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캐릭터가 고정되는 게 싫어서 여캐한다. 난 내 캐릭터가 유별나게 튀어서 칭찬받는 걸 좋아하고, 그렇지 못한 밋밋한 시트는 다 나가뒤져야 한다는 사상의 소유자다. 근데 PL이랑 성별도 같고 평범한 캐릭터를 하면 무의식중에 내 성격이 묻어나는 경우가 늘어나. 머릿속에서 보다 쉽게 생각하고 덜 긴장하니까. 그래서 기본적으로 RP 난이도를 일부러 높이기 위해 이성 캐릭터를 선호하고, 성비 맘에 안 들거나 왠지 남캐 꼴리는 날엔 대신 RP 난이도가 높아지는 설정을 넣는다. 개조당해서 지능이 저능아수준으로 떨어졌다던지, 쌩 드루이드라 문명세계 조또 모른다던지. 쉬워보이지? 이걸 구현하기 위해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얘가 이거 알까 모를까? 를 뭔가 떡밥이 나올 때마다 한 20초정도씩 생각하고 쳐서 타자가 존나 느리다. 여캐를 하면 이걸 매 문장마다 이게 강제돼. 어미 신경 쓰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상황에서 이런 발상이 여성적일까 남성적일까, 얘가 어느 정도로 여성적이라서 얼마나 어울릴까. 뇌자원을 죄다 끌어다 쓰는 대신 도전과제를 깨는 듯한 마조히즘적인 즐거움과, 이야 진짜 여캐같았어! 하고 칭찬받는 순간의 쾌감으로 위안이 된다. 좀 예시가 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