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심심하니 그냥 남들 다 알 거 같은 소리나 좀 적어봐야겠음.   

  

분위기의 조성

일단 CoC는 분위기의 게임이라고 자주 언급되어 왔음. 그러니까 그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데.... 현실에 그런 분위기를

가져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작내에서" 캐릭터들이 느낄 공포의 연출에나 집중하면 됨. 아무리 너님이 그 분위기를

현실로 가져오려 노력해 봤자 누가 "팝콘 좀 드실 분?" 같이 생각 없는 말 한 마디 잘못 꺼내면 흥은 순식간에 깨질 거임.

잘 생각해 봐. PC게임에서 갑자기 공포 메즈 걸리면 "으아아아"하는 느낌이었냐, 아니면 "아 XX"같은 생각부터 들었냐?

물론 캐릭터의 RP가 안 되서 덤덤충스러운 모습이 나오면 그것도 곤란하긴 한데 CoC가 안 맞는 거니 던-월이나 줘라.   


근데 피 튀고 촉수가 꿈틀거리는 거만으로는 모자랄 때가 있으니 연습을 좀 하면 좋음. 괴담 같은 것들을

좀 읽어두면 좋다고 생각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난질은 멀쩡히 지나간 자리에 돌아와 보면 뭔가가 다시 지나간...

혹은 탐사자들의 발자국을 따라간 흔적이 남는 그런 거. 7판 영문판에는 온갖 괴상한 상황 묘사용 표현 모음이

있었는데 한국어판은 사실 안 봐서 있나 없나 잘 모름.


구성

CoC / ToC에는 기본적으로 비밀이 존재하고, 키퍼는 어찌어찌해서 탐사자놈들에게 저 비밀의 내용을 보여줘야 함.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끌고 가다보면 뭔가 좀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많음....


비밀

대략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음직한 뭐 그런 거. 기본적으로 CoC 시나리오의 핵심 축이 되며, 이걸로 인해서 도입부가

되는 '뭔가 사소한 일'이 벌어지고, 거기에 얽힌 탐사자들이 어떻게 이 비밀을 추적하냐가 시나리오의 흥망을 좌우함.


레일-로드

그냥 싫다는 탐사자들을 억지로 진실까지 도달시키고 최종결전까지 반강요하는 전형적인 고전 CoC 시나리오 방식.

그 정점은 공포의 모 캠페인으로서 중요한 걸 잃어버리면 누군가가 친절하게 우편으로 보내주며, 심지어 최종 결전은

특정한 의식을 하면 발생하는데 안 하면 파티가 저주 걸린 상태라 큰일나고 뭐 그러던 극한의 레일로드 캠페인이었음. 

다만 이것도 다양한 상황에 대한 멀티 엔딩요소를 많이 추가하면서 2판에서 좀 많이 개선됨. 그러면서 페이지 수도

미친듯이 늘었다만.


멀티 엔딩 

일단 레일에 태우는데, 다양한 "탈선 상황"에 대해서 그 나름대로 엔딩을 마련해 주는 거. 예를 들어서 수상한 이웃을

조사하는 시나리오에서 "그냥 경찰에 신고하죠" 해서 신고를 했더니 며칠 뒤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이웃집에

들락거렸고, 그 다음 날 이웃이 "이사"갔으며 탐사자들에게는 후버형이 절대시계를 보내주는 걸로 끝내 버린다거나

뭐 그런 전개. 근데 이거 잘못 쓰면 누가 봐도 화장실에서 일처리 덜하고 나온 듯한 그런 인상을 주기 쉬운 게 문제.


트루 엔딩

CoC / ToC는 아무리 "샌드박스"를 주장해도 사실 비밀을 품고 시작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비밀에 도달하는 것이

트루 엔딩이라 볼 수 있음. 그래서 이걸 아주 기가 막힌 방법으로 때운 물건들이 좀 있는데.... 비밀이 될 만한 떡밥을

여럿 준비해 놓는 거. 마스터는 탐사자들의 선택에 따라 그 중에 몇 개를 골라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된다 이거지.


안티-클라이맥스

ToC 놈들이 좀 더 좋아하는 거 같은 방식. 클라이막스와는 반대로 결정적인 순간에 흐름을 확 끊어버리는 거임.

사랑만들기 대선생도 잘 썼는데, 예를 들어서 단편인 "그 집에 있는 그림" 은 분위기를 무시무시하게 끌고 가면서

비밀이 드러나는 도중에 갑자기 집에 벼락 떨어져서 붕괴엔딩으로 끝남. 이런 경우는 간단히 말해서 비밀까지만

폭로하고, 그 결과 반쯤 정신줄을 놓은 탐사자들의 후일담은 "너님들이 알아서 해라"라고 던져버리는 거.

훌륭한 멀티엔딩이지?


장면

일단 시나리오는 몇 개의 장면(Scene)으로 분할이 가능함. CoC에서는 쓰지 않는 방식이지만, 일단 설명하기에는

이쪽이 좀 더 편하니까 ToC의 장면 분할을 좀 빌려왔어. 각 장면에는 "목적"이 있고, 또한 탐사자들이 어떻게 거기에

"대응"할 지가 제시되어야 함. 다만 ToC에서는 나쁜 놈의 행동도 장면 취급을 하는데.... 굳이 그래야하나 모르겠어.

하여간 시나리오는 잘 뜯어보면 몇 가지 장면과 그 도중의 "생략 가능한" 상황들로 나뉜다고 보면 됨.


목적

장면의 목적은 쉽게 말해서 시나리오 진행을 위해서는 그 장면에서 탐사자들이 경험할 필요가 있는 요소를 말함.

탐색 결과 얻어지는 정보처럼 유익한 것일 수도 있지만, 뜬금없이 나오는 신화생물같이 별로 안 좋은 것일 수도 있음.

하여간 이런 경험을 마치면 그 장면의 역할이 다 하는데, 그러면 이걸 판정에 실패해서 놓치면 어떻게 해야하냐는 게

구판의 화두 중 하나였고, 결국 7판에선 Idea Roll의 개념을 바꿔서 이렇게 놓친 것을 다시 체크할 기회를 주게 됐음.


대응

CoC의 대응은 결국 판정으로 하는 거야. 그러니까 무슨 판정을 해 볼 것인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제시되어야 함.

다만 딱 한 종류의 판정만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건 좀 그렇고 2~3개 정도 내서 기회를 좀 더 주는 것을 추천함.

예를 들어서 "낡은 일기장"을 발견해서 정보를 얻는 장면이 있다고 치자.... 이 경우는 Library Use나 Spot Hidden을

기본적으로 선택지로 줄 수 있고, 혹은 "자물쇠로 잠긴 상자"를 하나 준비해 놓고 Locksmith로 상자를 따면 일기장이

나오게 할 수도 있음. 일단 저 중에서 가장 먼저 성공하는 판정 또는 맘에 드는 거의 보상으로 일기장을 주면 되는 거지.

물론 씹빌런을 자처하고 싶다면 "가시덤불 골짜기의 푸른 언덕"이라는 전설의 책을 흉내내도 될 거야.. 뒤는 책임 못 짐.

또한 이게 대응을 해야하는 게 "상대"인 경우, 그 상대에 대한 수치적 데이터를 시나리오 내에서 당연히 제공해야 함.


결과

일단 한 번 지나간 장면, 특히 일시적인 사건의 경우는 완전히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음. 그러므로 특정한 장면을 내면

이게 어떻게 끝나야 잘 끝났다고 해야하나...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그 장면이 전개상 원하는 방향으로 끝나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에 대해서 답을 준비하는 것도 생각해 볼 가치가 있음. 혹은 아주 중요한 내용이라면 그냥 레일-로드를 태워서

억지로 진행해 버리도록 하는 것도 한 방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