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턀갤에서 구인한 패파 단편 <경계의 밤> 후기 올려요.(원래 턀갤에서는 반말을 쓰지만 후기는 존댓말 사용할게요)플레이는 어제 밤에 약 5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고, 2인플이었습니다.플레이 끝나자마자 쓰러졌는데, 하나 하나 떠올려보며 적습니다.

개요일단 마스터의 자작세계관 기반입니다.근세 수준의 과학과 마법이 발달한 도시 \'웨사\' 에서 최근 정체불명의 괴물에 의한 시민 습격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PC들은 자경단의 도움 요청을 받아 사건을 수사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10레벨 캐릭터 2인플이었기에, 파티 구성은 단촐합니다.다른 한 분은 클레릭을 짜왔고, 저는 원래 마법사를 하려다가 그냥 총과 칼을 든 건슬링거/팔라딘 멀티를 짰습니다.끝나고 생각해보면 아마 제가 마법사를 했다면 플레이 시간이 훨씬 단축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광역 뎀딜기가 없다시피해서, 하나하나 패서 잡느라 전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어쨌든 1명 클레릭, 1명 팔라딘이다보니 본의 아니게 정의의 용사들 파티가 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진행다 끝나고 나서 알 수 있었던 것이지만, <경계의 밤>의 진행 루트는 단순합니다. 이 시나리오에는 주요 장소가 3곳 있고, 모두 전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1. 병원 : 괴물에게 습격당한 피해자들이 치료 받는 병원입니다.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들려야 하는 장소입니다.
2. 하수도 : 가장 최근 괴물의 습격이 일어난 장소입니다. 현장 조사를 위해 들려야 하는 곳입니다.
3. 보스룸 : 병원 or 하수도 에서 괴물의 흔적을 추적하다가 도달하는 의문의 공간으로, 보스전이 치뤄지는 장소입니다.
따라서 PC들이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병원->보스룸->END / 하수도->보스룸->END / 병원+하수도->보스룸->END
어제 플레이의 경우 먼저 하수도를 갔다가, 다음으로 병원을 갔다가, 거기서 쭉 전진해서 보스룸으로 향했습니다. 뭐랄까 아케이드 게임같은 구성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PC들이 수사를 한다는 것 때문에 좀 더 유기적으로 각 장소가 연결되어있기를 바랬는데 좀 아쉬운 점입니다.

적 구성D&D(패파)는 주로 전투를 통해 주요 갈등을 해결하고 시나리오를 계속 전개하기 때문에, 인카운터를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시나리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경계의 밤> 의 적들은 90% 가 좀비, 나머지 10% 가 뱀파이어와 기타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매우 편중된 구성인데, 언데드에 특화된 PC라면 무쌍을 할 것이며, 반대로 언데드에게 죽을 쑤는 PC라면 우울할 것입니다. 적 구성을 조금 다양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종류가 한정적인 것과 달리 실제 그들의 스탯은 일반적인 10레벨 캐릭터라면 무난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투 난이도가 높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탯은 낮아도 적들이 단순히 어택땅만 찍는게 아니라 여러 고차원적인 전술행동을 보였는데, 마스터가 D&D(패파)의 택틱컬한 전투 기조를 잘 살린 것으로 생각되어 좋았습니다.

플레이 소감저는 열혈 성기사에 맞춘 RP를 계속 했고, 전투만 잘하지 나머지 부분은 영 잼병인 캐릭터였습니다. 허나 같이 했던 다른 분의 클레릭은 Perception 스킬 (D&D 3.5 시절에도 최고 스킬로 손꼽히던 Spot 에다가 Search, Listen 을 죄다 하나로 합친 명실상부 패파 최고 스킬임) 수정치가 +41에 달하는 인간 레이더였고, 그래서 투명 상태로 숨어있건 흔적을 어떻게 숨기건 클레릭의 눈을 피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진행 자체는 매우 순탄했습니다. 심지어 보스전 끝날때까지도요.
하지만 다 깨고 나서 \'실은 이랬다\' 라고 설명해주는 설명역의 NPC 대사를 보며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왜냐면 실제 PC들이 한건 연속 전투 -> 보스전 -> 에필로그인데,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가 실타래 풀리듯 잘 연결되지 않고, 비유하자면 \'뭔진 모르겠고 이 나쁜 자식 내 일격을 받아라!\' 같은 상황이 계속되다보니까 개인적으로 좀 답답하고 그래서 지금 이게 뭐 어쩔...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스터의 이야기에 따르면 <경계의 밤> 은 본래 2세션 구성으로, 단편 플레이를 위해 무리하게 1세션으로 압축하다보니 사정상 지금처럼 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마스터가 앞으로도 <경계의 밤> 을 보완, 버전업하여 재차 마스터링 계획이 있다면, 전투 횟수를 1번 줄이더라도 좀 더 매끄러운 단서 발견 -> 전개 연결을 보강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당신들은 보물을 찾으러 던전 입구에 모였습니다.\" 식의 던전까기가 아니라 어반물+수사를 곁들인다면요.
추가로 <경계의 밤>은 별도로 매크로 사용을 하지 않았는데, D&D(패파)는 전투시에 매크로가 없으면 행동 지연이 심하기 때문에 (공격마다 타이핑 치는 문제, 각종 계산 등등) 차후로는 꼭 기본적인 매크로라도 도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속도 향상이 체감되실 겁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세션 기대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