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 당신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얼마나 눈을 감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랜 시간 잠들어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미 한풀 꺾인 오후의 햇살이 당신의 눈을 따갑게 찌릅니다. 시린 눈을 비비며 당신은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당신이 앉아있는 곳은 숲 속의 작은 공터입니다. 정말 이상하네요. 당신이 살던 곳, 도쿄의 치요다 구, 카스미가세키의 건조한 콘크리트 정글에 이런 푸르른 숲은 없었는데 말이에요.


??? : ...뭐지. 꿈인가. @바닥을 쓸어봐요.


GM : 당신이 바닥을 쓸자, 오후의 햇살에 적당히 데워진 잔디가 당신의 손바닥을 간지럽힙니다. 이렇게 생생한 꿈은 당신이 살아온 17년 동안 꾸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생한 감촉이 꿈일리가 없어요.


??? : ...꿈이군. @벌렁 드러누워 눈을 감아요.


GM : 눈을 감았음에도, 당신의 눈꺼풀에 내리쬐는 햇빛은 당신을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해요. 문득, 당신이 조금전까지 누워있던 곳이 이 따뜻한 풀밭이 아니라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이었던 것이 기억나요.


??? : ...아스팔트 바닥에서 잠든 기억은 없는데....@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GM : 그리고 단편적인 기억이 마치 부서진 유리 조각에 빛이 반사되듯 당신의 머릿속에서 번뜩이기 시작해요. 날카로운 유리조각처럼, 그 기억들은 당신의 머리를 쿡쿡 쑤셔요. 평소와 같던 하교길, 길 건너편에서 자신에게 손을 흔들던 소꿉친구 히토미, 횡단보도의 빨간 불을 기다리지 못하고 당신에게 달려오던 히토미. 그리고 그녀를 덮치려던 덤프 트럭. 그리고 당신은 그 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죠. 몸이 먼저 움직였던 모양입니다.


??? : ...흥...시시한 꿈이군. 빨리 깨야지. 학교에 가려면 이런 시시한 꿈같은건 꾸고 싶지 않단 말이야. @눈을 감은 채 돌아누워요. 바닥이 뭔가 지나치게 푹신한 것 같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해요.


GM : ...


GM : 당신이 누운 풀밭의 풀들은 누구의 손길도 닿아본 일 없이 오롯이 홀로 자라온 연약한 풀들입니다. 당신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그 연약한 풀잎들은 조금씩 찢어져 당신의 교복 자켓을 푸르게 물들입니다. 풀들이 담고 있던 물은 당신의 자켓을 적시고, 당신의 셔츠에도 푸르게 물을 들입니다. 당신은 잠에서 깨어나려 - 혹은 꿈에서 깨어나려 애쓰지만, 교복이 축축해지는 탓에 어느쪽이든 달성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 ...초 리얼한 꿈이군...깨어나면 히토미에게 이야기해줘야겠어....@친구들에게 놀림받곤 하던 둔감 속성이 발현,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요.


GM : ...


GM : 당신은 그렇게 현실감각을 되찾기 위해 애쓰지만, 점차 깨닫고 있어요. 이 곳은 꿈도 뭣도 아닌, 기이한 곳이라는 것을요. 당신의 셔츠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축축함, 도쿄의 스모그 섞인 탁한 공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맑고 청량한 공기.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기이한 곳에 홀로 떨어져 있다는 것을 점차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해요.


??? : ...잠이 잘 오지 않는군. @누운 채로 눈을 뜨고, 품 속에서 지갑을 꺼내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낡은 가죽 지갑에서 학생증을 꺼내요. 이 꿈이 어디까지 구현해낼지 궁금해지기 시작해요.


GM : ((씨발새끼가...)) 당신이 꺼내든 학생증에는 당신의 약간 얼빠진 듯한 증명 사진, 그리고 당신의 이름이 선명히 새겨져 있습니다. 사립 오토노키자카 학원의 2학년, 키사라기 진. 당신의 신분과 이름입니다. 키사라기 진. 당신은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뇌리에 날카로운 비수처럼 박히는 것을 느낍니다. 그저 기억의 편린일 뿐인 그 장면은 마치 당신을 실제로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게 합니다. 당신이 본 마지막 장면은, 당신의 소꿉친구 히토미를 덮치려는 덤프 트럭 앞으로 달려들어 히토미를 밀치고, 덤프 트럭을 멍하니 바라보던 장면입니다. 그래요. 당신은 분명 죽었을 터인데, 어째서 살아있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해요.


키사라기 진 : ...덤프트럭에 치였었나, 나. 히토미...를 구하려 했단 말이야? 그럴리가. 나같은 '절약형 인간'이 그런 일에 힘을 쓸 일이 없잖아...? 그리고 히토미, 그 왈가닥 녀석이 덤프 트럭에 치인다고? 덤프 트럭이 히토미 녀석에게 치이겠지! @피식 웃고 팔다리를 쭉 뻗어 기지개를 펴요.


키사라기 진 : 이상한 꿈이군. 덤프 트럭에 치이는 꿈이라니. 덤프 트럭에 치여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뭐, 히토미 녀석은 좀 울어버리려나...나 참, 그 녀석은 혼자 둘 수 없는 녀석이란 말이야...그래도, 뭔가 살아있는 느낌은 드니,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은 맞는 것 같구먼. @손 안에서 학생증을 빙글빙글 돌려요.


키사라기 진 : 이왕 이렇게 된 거, 느긋하게 낮잠이나 한번 자볼까. 이런 느긋한 기분이 드는건 정말 오래간만인걸....@학생증을 품 안에 넣고 길게 하품을 해요.


GM : (저기요)


키사라기 진 : (?)


GM : (이제 그만하고 스토리 진행하죠. 키사라기 진 님 말고 2명 더 합류해야 하는데 개인 씬 너무 늘어지는데요.)


키사라기 진 : (제 캐릭터 원래 좀 태평하고, 느긋한 캐릭터라 그런 면모 좀 보이려고 신경 쓴건데 말씀 너무 무신경하게 하시네요.)


GM : (아니 아까부터 계속 현실 부정하잖아요.)


키사라기 진 : (캐메할때부터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세계에 떨어진 직후에는 히키가야 하치만 / 하세가와 코다카처럼 느긋하고 여유있고 약간 냉소적인 성격에서,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시마루 키요타카나 카미조 토우마처럼 과감해지고 열혈한 변화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려면 초반에 느긋하고 여유있는 성격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하는거 아닌가요.)


GM : (그것도 정도가 있죠. 계속 주변 상황이 이상하고, 현실같지 않다고 묘사하는데 자꾸 잠만 잔다고 하는게 말이 되요?)


키사라기 진 : (하...네 이제 움직일게요.)


GM : 당신이 그렇게 누워있는 동안,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고, 그 햇살의 마지막 조각이 당신의 이마를 붉게 물들이고 있어요. 곧 있으면 해가 지고, 이 숲에도 밤이 찾아올 겁니다.


키사라기 진 : ...일단 움직여볼까. 슬슬 배도 좀 고프고 말이야...@일어나서 바지를 툭툭 털어 풀잎을 털어내고 주변을 둘러봐요.


GM :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자, 당신이 누워있던 작은 공터부터 어딘가로 이어진 작은 오솔길을 발견해요. 그 오솔길말고는 이 곳으로 이어지는 길은 없어요. 이미 많은 왕래가 있던 듯, 풀잎 하나 자라지 않은 오솔길은 고운 모래로 덮여있어요. 신기하게도, 발자국은 없어요. 당신이 이 곳에 왔다면 당신의 발자국이라도 남아있어야 할텐데, 당신은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한 걸까요.


키사라기 진 : ...신기하군. @오솔길을 잠시 관찰해요.


키사라기 진 : ...생각하기 귀찮은데, 일단 따라가볼까. @오솔길을 따라 걷기 시작해요.


GM : ((...))당신이 오솔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디선가 달큰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아차려요. 당신이 언젠가 맛보았던 메이플 시럽의 맛이 그러했듯이, 달큰하면서도 어딘가 그리운 향이에요.


키사라기 진 : ...메이플...시럽인가...뭔가 그리운 느낌이 드는걸....@침을 질질 흘려요


GM : (왜 침을 흘려요?)


키사라기 진 : (맛있는 냄새라면서요.)


GM : (아니...아녜요. 걍 갑시다.)


키사라기 진 : (;;)


GM : 당신이 그 달큰한 향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당신이 난생 처음 보는, 기이한 집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입니다. 마을의 집들은, 당신이 보았던 그 어떤 건축물과도 다릅니다. 대지 위에 쌓아올려 지어진, 당신에게 익숙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 건축물들은...그래요, 마치 땅에서 솟아나온 듯 지어져있습니다. 집의 이음매는 매끈하고, 지붕은 마치 거대한 버섯의 머리처럼 부드러운 솜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집의 네 귀퉁이에 서 있는 기둥은, 땅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무처럼 땅에서 솟아나와 있습니다.


키사라기 진 : ...@집에 다가가 손가락으로 벽을 찔러봐요.


GM : 당신이 벽을 찌르자, 마치 양송이 버섯을 찌르는 듯한 촉감이 들어요. 부드럽고, 탱탱합니다. 당신이 손가락으로 벽을 찌를 때마다 벽은 찌르는 모양대로 푹푹 들어가지만, 곧 원래의 모양을 회복합니다. 이 집은, 버섯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키사라기 진 : ....버섯? @벽을 물어뜯어요.


GM : ((씨팔 진짜...))당신이 벽을 물어뜯자, 마치 버섯을 물어뜯는 듯한 촉감과 함께 벽의 일부가 떨어져나와요.


키사라기 진 : ....버섯이군 @버섯 조각을 뱉어요.


GM : 당신이 그러고 있는 사이, 누군가 당신에게 소리를 질러요. 그 쪽을 돌아보니, 늙은 노인이 당신에게 지팡이를 휘두르며 뭐라고 소리지르고 있어요. 당신은 귀를 기울이지만, 그 언어는 당신이 17년간 들어왔던 어떤 언어와도 달라요. 일본어는 당연히 아니고, 영어, 러시아어, 아랍어조차 아닙니다.


키사라기 진 : @지각 판정이요


GM : (님 아직 직업도 없는데 뭘 지각판정을 해요)


키사라기 진 : (아 아직 튜토리얼이지 ㅈㅅ)


GM : 당신은 그 노인의 삿대질을 보고 무엇을 하나요.


키사라기 진 : ...귀찮아질 것 같은데, 그런 건 흥미없어. @마을을 돌아보기 위해 등을 돌려요.


GM : 당신이 그렇게 등을 돌린 순간 당신의 뒤통수에 뭔가 날아와 부딪칩니다.


키사리기 진 : ...뭐야. @머리에 맞은 물건을 내려다봐요.


GM : 당신의 뒤통수에 맞은 건 작은 버섯입니다. 고개를 다시 들어보니, 당신 또래정도 되어보이는 소녀가 울그락 불그락하는 얼굴을 한 채 당신을 노려보고 있어요. 그녀의 왼손엔 작은 바구니가 있는데, 당신에게 던져진 작은 버섯이 가득 담겨있어요. 그 중 하나를 집어 당신에게 던진 모양입니다.


키사라기 진 : ...한번은 봐주겠어. @다시 돌아서 마을을 둘러보기 시작해요.


GM : (키사라기 진님.)


키사라기 진 : (넵)


GM : (뭔가 냉소적이고, 만사 귀찮고 따분해하는 캐릭터인건 괜찮은데, 이야기 진행은 해야죠...)


키사라기 진 : (아 중요 NPC였구나; 앞으로 미리 언질 해주세요.)


GM : ((하, 시팔새끼...)) 네 여튼, 당신 또래의 소녀는 당신에게 뭐라고 소리칩니다. 당신이 물어뜯은 벽과 당신을 가리키며 계속 삿대질을 하는걸로 보아, 당신에게 화가 난 듯 합니다.


키사라기 진 : ...이 것...때문인가...@허리를 굽혀 씹다 만 벽 조각을 집어들고 집의 뜯겨져 나간 부분에 대충 끼워맞춰요.


GM : 당연하지만, 그렇게 해서 벽은 수리되지 않아요. 당신의 침이 묻은 버섯 조각은 금새 툭, 하고 바닥을 떨어지고, 소녀와 노인의 삿대질과 언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어요.


키사라기 진 : ....어이, 미안하게 됐다 이건. @어깨를 으쓱해요.


GM : 신기한 노릇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앞에서 어물거리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언어를 듣고 있노라니, 뭔가 이해가 되는 듯도 합니다. 마치 당신이 즐겨 듣는 팝송에서 당신이 아는 단어가 드문드문 섞여서 대강의 뜻을 알게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당신의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는 이계의 단어는 당신에게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그 이해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 : &^$*@&^$그래서 @(%&*#%!!!!


??? : !&$*@$%당장 @#@(*%&#%할꺼 아냐!!!


??? : 왜 #@*%&*보고만 !#$있는데!


??? : 성의라도 보여야할거아냐!


GM : 마침내, 당신의 귀에 그 이계의 단어는, 더 이상 알 수 없는 언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기이하게도 당신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입을 열면, 그들의 언어를 숨쉬듯 자연스럽게 내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 이봐, 입이 있으면 말이라도 하라고!


키사라기 진 : ...미안하다. @고개를 살짝 숙여요.


??? : 뭐야 너, 그걸로 퉁치려는거야? 이 집을 키워내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 알기나 해?


GM : 소녀의 얼굴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터지기 일보직전입니다.


키사라기 진 : ....미안해. 어떻게 하면 내가 이걸 되돌릴 수 있을까?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해요.


??? : ...뭐야 너. 너 어느 마을 출신이길래 잘못을 되갚는 법도 몰라?


키사라기 진 : ...가르쳐 줘. 난 여기 처음인걸....@한숨을 내쉬어요.


??? : 무슨 소리야. 여긴 어떻게 왔길래 여길 처음이라고 해? @머리를 감싸며 뭐라 중얼거리다, 문득 고개를 들어요.


??? : 너...설마 저기서 온거니? @마을 뒤편의 오솔길을 돌아봐요.


GM : 오솔길에는 당신의 발자국만이 오롯이 나 있습니다.


키사라기 진 : ....하아....그래....어떻게 된건진 모르겠지만...난 저 오솔길을 따라왔을 뿐이라고...@한숨을 내쉬어요.


GM : 소녀의 곁에 서 있던 노인이 갑자기 거품을 물고 뒤로 쓰러지고, 소녀는 왼 손에 들려있던 버섯 바구니를 떨어뜨려요. 뭐라 말하려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 : ....라그나가....돌아왔어....


키사라기 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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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 비긴즈 -


* 통칭 좆그나의 탄생. 모든 ssul이 그렇듯 1%의 진실과 99%의 거짓이 섞인 ss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