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호밀꽃, 1991년
Грицай Алексей Михайлович (1914 – 1998) 작
바람이 불때마다 바다에 파도가 치듯 보이는 매우 넓고 흐드러지게 핀 호밀밭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의 머리 바로 위에 뜬 태양은 마치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따가운 햇살을 비치며 지상의 필멸자를 보살핍니다
당신들 양 옆으로는 농부나 상인이 바쁘게 하루일과를 위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움직이고 있고
호밀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가면 뾰족하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쓴 농부들이 땅을 고르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열심히 일하다가
잠시 쉬기 위해 허리를 펴고는 당신들을 보고, 모자를 벗고 웃으며 인사합니다. 이 주변에서 모험가들을 보는 일은 크게 드물지 않으나
미개척지를 이동하며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화려한 갑옷과 의복을 차려입은 당신들은 하루하루 크게 달라지지 않으나 그 나름의 가치가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거의 별세계의 사람이나 다름이 없죠. 어쩌면 저 농부의 아들도 일을 돕고 나서는 저녁이면 나무막대를 휘두르며
옆집 꼬마와 함께 모험가의 꿈을 키우고 있을 수 있습니다. 농부가 아니더라도 당신들이 길을 계속 걷다보면 만나는 목동은 당신 앞으로 이동하여
지팡이를 바닥에 몇번 치는 것으로 신에게 행복을 빌어주었으며 떨어진 곡물을 주워먹으려는 새들, 당신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다가
곧 흥미를 잃은 듯 서로 사랑을 나누는 살이 오른 야생견까지, 정말 활기가 넘치는 도시와 그 외곽입니다
이 이상으로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이 있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매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당신들에게는
서로 작던 크던 뭔가 느끼는 점이 있을겁니다. 혹여 은퇴를 하고 나서는 농부의 꿈을 가지고저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음...느끼는 점이라면 야생견처럼 교미하고 싶다는 정도요?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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