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풀 룰은 처음이었는데, 드럽게 부조리했다.
대신 덕분에 재미있기는 했음. 역시 삶은 부조리한거야.

배경은 제목에도 써놨듯 고딕 펑크한 유럽풍의 가상의 판타지 세계.
배경이 되는 나라의 이름은 라그라트인데... 그 이름 맞아. 사자를 문장으로 쓰고 있고, 쌍백사자인 라그와 라트라는 수호자의 전설이 있어.
공주가 여왕이 되려는 대관식날 일이 터져서 공주 크리나와 기사 둘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시나리오였어.
다른 기사는 아까 올라온 시트야. 연줄도 길고 외국어도 할 줄 알고 그래.

내 PC는 두 기사 중 하나였어. 이름은 미르켈라 올레그잔드리나. 퓨어 브리드 브람 스토커. 얘는 주변에 누구 사회적으로 아는 사람도 적고 외국어도 자기네 말만 잘하고 라그라트어는 조금 서툴어.
창백한 피부색과 엹은 색의 모발과 안구를 지닌 민족인 로스토프 사람이지. 슬라빅 무슬림... 이라 생각하면 편해.
동쪽에서 왔고, 피를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술탄의 딸 (서쪽에는 술탄이 흡혈귀라는 소문이 있거든)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뛰어난 실력의 로스토프 기사인 올레그잔 루미노프의 딸이야.
쫓겨나 떠돌다 이 곳까지 도착했을 때, 자신을 기사로 만들어 준 크리나 공주를 은인으로 생각하고 모시고 있어.
같이 공주를 모시는 미르쿨 맥스웰에게는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지. 로스토프 사람이 가까운 남성 어른에게 친근감과 우정을 담아 부르는 명칭을 라그라트어로 번역해 '아저씨'라 부르고 있는데, 라그라트에선 그냥 아꼬서 할 때의 그 아저씨 같은 느낌이라...

뭐...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리플레이를 나중에 다 쓰던가 하면 그 때 보고, 지금은 그냥... 마지막 장면만 묘사할게.


졈화해 최종보스가 루미노프는 광기에 빠져 로스토프 사람들의 경전인 '책 중의 왕'의 광신도가 되어버려. 그는 단신으로 피의 종자들을 이끌고 칼리프와 술탄, 그리고 다른 백성들을 모조리... 일부의 생존자들만을 남기고 전부 죽여버리곤, 자신이 술탄이 되어 피의 물결을 휩쓸어 서쪽으로 오지. 그리고 그가 라그라트에 도착한 때가 바로, 크리나 공주가 의식을 마치고 여왕이 돼 뱃속에 어린 사자를 품고 나왔을 때였어.
공주가 의식을 마치기 전에는, 스스로 의식을 시행해 신의 아이를 얻으려는 교구장 엘레오노라가 있었어. 하지만 의식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어서 한참을 그냥 괴물 사자 (하지만 순했어. 맥스웰의 뺨을 핥으려는 것 같았지만 커다래서 몸 전체를 침범벅으로 만든다거나...)들을 낳고 있었지. 모두 낳은 후 진정되고선 이전과 다르게 오히려 진짜 여왕이 된 크리나에게 성심을 다하게 되었어.
아무튼, 술탄-루미노프가 보기에 이 왕국은 피로 피를 닦으며, 사악한 주술로 왕가의 대를 잇는... 이교집단과 다를 바 없었기에 전부 죽여버리려 해. 루미노프의 종자들과, 엘레오노라가 낳고 이제는 여왕에게 복종하는 괴물 사자들이 맞붙는 사이, 배에 차기 사자왕을 품은 여왕과 기사 둘은 루미노프와의 최후의 싸움을 시작해.

시작하자마자, 루미노프의 범위기. 미르켈라만 맞고 나머지는 피했는데, 피하지 못하면 죽는 피해였지. 미르켈라는 타이터스 라그와 라트 사자상 (실제로 움직여서 엘레오노라의 반란군을 진압했었어)을 승화했어.
미르켈라의 고향, 로스토프의 전설, '천 하고도 하룻밤 이야기'에는 어떤 나라의 수호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이 수호신은 석상에 깃들어 나라를 지키며, 자신이 깃든 몸이 부서져도 새로운 몸에 깃들어 다시금 싸운다는 이야기였지. 미르켈라는 사자상이 부서졌을 때 이 이야기를 공주에게 했었는데... 그 수호자의 영이, 자신에게 깃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에게로 달려들지.
루미노프는 종자를 소환해서 여왕에게, (나중 턴에) 하나 더 소환해 맥스웰에게 보내고, 자신은 딸과 직접 맞붙어. 루미노프는 딸에게, 처벌이 두려워 도망친 곳이 이런 이단의 왕국이냐며, 피의 검으로 그녀를 마구 난도질해. 하지만 루미노프의 피가 미르켈라의 상처에 닿은 덕일까, 그 순간 그녀의 불사불멸의 힘이 깨어났어. 미르켈라의 허리와 팔다리는 분명 찢겨 떨어져나가려 하지만, 그녀의 피는 그것을 허락치 않았어. 피는 고무처럼 늘어지고, 서로 엉겨붙어 다시금 육체를 구성했지. 루미노프는 외쳤어.
'저주받은 피! 네 년도 결국 빌어먹을 혈육이구나!'
'그래, 아버지. 술탄의 딸이죠.'

미르켈라와 루미노프가 싸우고 있는 도중, 크리나는 종자를 쓰러뜨리고 루미노프에게 달려와. 이제는 2:1인 상황이지. 루미노프는 이에 다시금 범위기를 사용했어. 이번에 미르켈라는 피했지만, 다른 둘은 피해내지 못했어. 맥스웰은 온몸에 심한 상처를 받고 쓰러졌지. 크리나는... 미르켈라가 그 앞을 막아섰어. 이번에는 미르켈라의 허리가 위아래로 두동강났어. 그리고, 미르켈라는 타이터스 엘레오노라를 승화했지.
미르켈라는 불쌍한 엘레오노라를 생각했어. 크리나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의식을 통해 얻은 것이었어. 지하 의식 장소에 강림해 있는 사자의 화신과, 거의 폭력과도 같은 관계를 통해 얻게 된 것이었지. 이 아이가, 아이를 품은 여왕이 죽어버린다면, 그건... 엘레오노라의 경우보다 더욱 의미가 없는 것이었지. 또한, 그녀의 은인을, 라그라트의 여왕을, 수호자는 당연히 몸을 바쳐 지켜내야 하지 않겠어?
미르켈라는 아까처럼, 반으로 갈린 허리를, 피를 통해 다시 재생해냈어. 그리고, 반격의 시간. 미르켈라는 로스토프어로 말했어.
'하, 하. 아저씨를 피떡으로 만들어버렸네요. 거 참,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는데. 좋아요. 딸이 마음에 들어하던 남자를 건드리면 이렇게 된답니다, 아버지. 라그라트에 어서 오세요. 외국의 문화를... 함께 배워봅시다.'
올레그잔드리나는... 술탄의 딸은, 어린 시절 '올레그잔'에게 배웠던 검술로, '술탄'의 허리를 아까 자신의 모습처럼 베어냈어. 베어내고 그대로 무릎을 꿇은 미르켈라의 어깨에, 루미노프의 상체가 기대게 되었지.
'안녕, 아버지. 미르켈라였어요.'
미르켈라의 몸에 난 상처를 통해서, 루미노프의 피가 천천히 들어왔지. 그 순간, 루미노프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미르켈라를 밀쳐냈어. 그리고, 스스로에게 스스로가 먹히듯... 그 공간이 압축되어서... 소멸했어.
일이 끝나자 엘레오노라가 튀어나와 맥스웰을 신성한 힘으로 치료했고, 미르켈라는 그 광경을 보다가...

...졈화하기 시작했어.
이제까지 너무 큰 힘을 썼고, 마지막에 아버지의 피를 흡수한 대가였지. 미르켈라는 무릎을 꿇고, 자신 뒤에 서있던 크리나 여왕에게 처리해 달라 말했어. 크리나 스스로도 이러한 힘의 소유자였기에 이게 무슨 일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었어.
'잊지 마세요, 주군. 수호자는 몸이 부서져도... 새로운 몸에 다시 깃듭니다.'
그리고 미르켈라는 엘레오노라에게 부축받아 온 맥스웰에게, 로스토프어로 마지막 유언을 말했지.
'아저씨, 아까 부녀간에 싸울 때 떠드는 건 못들었지? 쪽은... 안팔려서 다행이야 그래...'
여왕은 직접 처형을 수행했고,

미르켈라의 몸이 반쪽이 나기 직전, 그녀의 눈빛이 붉게 불들더니, 바닥에 떨어져있던 피의 칼로 여왕의 발톱을 쳐내고,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어.
술탄의 딸, 미르켈라 올레그잔드리나는 결국 정말 흡혈귀가 되어, 그렇게 도망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