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이야기가 나온 김에... 딱히 조언까지는 아니고, 내 경우에는 이러했다...는 썰. 걍 하나의 예시라고 생각하고 봐라.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52095
좀 깔대기 대는 거 같긴 한데, 이 캠페인의 경우는 이러했음.
저 글에서 내 캐릭터가, 이미 캠페인 배경 세계에서 많은 업적을 세운 명사였고 그러한 명성을 통해 다른 PC들이 활동하기 좋은 무대를 깔아주는 게 주 포지션이었다는 이야기 했지?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그 캠페인이 이미 앞서 진행된 바 있는 1기 캠페인의 뒤를 잇는 2기 캠페인 성격의 캠페인이었고 나는 2기 시작과 함께 그 팀에 참가했다는 거임. 그래서 다른 팀원들은 이미 서로 아는 사이였는데 나는 외부인 입장이었음. 그래서 플레이 전부터 서로 하고 싶은 캐릭터 상이나 배경 세계 설정 등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어(내가 악당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는 이유도 물론 있었고). 그래서 결국 초기 상황은 이렇게 잡혔음.
1)베테랑(내 캐릭터)은 이미 능력 있는 모험가이자 플레이의 주된 배경인 도시 국가를 언데드들의 공세로부터 막아내는데 일조한 영웅으로서 명성이 있었지만, 특유의 성격적 문제(거만, 냉혹, 권력에 대한 집착, 때때로 잔인해지는 버릇)으로 인해 동료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구르기보다는 동료들을 장기말 취급한다는 평이 암암리에 있었음. 그래서 소속 모험가 길드에서도 어울리는 파티원들을 매칭해주는데 애를 먹고 있는 상태. 어찌어찌 칼잡이 한 명을 찾긴 했는데...
2)한편, 검객은 여자한테 집적대는 귀족가 도련님을 결투에서 두들겨 패는 바람에 유치장에 갇힘. 그런데 문제는 예의 그 도련님이, 내 베테랑 캐릭터의 차기 파티원 후보였던 그 칼잡이였다는 거. 꽤 실력자라고 들었는데 왠 듣보한테 개털렸다는 소식을 들은 베테랑은 그 듣보 검객에게 흥미를 느끼고 직접 만나보기 위해 유치장으로 찾아감.
3)그런데 검객과 전부터 알던 사이인 성전사가 한 발 앞서서 유치장으로 찾아 옴. 이 성전사는 검객이 자주 말썽을 부려 골치를 썩이고는 있었지만 좀 만나 보니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길래 자신이 갈궈서 사람 맹글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검객은 그런 성전사를 오구오구~ 하는 중). 성전사가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조건과 함께 보석금을 지불해 검객을 빼냄.
4)그 타이밍에 도착한 베테랑. 이미 한 발 앞서서 예의 검객이 보석으로 풀려났다는 걸 알고, 검객과 성전사를 만남. 좀 이야기를 나눠보고는 대충 믿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고, 일단 모험 한 둘 쯤 같이 해보면서 결정하기로 하고는 모험가 길드에 연락해서는 이 둘을 파티원으로 삼음.
5)첫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시작.
이후로도 플레이를 계속하면서 기공사와 마법사가 합류하고, 캐악당이었던 내 캐릭터는 동료애에 각성하고, 또한 언데드도 악마도 초월하는 진정한 위협에 대해 알게 되면서 '여전히 악랄하지만 자기 사람은 나름 아끼고, 유능한 인재를 좋아하며 옆에 두고 싶어하는' 안티 히어로 컨셉으로 거듭났다.
괜찮군요
재밌게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