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tA는 게임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면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룰이라고 생각함. 


외국 커뮤니티에서 AW나 PbtA에 관해서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말 중 하나가 Don't try to game the rule too much인 이유가 뭐겠음. AW는 룰북에서도 MC와 플레이어 양쪽에게 사실적으로 묘사할 것을 강조하고 있음.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가 진짜로 있는 사람인 것처럼, MC는 아포칼립스 월드가 사실인 것처럼 보이도록 묘사해야할 의무가 있는거지.


파워빌딩같은걸 포기하고 자신의 롤, 즉 캐릭터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때 PbtA의 진가가 나온다고 생각함. 


이건 외국 커뮤에서 나온 얘긴데 (던월임 참고로), 전혀 엘프같지 생기지 않은 엘프 마법사가 있었다고 함. 키도 작고 못 생기고, 엘프다움의 정반대인 존재라서 마법을 그렇게 파댄 이유도 '엘프다워지고 싶어서'였다더라. 그렇게나 노력을 했지만 걔는 결국 사막 한 가운데서 죽어서 죽음의 관문에 이르렀고, 사신이 제안한건 딱 두가지였음. 관문을 넘고(죽고) 그렇게나 바라 마지않던 완전한 엘프의 모습이 되거나, 곧장 되살아나고 인간이 되던가. 단순히 엘프이길 포기하고 인간이 되는 것만으로 아무런 제약없이 되살아날 수도 있었는데, 얘는 차라리 저승에서 엘프가 되기를 택했다고 함. 


이런 극적인 선택들을 볼 수 있다는게 바로 PbtA의 참맛 아닐까 함. 만약 저 엘프 븝사의 플레이어가 게임적으로 접근해서 '오잉? 부활의 댓가가 달랑 그거?'하면서 닥치고 부활을 선택했으면 이야기는 재미도 감동도 없는데다 캐릭터는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인물이 되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