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난 김에 시스템 소개.

아래에 OSR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은 초대 D&D 시절부터 그 틀만 살짝 바꾼(..) SF RPG도 제법 있었다고 한다
원래 SF팬이랑 판타지 팬이 그렇게 먼 건 아니고(가깝지도 않은 듯하지만),
사실 초대의 D&D가 순수한 판타지라기에는 좀 이상한 요소가 많이 있기도 했고,
한국에서도 D&D 밖에 없던 시절엔 D&D 고쳐서 SF도 하고 정치물도 하고 그랬다고 삼촌이 그랬어
당연히 그 시절에도 트레키랑 스타워즈 팬들(...은 딱히 별칭이 없나? 생각이 안 난다?)은 있었겠지

암튼 OSR의 영향을 받아 심플/간략화 된 RPG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마찬가지로 간결한 규칙의 SF도 꽤나 나오기 시작한 모양임
이 작품 자체는 OSR로 분류되지는 않지만(6개의 스탯이라든가 20면체라든가를 쓰진 않음)
그래도 이런 간략한 스타일 게임이 많이 보이게 된 건 그런 풍조와 관련이 있겠지
(일단 OSR 얘기하다가 생각 난 것이기도 하고)


암튼 원래 Tiny Dungeon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메카닉이 같은 게임이 있었고(당연히 배경은 판타지),
이 Tiny Frontier는 그 메카닉이 마음에 든 제작자가 라이센스를 받아서 낸 SF 규칙임
(Tiny Dungeon은 안 봤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전통적인 D&D와는 상관이 없고, 도리어 \'세계에서 가장 간단한 RPG\'라고 주장하던
근육.... 스트렝스 지상주의 RPG인 TWERPS랑 닮았음

이 TWERPS는 어떤 게임이냐면, 일단 87년에 나온 규칙인데,
게임에 능력치가 \'스트렝스\' 하나밖에 없고, 무슨 판정을 해도 스트렝스만으로 한다
사람을 꼬시건 패건 불 위에서 춤추건 간에 아무튼 스트렝스로 판정함
전투도 서로 스트렝스 판정을 한 다음 진 쪽이 (일시적으로) 스트렝스 1점이 감소하고 그러다 기절한다는
(따라서 한 대 맞을 때마다 현격하게 불리해짐;)
쿨하달까 제정신인가 싶은 그런 규칙임

그럼 이 규칙에서 캐릭터들은 어떻게 구분되느냐면,
직업이라든가 특기라든가 장비 같은 것들을 갖고 있으면 특정 상황에서 힘이 더 높은 걸로 취급하는 방식임
요리사라면 요리할 때는 힘에 +1 이라든가 뭐 그런 거지 (물론 요리를 힘으로 하느냐는 것에 대한 의문은 버려두고)


이 Tiny Frontier 같은 경우에도 저 TWERPS랑 거의 비슷한 철학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게임의 경우엔 \'판정에 사용하는 능력치\'라는 개념도 없다
게임 내에서 스탯이라고 부를 만한 건 종족 고를 때마다 정해지는 HP 하나뿐임
(그리고 공격에 맞을 때마다 1씩 줄어든다. 크으, TWERPS의 향기)

그럼 판정은 어떻게 하느냐면, 기본적으로는 2d6을 굴려서 5~6이 나온 게 하나라도 있으면 성공임
이건 섀도런이라든가 해 본 사람은 익숙한 방식이지?
그리고 행동의 난이도라든가 상황에 따라서 \'어드밴티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3d6을 굴리고
\'디스어드밴티지\'를 받는다고 판단되면 1d6을 굴림
행동 자체가 원래 어려운 걸로 취급되는 것도 있어서 그런 건 처음부터 1d6인 경우도 있음
어드밴티지를 받아야만 간신히 2d6을 굴릴 수 있는 거지
판정의 기본 메카닉은 이게 전부

그럼 캐릭터의 특성화는 어떻게 하느냐면,
일단 처음에 캐릭터의 종족을 고르고(SF답게 인간부터 시작해서 로보라든가 귀여운 파충류 같은 애들이 있다)
다음에 Trait이라는 걸 골라서 캐릭터 특화를 하게 됨
종족에 따라서 트레잇을 하나 더 준다거나(인간!) 그 종족만 얻을 수 있는 트레잇을 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음

짐작했겠지만 이 트레잇은 기본적으로(가끔 아닌 것도 있지만)
갖고 있으면 특정 판정에 대해 어드밴티지를 주는 게 대부분임
아크로뱃 트레잇이 있으면 텀블링, 멀리뛰기, 클라이밍, 균형잡기 등에 어드밴티지를 받는다는 식으로

이런 규칙이면 전투도 너무 단조롭지 않을까 싶은데,
의외로 고민의 여지가 있어서 나름 재미있을 것 같음(플레이 해 본적이 없어서 실제 어떨지는 모름)

전투 중에 캐릭터는 액션을 두 개 쓸 수 있는데,
이걸 써서 이동+이동을 하거나, 이동+공격을 하거나, 공격+이동을 하거나 공격+공격을 할 수 있지
그리고 이동과 공격을 제외한 스페셜 액션이 네 종류가 있는데,
1. 집중 - 집중해서 잘 때리기(..). 다음에 어택할 때 주사위가 4 나와도 성공한 걸로 취급함
2. 회피 - 너의 다음 턴 시작 전까지(어쩐지 친숙한 표현) 들어오는 공격에 대해서 1d6으로 판정해서 성공하면 데미지를 안 입음
3. 대기 사격 - 대기하고 있는 영역에 적이 들어올 때마다 디스어드밴티지를 받고 1회 공격 (역시 너의 다음 턴 시작 전까지라고 명시가 되어 있어야 할 것 같으나 일단은 없다)
4. 엄폐 확보 - 뭔가로 몸을 가려서, 특정 방향의 적들이 널 공격할 때 디스어드밴티지를 받게 함

액션이 2회니까
집중해서 공격을 하거나, 한 대 치고 회피에 집중하거나, 엄폐를 확보하고 회피하거나 하는 등으로 조합이 가능하고,
(집중해서 회피하는 것은 없다... 아니 외안되?)
여기에 트레잇 같은 요소가 더해지면 나름 고민할 여지가 생기는 거지
(예를 들어 버서크 트레잇이 있으면 공격에 디스어드밴티지를 받지만 데미지가 2점 들어간다!)


그 외의 장비들은 비교적 간결하게 처리 된 편이고
(예를 들면 원거리 무기의 사거리도 굳이 규정해 놓지 않음. 걍 넘 멀어서 절대 안 됩니다! 하는 게 아님 맞는다 수준)

추가 규칙으로 starship이랑 mecha가 있는데,
스타십의 경우에는 파티원들이 그 승무원이 되어서 각각 하나씩의 시스템을 담당하게 되어 있음
웨폰 시스템 담당이라든가 스러스터 담당이라든가 실드 담당 이런 식
스타십 쓰는 타이밍에서 그 시스템을 활용해야 할 때면 그 담당자가 판정을 담당하는 거지

메카의 경우도 거의 비슷하지만 이건 기본적으론 혼자 탑승



룰북 138p 중에서 여기까지 42p고, 이 뒤부터는 마이크로 세팅이라고 부르는 파트인데,
말 그대로 SF 시나리오의 참조/배경이 될 만한 설정 아이디어들이 정리되어 있음
개중에는 룰적 보충/수정이 들어가는 것도 있고(PC들 전원이 투기장 문화가 발달한 미래세계의 격투가라서
오행의 힘이 들어간 권법으로 싸우는 세계라든가...;) 아닌 것도 있음
킥스타터 달성 목표로 추가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써 낸 거라 아무래도 통일감이 없긴 한데,
흥미 요소 정도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
(그리고 당연하지만 영어맹은 이 파트를 대충대충 넘겼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서플리먼트?인지 단독인지 나온 Tiny Froniter:Mecha and Monster 라는 책도 있고
현재는 Tiny Wastelands라는 신작을 펀딩중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이다
아마 기본 메카닉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혹 흥미가 있다거나 한 사람은 참고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