."
그가 가슴팍의 옷자락을 들춘다. 그 안에는 잿더미에 감싸인 불사조 퍽스가 있었다. 아바다 카다브라 주문을 받아낸 퍽스는 새로 태어난 상태였다. 그는 처음부터 디미누엔도 마법을 걸어 죽음을 먹는 자들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작게 만든 퍽스를 가슴팍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다가 입고 있었던 유니언의 장비에서 얻은 힌트였다. 그랬기에 일부러 강풍이 부는 절벽을 전장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자, 이제 그 아가씨가 약속을 지켰는지 볼까?"
그가 허리춤에 찬 마법 주머니를 꺼낸다. 그것은 한 쌍의 입구를 지닌 마법 주머니였다. 한쪽 주머니의 입구로 넣은 것을 다른 쪽으로 꺼낼 수 있는 유용한 마법 물건. 그가 그 안쪽으로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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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는 놀랍게도 덤블도어의 얼굴을 한 클론이 들어있었다. 그것도 각 수면관에 하나씩.
"이...이게 뭐죠?"
"덤블도어라는 분에게 부탁 받았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둘 다 살아있지 않은 죽은 육체입니다. 생명활동을 할 것이 아닌 단순한 살덩어리를 만드는건 쉬우니까요. 하나는 그저 그의 DNA 정보를 토대로 만든, 모조품입니다. 반면에..."
그녀가 한쪽의 클론을 가리킨다.
"이쪽은 암살용입니다. 피부 바로 밑에 엄청난 강도의 맹독 포자들이 심어져있어, 만지게 되면 즉시 극독이 퍼져 죽게되죠. 주로 가족이 있는 자들을 암살할 때 사용합니다."
"그... 그런것도 있군요."
"그분이 속임수를 쓰기 위해 자신의 시체를 준비해달라고 하더군요. 마법적으로 만들어낸 육체는 금방 들키게 될 겁니다. 그래서 부탁했겠죠."
"덤블도어 교수님이..."
"네. 암살용을 사용하면 그를 쉽게 죽일 수 있을 겁니다. 그 같은 마법사를 제거하기에는 이렇게 좋은 기회도 따로 없죠."
그녀의 소름돋는 말. 헤르미온느는 그녀가 어떤 식으로 교육받았는지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에이다가 암살용의 클론에서 시선을 돌린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녀가 허리춤에서 조그마한 주머니를 꺼낸다. 덤블도어에게 받은 마법 주머니였다. 그녀가 그 입구를 넓게 펼쳐 클론의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씌운다. 안쪽에 확장 마법이 걸려있는지 덤블도어의 클론이 서서히 그 안으로 사라진다. 그녀가 레버를 내리자 수면관이 닫힌다. 암살용의 클론이 수면관 안으로 사라진다. 그것은 이제 영영 쓰일 일이 없을 것이다.
"이제 그분과의 약속은 지켰습니다."
"고마워요, 에이다."
"아뇨. 이제 시작입니다."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시작이라고요? 하지만 더 이상 절 도와주실게 있을 것 같지가 않은데..."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받은 반지는 가짜입니다. 제가 직접 만들었으니까요."
"가짜요?"
"네. 파괴되면 그럴 듯하게 폭발을 일으키게 만들어진 가짜입니다. 퀸란은 그걸로 시간을 끌어 마법사들이 공멸하기를 노리고 있는 겁니다. 단지 싸우는 자들 뿐만 아니라 무고한 학생들마저 희생될겁니다."
헤르미온느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럼 어떻게 하죠?"
"퀸란의 집무실에 반지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는 절대로 그 반지를 내놓지 않을 겁니다. 그를 감찰반에 고발할 혐의는 있습니다만, 고발하기 전에 제가 먼저 살해당할 겁니다. 당신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
"피에르토툼 로코모토르!"
맥고나걸 교수가 주문을 외치자, 호그와트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상들이 되살아난다. 그저 장식에 불과했던 조각상들이 지금은 살아있는 호그와트의 수호자로 변해 있었다.
"호그와트가 위험에 빠졌다! 학교 전역에 전력을 배치하고 우리를 보호하여 학교에 대한 그대들의 의무를 수행하라!"
맥고나걸 교수가 외치자, 마법사 체스의 말들을 닮은 조각상들이 육중한 발걸음으로 호그와트의 정문으로 이어지는 다리로 향한다.
"맥고나걸 교수. 이것으로 충분하겠소?"
플리트윅 교수가 연달아 보호 주문을 호그와트 상공으로 내쏘며 묻는다. 그의 마법이 다른 마법사들의 마법과 섞여 거대한 에너지 장벽으로 변한다. 맥고나걸 교수가 담담하게 대꾸한다.
"포터 군과 그 친구들이 빠르길 바래야겠죠."
"아둥바둥 하고 있는 것이 애처롭군."
볼드모트가 호그와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불사조 기사단과 덤블도어의 군대에 속한 마법사들이 몇 안되는 죽음을 먹는 자들을 전부 몰아낸 후 방어를 강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그와트 주위로 거대한 마법 장벽이 처져 있었고, 정문으로 향하는 다리는 움직이는 조각상들이 막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시간문제라는 듯 볼드모트가 비웃음을 감추지 않는다.
"어둠의 군주시여.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흐음."
그가 잠시나마 고민한다. 그러나 그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마법True Magick과 그를 따르는 죽음을 먹는 자들, 그리고 거인과 디멘터를 비롯한 마법 생물들까지. 호그와트를 지키는 자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들을 가지고 놀 것인가가 볼드모트의 관심사였다. 그가 승리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 얼마나 버티는지 볼까? 거인들을 불러와라."
볼드모트의 명령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황급히 뒤로 물러난다. 조금 뒤 거인들이 땅을 울리며 볼드모트에게 다가온다. 볼드모트가 그들에게 지팡이를 뻗는다. 그의 지팡이에서 청록색의 연기가 뿜어져나와 거인들을 휘감는다. 처음에는 당황하며 손을 휘젓는 거인들이 어느새 연기를 들이마시기 시작하자 그들의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골격이 팽창해 순식간에 평소의 두배는 될정도의 크기로 커진다. 원래라면 시간을 들여 작업해야 할 일이지만, 수많은 무고한 자들에게서 뽑아낸 죽음의 기운Quintessence과 고대 마법사들의 지식을 합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가라. 마법 장벽은 내가 걷어내주마."
거인들이 땅을 울리며 호그와트로 진격한다. 볼드모트가 언덕위로 올라서더니 비웃듯이 호그와트를 향해 새로운 지팡이를 꺼내 뻗는다. 덤블도어에게서 빼앗은 딱총나무 지팡이. 이른바 최강의 지팡이라 불리는 그것이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혹시 몰라 그의 시체까지 가져오게 해서 그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상태였다. 그는 죽었다. 이제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자, 얼마나 버티나 볼까?"
그의 지팡이가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번개를 연상시키는 광선을 여러갈래로 내뿜는다. 갈래갈래 찢어진 그의 마법이 호그와트의 마법 장벽에 닿자마자 장벽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볼드모트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해리 포터와 그 안쓰러운 친구들은 그의 손으로 직접 처리할 것이다. 거인들의 뒤를 따라 죽음을 먹는 자들이 소름끼치는 형상이 되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
그 시각, 론과 해리는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구해 막 비밀의 방에서 나온 상태였다.
"헤르미온느가 늦네."
론이 걱정하는 말투로 말한다.
"어쩔 수 없어. 그곳에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그들이 바실리스크의 이빨을 꺼내든다. 죽은지 몇년이나 되었음에도 바실리스크의 이빨에는 독이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그들이 호크룩스를 바닥에 흩어놓는다.
"잔, 로켓, 보관."
3개나 되는 호크룩스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들이 바실리스크의 이빨로 호크룩스를 찌를 준비를 한다.
"셋을 세면 찌르는 거야. 하나, 둘, 셋."
그들이 이빨로 호크룩스들을 찌른다. 해리가 로켓과 보관을, 론이 잔을 찌른다. 동시에 분노한 듯한 유령의 얼굴이 한꺼번에 뿜어져나온다. 호크룩스들이 새까만 연기를 뿜어낸다.
"도망가!"
해리의 외침에 두 사람이 화장실에서 뛰쳐나온다. 그들은 아슬아슬하게 호크룩스에서 뿜어져나오는 검은 연기를 피할 수 있었다. 소름끼치는 비명, 그리고 원한에 찬 외침과 함께 마법적인 기운이 화장실안에서 휘몰아치지만, 이내 사라져버린다. 그들이 박살난 화장실을 들여다본다.
"좋아. 3개 남았네."
"뱀이랑 헤르미온느가 가져올 반지. 그리고..."
"볼드모트 본인이겠지."
"볼드모트를 어떻게 죽이지?"
쉽사리 답할 수 없는 문제였다. 해리가 뭔가 생각난 듯 조그마한 약병을 꺼내든다.
"그게 뭐야?"
"덤블도어 교수님이 주셨어. 분명 볼드모트를 죽일 수 있는 힌트가 여기에 있을거야. 난 교장실로 갈게. 론, 넌 내려가서 불사조 기사단을 도와줘."
"알았어. 조심해."
해리가 끄덕이며 교장실쪽으로 뛰어간다.
==
"에이다. 무슨 일이지?"
퀸란이 집무실 의자에 앉은채로 묻는다. 에이다의 뒤로 일곱이나 되는 클론들이 서있었다.
"퀸란 윌로우 2세. 당신을 네판디와 협력한 죄로 체포하겠습니다. 내부 감사반에게 통보가 끝난 상태입니다. 순순히 따라주시죠."
그녀의 말에 퀸란이 웃기 시작한다.
"에이다, 생각이 많아졌군 그래?"
"퀸란."
"역시. 희귀한 클론 출신 요원답군. 자네같은 존재들에 대해서는 연구된바가 없지. 뭐, 예상에서 벗어난 바는 아니네."
"퀸란. 다시 말하겠지만 심포지움의 감사반에 이미 통보가-"
"오, 에이다. 혹시 이 전문 말인가?"
퀸란이 일어서서는 손을 가볍게 휘두른다. 즉시 그의 책상에서 홀로그램 영상이 떠오른다. 그와 에이다가 볼드모트에게 덤블도어의 책을 넘겨주는 장면이 에이다의 시점에서 기록된 영상이었다.
"세상에, 에이다. 요즘 기관에서는 뭐라고 가르치던가? 내부에서 보내는 전문은 언제나 인터셉트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하지 않던가?"
"..."
에이다가 대답하지 않은채 집무실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네판디와 협조하다니, 대체 무슨말인지 모르겠군. 그가 네판디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상부에서 검증 중인 것이 아닌가? 거기에 내 계획만 따르면 그가 네판디든 아니든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걸세. 마법사 사회와 그 뿌리까지 말이지."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동의할 수 없다고?"
퀸란이 눈꼬리를 올리며 묻는다.
"그럼 내 계획이 실패한다, 그 말인가?"
"아닙니다. 당신의 계획의 결과는 의심하고 있지 않습니다. 의심하는 것은 그 과정이죠."
퀸란이 그녀의 말을 듣고는 폭소를 터트린다.
"푸하하! 에이다. 정말 촌극이로군!"
그가 즐거운 듯 책상의 앞쪽으로 걸어나오며 웃어댄다.
"하지만 걱정말게, 에이다. 자네 덕분에 유니언은 클론 출신 요원들에 대한 교육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걸세. 자네를 생포해서 해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기껏해야 대뇌 임플란트에 남은 보조 기억 정도겠지. 물론, 자네의 이 귀여운... 반역 행위도 예견했지."
그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클론들이 전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축 늘어진다.
"자네와 클론들의 연결은 이미 어제부터 내 통제 하에 있었네. 내가 자네의 생각을 모를거라 생각했나? 아무래도 그레인저 양으로부터 너무 영향을 받은 것 같군, 에이다."
퀸란이 그녀를 비웃는다.
우득.
우드득-
그가 입고 있는 수트의 팔 부분이 부풀어 오른다. 소매를 찢고 피부가 경질화 되며 팽창한다. 그의 팔꿈치 밑으로, 프로제니터가 제작한 전투용 생체 의수가 그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근섬유가 피부를 뚫고 나올 듯이 팽팽히 당겨지고 그 위를 단단한 피부와 갑각이 덮는다. 손가락은 강철이라도 단번에 잘라버릴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로워지고 곳곳에 날붙이들을 막아내기 위한 돌기들이 솟아오른다. 어느새 그의 팔은 수트를 완전히 찢고 나와 있었다. 마치 괴물의 팔을 잘라다가 그에게 이식해 놓은 것 같았다.
"안타깝군. 내가 좋아하는 옷이었는데."
에이다가 클론들을 한번 둘러본다.
만약 운명이 그녀를 선택해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지금 저 클론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
그녀가 프리미움으로 코팅된 나이프를 뽑아들어 양손에 쥔다.
"자, 덤비게. 죽여줄테니까."
퀸란이 즐겁게 말하며 그녀를 노려본다. 에이다는 사양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그녀의 나이프가 그의 팔에 부딪힌다. 순식간에 그가 나이프를 튕겨내고는 그녀의 목을 노리고 날카로운 손톱을 찔러오지만, 그녀가 간신히 피해낸다. 다시 입구쪽으로 물러서는 그녀. 그렇지만 퀸란은 그녀에게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인다. 엄청난 힘의 의수가 그녀가 있던 곳을 갈라버린다. 자세를 낮춘 그녀가 또 다시 공격을 빗겨내고는 나이프로 그의 목을 노리지만 여지없이 막히고 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가 그녀를 차서 벽으로 날려버린다.
"컥!"
벽에 부딪힌 그녀가 고통에 겨운 신음을 내지만 퀸란은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이 그녀를 내려찍는다. 간발의 차. 그녀가 집무실의 책상으로 뛰어오르지만 퀸란이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녀가 착지할 곳을 향해 팔을 휘두른다.
"윽-"
그녀의 왼쪽 팔이 퀸란의 의수에 찢긴다. 핏물이 터지고, 피부가 간신히 그 내용물을 흘리지 않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녀가 그쪽 팔에 쥔 나이프를 놓친다. 퀸란이 그녀가 있던 곳을 내려친다. 마호가니 책상이 산산조각나며 파편을 뿌린다.
"정말 우습군, 에이다. 아무리 클론을 조종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 정도밖에 안되나?"
퀸란이 집무실의 문을 등지고 그녀를 도발한다. 문가에 서있는 클론들은 에이다의 신경동조망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그의 품을 파고드려는 듯 책상을 넘어 낮게 뛰어들어간다. 낮게 두 번 휘둘러지는 나이프. 퀸란이 한번은 피하고, 한번은 팔로 그대로 받아낸다. 우득, 하는 소리와 함께 나이프가 그의 의수에 순간적으로 물렸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다. 그가 끝이라는 듯 그녀의 심장을 노리고 다른 쪽 의수를 찔러온다. 그녀의 몸은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퀸란에게 그 생명을 내주게 될 것이다.
"뭣...?"
퀸란이 당황한 듯 외친다. 에이다의 심장을 쥐어 터트리고 있어야 할 그의 의수를 누군가가 막고 있었다. 그의 의수에 달라 붙어 있는 것은, 세 명의 클론이었다.
"어떻게!"
그녀가 물려있었던 프리미움 나이프를 빼낸다. 동시에 나머지 클론들이 다른쪽 의수에도 달라붙는다. 여섯의 클론 정도라면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퀸란이었지만, 그의 빈틈을 놓칠 에이다가 아니었다.
"컥-"
그녀의 나이프가 그의 가슴을 정확히 꿰뚫는다. 한번, 두번, 세번. 그의 목숨을 확실히 끊을 수 있을 때 까지 그녀가 아는 모든 인체의 급소와 인공 장기의 이식 부위를 찔러댄다. 이미 심장을 꿰뚫린 퀸란은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고 말았다.
퀸란의 몸이 엉망진창이 되자, 그제야 클론들이 그를 놔준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바닥에 쓰러진다.
"...어떻게?"
"아직 안죽었군요."
퀸란이 허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의 입에서 선혈이 터져나온다. 인공장기들이 필사적으로 활동하며 그의 죽음을 늦추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살아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떻게냐?"
"그레인저 양의 도움을 빌렸습니다. 당신의 생각Paradigm이 가진 약점을 이용했죠. 당신은 그레인저 양을 포섭 가능한 장기말로 밖에 보지 않았으니까요. 아니, 당신은 모든 것을 장기말로밖에 보지 않아요. 클론과 제 연결은 끊어도 그녀와의 연결은 아예 생각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실력이 뛰어나서 이긴 건 아닙니다."
"...그렇군. 내가 졌다."
그를 조용히 내려다보는 에이다.
"아니, 정확히는 내... 사상Paradigm이 진거라고 봐야겠군. 하."
그가 말하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조금 뒤, 그 광경을 클론들의 눈을 통해 목격한 헤르미온느가 집무실로 달려온다.
"죽었군요."
"네. 그는..."
에이다가 말을 끝맺지 못한다. 어쨌든 패배한 것은 그였다. 그리고 그는 네판디와 협력하고, 내부 감사반의 감사를 피하기 위해 부하 요원을 살해하려한 죄목으로 불명예스럽게 재판받을 것이다. 그가 죽었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의 흔적은 신속히 유니언의 기록에서 지워질 것이다. 그리고 유니언은 그의 흔적을 남겨둔 채 미래로 전진하리라.
그녀가 돌아서서, 그의 개인 금고를 연다. 금고는 잠겨있지 않았다. 그녀가 그 안에서 반지를 꺼내 헤르미온느에게 건네준다.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그것을 받아든다.
"고맙습니다. 그레인저 양."
"아니에요."
"그레인저 양. 혹시라도 이 일이 모두 끝나고 나서 유니언으로 돌아오고 싶으시다면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네...?"
"수잔 대령님과... 퀸란을 통해 당신의 잠재성은 이미 검증 되었습니다. 우리 유니언에 필요한 것은 더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라, 공감 할 수 있는 방향입니다. 꼭 지금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그럴 위치는 아니지만, 당신이 돌아오신다면..."
헤르미온느가 끄덕인다.
"알았어요. 그리고 헤르미온느라고 불러요, 에이다."
"그..."
"어서."
"아, 알았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헤르미온느."
"고마워요."
그녀가 생긋 웃으며 포트키를 쥔다. 그녀의 모습이 집무실에서 사라져버린다.
==
(2) 에서 계속
흠 인터레스띵
근데 천하대장군은 언제나와요
ㄴ 아예 그.. 그것이.. 음.................
지하여장군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