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물건은 크툴루물 개괄서 겸 시나리오 작법서 중 하나인 크툴루 훔치기(Stealing Cthulhu).
크툴루 다크(Cthulhu Dark) 및 TOC용 순수주의 시나리오 4종 세트 등을 지은 그래함 웜슬레이의 작품임.
훔치기
여기서의 "훔치기"란 돚거위키를 흉내내라거나 그런 소리가 아니라, 적절하게 "원전의 텍스트를 차용해서 써라"란 의미임.
예를 들어서 를로이고르를 보자. 얘들이 뭐하는 놈들이냐면.... 일단 이글부터 읽고 오면 됨. 하여간 얘들은 많은 부분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우주에서 온 색채"와 대응되는 녀석들로, 보이지 않으면서 서서히 인간을 망가뜨리고, 보통의 방법으로는
때려잡을 수 없다는 점 등의 공통점을 가짐. 그래서 여기서는 우주에서 온 색채 줄거리를 바탕으로 좀 고쳐보는데....
1. 탐사자들은 황폐해진 농장을 방문함.
2. 심하게 일그러진 동물의 유해를 발견함.
3. 주민들도 다들 생기가 없고 이상해 보임.
4. 주민들이 지하에 뭔가 이상한 게 있다고 함.
5. 설상가상으로 주민들은 이상한 행동을 함.
6. 농장 다락방에서 기괴하게 변이된 인간을 발견함.
대충 이 정도는 색채나 를로이고르나 둘 다 할 수 있음. 다만 를로이고르가 색채에 비해서 강렬하게 어필하는 것은 대부분
생물이 막 저기 전쟁망치 동네 카오스 축복 받은 거마냥 변이되거나 혹은 이놈이 직접 염동력을 써서 때려부수는 쪽이니까
건물 붕괴엔딩이나 그런 걸로 처리하면 될 거고, 여기서도 그걸 언급함. 뭐 이런 식으로 소재를 설명하고 이거를 어떻게 잘
갖다 써야 좋은 시나리오를 짤 수 있을까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임.
시나리오 구성 조언
이것저것 좋은 말 많이 해주는데... 이것도 원전을 좀 파보면서 설명하는 쪽임. 예를 들어 "조사 안 함(Not Investigating)"
항목을 보면 "야 임마 러브크래프트 작품에서 조사 많이 하든?" 하면서 거기 주인공들은 사실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카메라맨' 급이라고 설명함. 근데 이게 시나리오에서는 그렇게 될 리가 없으니까 "소설의 주인공이 정보를 얻을 때마다
시나리오에서는 탐사자가 뭔가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해야한다"고 정리함. 쉽지? 뭐 이런 식임.
망할 놈의 각주
다만 이 책에 대해서 호불호가 가장 갈리는 것은 정신나간 각주로....
가운데에 보이는 손글씨는 낙서가 아님. 멀쩡히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의 일부임. 이게 왜냐면 이거 저자놈이
"이 책은 각주가 개쩜"하면서 책 낼 때 펀딩하면서 "50달러 이상 내면 그런 거 없는 버전으로 보내 줌"이라는
실제 크툴루스럽기 그지없는 만행도 저지름. 참고로 원래 책 받는 비용은 28달러였다. 그러면 이 책에다
낙서한 양반들이 누구냐... 케네스 하이트, 제이슨 모닝스타, 가레스 핸러핸으로 앞의 둘은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테고, 가레스 핸러핸은 첩보-크툴루-현대물인 라운드리 파일즈 RPG의 저자임. 쉽게 말해서 다들
RPG 덕력이 좀 되는 양반들 모셔다가 적은 거라 그냥 무시하기엔 그렇고 이걸 또 다 읽자니 필체가 거지같아.
크툴루 다크
이미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적이 있는 초경량 RPG인 크툴루 다크가 여기에도 실려있음.
3줄 요약
"나님 여기 나온 거 다 읽어봤고 알아서 써먹을 수 있음" 하면 안 읽어도 괜찮음.
고전적인 원전에 의존하려는 생각이 그다지 없는 사람도 딱히 안 읽어도 괜찮음.
영문판 손글씨는 솔직하게 읽기가 좀 귀찮은데 그냥 넘기긴 좀 아까운 거 같음.
구글느님이 손글씨 번역도 완벽해질 때가 되면 그때 고민해 봐야 할 책이로군...
거물 영감들이 또;;
근데 손글씨 몰라도 기본 내용은 읽는데 지장 없음. 근데 손글씨가 있다보니 전체적으로 느낌이 지저분함.
영어 손글씨 넘나 끔찍...
존나 멋진책이다 10000권 사고싶다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