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tA는 게임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면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룰이라고 생각함.
외국 커뮤니티에서 AW나 PbtA에 관해서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말 중 하나가 Don't try to game the rule too much인 이유가 뭐겠음. AW는 룰북에서도 MC와 플레이어 양쪽에게 사실적으로 묘사할 것을 강조하고 있음.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가 진짜로 있는 사람인 것처럼, MC는 아포칼립스 월드가 사실인 것처럼 보이도록 묘사해야할 의무가 있는거지.
파워빌딩같은걸 포기하고 자신의 롤, 즉 캐릭터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때 PbtA의 진가가 나온다고 생각함.
이건 외국 커뮤에서 나온 얘긴데 (던월임 참고로), 전혀 엘프같지 생기지 않은 엘프 마법사가 있었다고 함. 키도 작고 못 생기고, 엘프다움의 정반대인 존재라서 마법을 그렇게 파댄 이유도 '엘프다워지고 싶어서'였다더라. 그렇게나 노력을 했지만 걔는 결국 사막 한 가운데서 죽어서 죽음의 관문에 이르렀고, 사신이 제안한건 딱 두가지였음. 관문을 넘고(죽고) 그렇게나 바라 마지않던 완전한 엘프의 모습이 되거나, 곧장 되살아나고 인간이 되던가. 단순히 엘프이길 포기하고 인간이 되는 것만으로 아무런 제약없이 되살아날 수도 있었는데, 얘는 차라리 저승에서 엘프가 되기를 택했다고 함.
이런 극적인 선택들을 볼 수 있다는게 바로 PbtA의 참맛 아닐까 함. 만약 저 엘프 븝사의 플레이어가 게임적으로 접근해서 '오잉? 부활의 댓가가 달랑 그거?'하면서 닥치고 부활을 선택했으면 이야기는 재미도 감동도 없는데다 캐릭터는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인물이 되었겠지.
롤플레잉이라는게 원래 그런거 아니니?
그러니까 내 말은 RP는 무시하고 G에만 집중하니까 문제가 생긴다 이거지.
그러니까 보컬로이드 캐릭터를 만든 다음에 거기에 빙의하면 된다는 거구나? 그렇지? 그보다는 나는 AWE 기반 게임에서는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해야 한다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만든다는 기본 법칙"에 먼저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고 봄.
니컬/룰 장르조차 안 따지고 플레이하는 애를 들이밀면서 부정적 사례의 예시로 들면 안되지. 마치 수능 2~4등급 애들 공부법 논의하는데 9등급 애가 이러다 망했으니까 그 방법 안돼! 하는 수준이잖음.
저 엘프같지 않아 엘프가 되고싶어했던 캐릭터를 보컬로이드랑 동급으로 취급하는 것은 저 엘프캐에 대한 모욕 같다... 보컬로이드는 그 되도 안한 검수 시스템으로 망캐가 뛰어노는 그쪽 상시플 문제고. 애초에 거기 상시플 세션 마스터에게 캐릭터를 컨펌할 권한이 없잖아? 저 던월은 그냥 일반적인 팀 같은데 마스터가 저 엘프캐를 받아들였고 흑관문에서도 그런 선택지를 줬으니 이미 '합의' 가 이루어진 상태겠지?
캐릭터를 그럴듯하게 연기하는 것보다 함께 이야기를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내가 논점을 쬐끔 잘못 잡은 듯 하긴 한데,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게 중요한게 맞는 듯
보컬로이드는 극단적 사례긴 하지. 근데 결국 "혼돈 악"이라던가 '살생에 반대하는 사상을 가진" 등의 온갖 트롤링 후보 캐릭터들을 생각해보면 캐릭터는 중요할지라도 최우선 사양은 아닌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