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볼 놈들 어차피 정전갤 배회하는 죽돌이들이거나, 딴데서 귓동냥 좀 한 놈들일테니 단어에 대한 정의나 설명충은 과감하게 넘긴다.



전역하고 보니까 이놈의 모창인지 하는 상시플 때문에 데였다는 놈들도 많고, 그냥 전반적으로 '혼모노 플레이'에 대한 혐오글이 많이 보인다. 오죽 짜증이 났으면 '백스 한 줄 넘기지 마 빼애애액' 이라는 도랏맨까지 나오니 원. 혐오심리라는 단어를 쓰기도 뭐한 게, 썰 올라올 수준의 플레이는 작성자가 어지간한 징징이가 아니면 실제로 병신이니까. 솔직히 모험 판타지 세션에서 보컬로이드같은 게 튀어나오는데 그걸 잘된 플레이라 말하는 놈은 없지. 하필 혼모노라는 단어가 붙은 건 유행어라 그렇겠고, 그거 안 쓰더라도 말귀 못 알아듣는 오타쿠들 지칭하는 단어는 많으니, '씹덕 플레이'같이 바뀌었더라도 추세 자체는 변함이 없었을 것 같다.



문제는 그게 좋은 떡밥이냐면 객관적으로 전혀 아니라는 거. 특히 접근성 문제 때문에 저 혼모노 플레이어 중 절대 다수는 던전월드 세션에서 나오고, 이것때문에 유난히 던월이 까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게 안 좋을 게 있냐고? 유입들에게 분위기를 강요하는 모양새가 됐으니 문제지. 실력이 필요하든 어쨌든 던전월드는 다방면에서 접근성이 좋은 룰이고, 판타지 장르 입문에 실제로 많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전보단 덜하지만) 근데 여기는 뭣도 모르는 애가 그나마 들은 거 가져와서 물어보면 '던월 그거 룰도 병신이고 하는 놈들도 병신이야 빼애애액! 입문하려면 상용 룰북 사와!'라고 소리를 지르잖아. 그러고 시키는대로 13시대나 겁스같은 비싼 룰북을 구입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가끔 단편 열어주는 기부천사(그나마도 결국 상용룰일 때가 압도적으로 많다. 던월까들한텐 안된 일이지)들 아니면 '그나마' 생산적인 얘기가 쨍 얘기(제일 재수없는 뉴비들이 이걸 보고 먹튀레이드를 구매한다. 나도 그랬어. X), 간간히 겁스탕스들 몇명(플레이 여는 건 한번도 못봤다. 하던 놈들끼리 돌려서 그렇겠지만), 대다수는 일진 없어서 똥 좀 밟은 거 가지고 '역시 네캎 혼모노들 ㅋㅋㅋ'하고 푸념이나 싸지르고 있어서, 사놓고 플레이 한번 못 구해. 결국 네캎 가서 던월 CoC 이런걸로 스타트 끊게 된다. 결국 여기서 추천받은 룰북은 머리 크고 보니 안 맞거나 세션이 없거나 해서, 책장에 자리 깔고 안 나오기 일쑤야. 이러고 관리 못해서 갤 망했느니 하니까 병신갤 소릴 듣지. 떡밥이고 유입이고 싱싱한 게 안 들어오는데 갤주가 뛰면 무슨 소용이냐?



갤러리 실태 갖고 더 이야기하려면 슬퍼지니 잠시 덮고, 우리가 느끼는 RPG 플레이의 근본적인 재미 요소에 대해 좀 곱씹어보자.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예전에 세션인지 어디에서 본 걸 토대로 나는 세 가지로 나눠봤다. 게임성, 서사성, 캐릭터성이야. 확률 기반의 게임을 하는 이상 게임성은 당연히 존재하고, 매번 다른 내용으로 바뀌지만 이야기를 만든다는 정체성이 있으니 서사성은 빼놓을 수 없지. 그리고 개개인이 아무리 병신같은 클리셰(예:@비릿한 웃음을 흘립니다)로 떡칠을 할 지언정 결국 같은 캐릭터는 하나도 안 나온다. 즉 캐릭터성도 필수요소란 거야. 협동성을 뺀 게 궁금한 사람들도 있겠는데, 그건 요소가 아니라 전제라서 저 요소들 하나하나 챙기기 이전에 없으면 플레이가 안 되는 거다. 굵은 글씨로 박제할테니까 제발 최소한의 협동의식도 안 들고 오는 막장 사례는 이런 데 예시로 들이밀지 말자;; 어쨌든, 고작 취미생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겠지만, 누가 봐도 '잘 한다'고 듣는 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은 이 요소를 하나도 놓치지 않아. 자기가 가진 게임적 도구들을 아낌없이 쓰고, 멋진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의 특징적인 면모를 아낌없이 뽐내지. 이렇게 완성된 플레이는 어지간한 PC나 콘솔 게임들, 블록버스터 영화들 저리 가라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실제로 대부분은 그 경험을 토대로 초보들을 견인한다. 게임성 부분은 룰을 고르는 방법으로, 서사성은 이야기에 집중하는 습관으로 말이지.



그럼 캐릭터성은? 그 점이 중요하다. 초보들이 저 3요소중 뭘 기대해서 RPG에 입문하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캐릭터성이다. 이유는 간단해. RPG 아니라도 더 접근성 높고 재밌는 취미 많기 때문이야. 게임성? 수두룩한 똥겜의 파도 속에서도 걸작 게임들이 수두룩하게 배출되는 게 요즘 게임 시장이다. 요즘 게임 테이스트가 맘에 안 드는 거면 에뮬레이터라는 훌륭한 타임머신이 있지. 서사성? 마찬가지로 매 분기마다 갓애니 하나씩은 나오게 되어 있어. 영화관에 외식 한끼 반 값 투자하면 3D 돌비 스테레오 사운드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을 보며 질질 싸고 나올 수 있다. 그런 쟁쟁한 취미들 두고 이 수라도를 걸으려는 놈들은, 결국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인물의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거지. 실제로도 좋은 서사와 게임의 전제는 좋은 캐릭터일 때가 많아. 이유도 제대로 설명 안 하고 인물들끼리 서로 헤이트를 발산하는 정의닦이와, 이전 작품에서부터 누적된 캐릭터들 사이의 첨예한 갈등을 한 순간에 폭발시키는 시빌 워 중 어느 쪽의 서사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진 말할 필요가 없다. 기술이나 컨셉을 찬찬히 뜯어보며 상황에 맞는 기술을 육성하거나 활용하는 캐릭터와, 떡칠한 캐시로 아바타 지르고 레벨링조차 신경 안 쓴 캐릭터중 누가 실전에서 활약할지는 자명하지. 그런 의미에서 캐릭터성은 다변화된 취미 시장 속에서도 RPG가 사멸하지 않게 해주는 최대의 매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거야.



플레이를 망치는 막장 신입을 경계하는 건 본능적이고 당연한 태도다. 하지만 그 사실이 RPG의 본질을 흐리고, 새로 입문하는 플레이어에게 의견을 강요하고 잘못된 인식을 박아넣는 수단이 되면 안되지. 이 취미 입문할 때 다들 나름대로 고생해봐서 그러는 걸텐데, 굳이 그걸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는 노스페라투 사디스트가 되고 싶나? 나도 딱히 턀갤의 부흥을 바라거나, 신입들이 와글바글 들어오는 티알피지 붐 따위를 원하진 않는다. 하지만 와글바글한 혼모노새끼들 틈바구니에 단 한명이라도, 진심으로 입문하고 싶어서 기를 쓰는 뉴비가 여기서 휘둘리다 기대를 접어버리는 일은 그만 일어났으면 좋겠다. 코어세트도 없는데 겁스 던전 판타지 주문하는 사태도, 아직 플레이도 안 구했는데 13시대 주문하는 사태도 없었으면 좋겠어. 그 시작은 턀갤러들이 드립 칠 때와 안 칠 때 구분하고, 최소한의 견인 의식을 가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3줄요약

1. 노답 혼모노새끼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걸 애먼 룰이나 경험 탓으로 돌리지 말자.

2. 캐릭터 위주 플레이는 중요하다. 서사주의 서사주의 노래만 부르지 말고, 뭐가 서사를 만드는 지 기억하자.

3. 제발 레지스탕스 드립 칠 때와 안 칠 때를 구분하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지갑 허투루 열게 만들지 좀 말자. 요즘 자주 보여서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