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끝난 거 같으니 나도 생각 좀 정리해서 올려 봄. 맞나 틀리나는 잘 모르겠음.
PC들과 그 나머지
개인적으로는 커뮤와 TRPG의 가장 큰 차이는 룰의 유무나 그런 거 말고, 이야기 내 요소들의 관계인 거 같음.
특히 'PC'와 '그 나머지'와의 관계. 예를 들어서 커뮤에서는 기본적으로 특정 테마나 조건 같은 게 주어진 게 아니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PC > '그 나머지', 그러니까 사실상 모든 것이 PC들을 "어떤 의미로든" 어필해 주기 위한 도구인
관계가 성립되겠지만, TRPG에서는 PC 외의 요소들 = '그 나머지'들이 그렇게 순순히 해 주는 도구란 보장이 없음.
그래서 PC들은 '그 나머지'에 접근할 때 상황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로 갈릴 판정을 해야 하고, 그 과정 하나하나로
의도 내지는 예상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거.
또한 체크해 둘 점은 "어떤 의미로든" 어필해 준다는 건데, 이거는 내 캐릭터가 꼭 조낸 멋지게 활약하고, 승리해야만
하는 게 아닐 수도 있음. 예를 들어서 [단간론파]를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라면 검정(살인범) 역할을 맡은 캐릭터는
결국 얼마나 멋지게 처형당해서 죽느냐 / 들킨 직후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런 것들도 충분히 어필 요소가 되겠지?
서사성이 강조되는 RPG?
"던월 같은 데서는 마스터가 PC들 팬이 되라던데?" 같은 소리하는 놈 나올 거 같은데, 그것은 던월 특유의 개떡같은
설명 방식(사실 원칙이나 강령 내용은 AW랑 별 차이 없는데, 먼저 나온 AW쪽의 해설이 훨씬 잘 되어 있음)으로 인해
나온 좀 왜곡된 해석이고, AW에서는 저 원칙을 "애들 너무 빡세게 굴리지 마라. AW의 세계 = '그 나머지'는 PC들을
잡아먹으려 드는 구조인데 거기에다 너까지 그러면 걔들 그냥 X됨(plain fucked)"이라고 설명함. 나름 플레이어들이
이것저것 손댈 기회가 많은 AWE 기반 룰도 '그 나머지'들은 PC들에게 그렇게 만만한 위치가 아니라고 보는 거고,
그러니 PC들에게 기회를 주라는 그런 거지. 쉽게 말해서 마스터가 스크린 뒤에서 주사위 굴려서 봐주는 그런 개념임.
좀 더 덧붙이자면 던월이니 뭐니 하는 AWE 기반 룰 등의 "서사성이 강조된" 룰들이 나오고, 흥하면서 그런 스타일도
있을만 하다고 봐주게 된 거지, 고전적으로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아서 어찌어찌 쇼부를 보는 거 외의 선택지가 없는
룰만 굴리던 사람들 입장에서 커뮤 쪽의 PC > '그 나머지'로 보는 관점은 리얼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아닐까 싶음.
그리고 PC와 '그 나머지'간의 관계가 그렇지 않음에도 커뮤마냥 PC > '그 나머지'의 구도로 몰고 가려고 하면 대체로
'게임'의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고, 거기서 한술 더 떠서 다른 PC들도 '그 나머지'에 넣어서 자기 캐릭터를 어필하는데
쓸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하고 그걸 실천하려 드는 놈이 나와서 날뛰게 되면 이게 턀갤을 태우는 발암썰이 된다 이거임.
기본적인 '그 나머지'와 PC 사이의 관계, 나아가서 PC들간의 관계까지 망가지면 당연히 이야기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어져버리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런 걸 보면 가서 커뮤나 하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런 거라고 생각하고.
물론 데이터 위주의 룰도 아주 안전한 건 아니어서 극단적인 파워빌딩이나 어쩌면 더 끔찍할 Arseplomancer 같은 거
나올 수 있는데, 서플먼트와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얼마나 어떻게 쓸 지는 마스터가 통제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됨.
그러니까 결국 그런 건 못 막은 마스터 책임이 되는 거지.... 참고로 저 Arseplomancer 라는 건... 직접 찾아봐라.
갈등해결수단의 유무로 rpg가 게임으로 작용하게 해준다고 봄.
나는 저 관계의 차이로 "판정 메카닉"이 나온다고 보니 둘 다 별 차이 없는 논리 아닐까...?
그러고보니 별 차인없네
aw에서 그 나머지가 pc를 잡아먹으려 한다는 건 판정 실패하는 경우를 말하는 건가요?
판정에 실패하거나 부분적으로 성공하면 대가를 치러야 하고, 그 외에도 국면을 구성하는 위험요소가 무대 안 뿐 아니라 "무대 밖에서도 계속 움직이고 있을 거"라는 점도 고려해야 함.
니컬//아하... 캄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