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대충'이라는 부사를 붙여야 하겠지만

읽어 본 감상은, 좋은 느낌
내가 아포월드 엔진류는 던전월드를 약간 돌려본 게 다라서 애초에 제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는 점은 감안해 주고...



각 플레이북이랑 그걸 구성하는 액션(무브)도 납득이 가고 잘 정비되어 있다고 느꼈음
사이버웨어나 비클/드론 같은 것 유의미한 것들만 잘 정리해 두고, 괜한 디테일 제외하면서 고를 수 있는 폭은 충분히 확보해 둔 느낌

예를 들어 사이버암이 있으면 근력 강화, 내장 도구, 내장 무기 중의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사이버아이가 있으면 열영상이라든가 녹화기능이라든가 광량 조절 같은 옵션 중 두 개를 선택한다... 이런 식임

섀도런 같은 게임에서 리거 한다고 장비 좀 고르기 시작하면 한 세월이 가는데,
이 게임에서는 걍 태그들의 집합으로 비클을 장비함

형태 : 오토바이, 4륜, 호버크래프트, 보트, 헬리콥터 등에서 선택
디자인 : 레이싱, 여객 수송, 창고, 군용, 고급짐 등에서 선택
프로필 : (장점, 외견, 약점, 갑옷 등의 수치가 정해진 네 개 타입이 있음)
 장점 : 빠르다, 정숙하다, 튼튼하다, 거대하다, 오프로드, 적재용량 등에서 선택
 외견 : 고풍스럽다, 힘 세 보인다, 무장했다, 예쁘다 등에서 선택
 약점 : 느리다, 잘 고장난다, 시끄럽다 등에서 선택
 무기 : 머신건, 유탄 발사기, 미사일 런처 등에서 선택
(리스트 자체는 더 있음)

그러니까 여기서 '전투가 벌어졌을 때 벽이 되어줄 수 있는 튼실한 비클'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4륜, 군용, 거대하고 튼튼함, 예쁨(..), 머신건과 미사일 런처 장착, 대신 좀 느리고 시끄러움... 등을 섞어서 비클을 만들면 끝인 거지


여기에다 드라이버가 Street ride 액션을 얻으면 비클을 통해서 적을 무력제압(..)할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육체 능력치가 아니라 간지(style)(밖에 역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로 할 수 있게 되는 식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짐
간단간단


다만 해커 관련은 역시 좀 복잡하고, 추상적인 내용에 디테일을 어떻게든 붙이려다보니

전체적 분위기랑 다르게 자잘한 롤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인상을 받았음



캐릭터 구현에 있어서는 기대했던 대로였고,
아포월드 기반 게임들을 보면 게임 자체와는 별도로(AWE에 대한 내 공포와도 별도로)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을 참 잘 찍어서 명시해 뒀구나 싶은 부분이 보이는데,
(소개만 본 것이지만 월즈 인 페릴에서 기원이랑 열망으로 슈퍼 히어로를 정의하게 해 둔 부분이라든가)

이 작품의 경우에는 캐릭터의 디렉티브(방향성?)랑 기업과 연관짓는 방식, 그리고 각종 시계로 상황을 표시하는 방식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음

캐릭터는 플레이북에 따라 원하는 방향성을 고를 수 있는데, 이 방향성이 미션에 리스크로 작용하면(..) 경험치를 받음
인력 네트워크가 있다거나 할 때 그 네트워크의 일원이 문제를 일으킨다거나, 과거에 사기친 이력이 있는데 그게 드러난다거나 뭐 그런 경우
(마블 히로익 롤플레잉에서 마일스톤 거칠 때마다 경험치 받는 거랑 비슷한 느낌?)
리스크를 받는 거지만 경험치랑 관련된 거니까 당연히 플레이어는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싶고(..),
마스터도 경험치를 미끼로 합법적으로 위기를 늘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그 캐릭터가 갖는 방향성은 플레이어랑 마스터 양쪽이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겠지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일단 처음에 캐릭터를 만들 때 PC 한 명당 하나씩 기업을 설정하게 하고(물론 마스터도)

이 캐릭터들이 어떻게 그 기업과 연관되었는지 정하게 돼
그리고 돌아가면서 그 기업에서 어떤 일이 생겼을지를 설정하고, 그런 것에 따라서 자기 캐릭터는 또 어떻게 얽혔을지를 정하고,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 사이버웨어를 하나 얻을 때마다 반드시 어떤 기업과 어떤 관련이 있게 되도록 설정함
'아 피도 눈물도 없는 더러운 펑크 세계잖아? 난 어디와도 얽히지 않고 사이버개조에나 열중하며 고고하게 살겠음' 뭐 이럴 수가 없지
게다가 플레이 도중의 진행에 따라서 그렇게 설정된 기업들과의 연관성은 커지게 되니까,
전방위에서 적극적으로 기업과 얽혀들어가게 되는 거지

그리고 시계로 위협을 표시하는 방식은 본래부터 아포월드 엔진의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작전 실행에 들어가기 전인 밑작업 단계의 레그워크 클락이랑 실제 행동 시작시의 액션 클락이 따로 있어서,
밑단계에서 레그워크 클락이 채워지면 그에 따라 액션 클락도 함께 올라가게 됨
(주로 PC들이 이래저래 파고 다니는 게 드러나서 경계와 위협이 강화되는 거지)
이게 뭐? 당연한 거잖아? 라고 생각하겠지만 위협이 가시적으로 눈에 드러나는 건 플레이어들을 보다 플레이에 집중하게 유도해 주지
(덤으로 위협의 크기를 늘려도 '억 뭐야 이걸 어떡하라고'라는 말을 덜 듣게 해 줄 것이다)
이것과는 별도로 또 기업 클락이라는 게 있어서, 이건 세션의 내용과는 별도로 진행 단계가 계속 누적됨
그래서 완전히 찍힐 것 같다 싶으면 돈과 시간을 써서 잠복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자기 신변 보호를 해야겠지

이런 요소들은 사실은 시스템을 가리는 게 아니니까 어떤 플레이를 해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부터 적대시하는 기업/조직 설정하게 하는 정도는 실제로 쓰는 경우도 많을 테고)
이런 시스템들 찾아보는 보람을 느끼게 해 줌





플레이 자체는 기존의 사이버펑크물을 했던 사람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반대로 그런 쪽에 아예 미경험이라면 디테일함이 너무 부족해서 좀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드는데
그런 입장은 아니다보니 잘 모르겠다;;;

정보 수집/획득 같은 요소는 적당히 추상적인 게 실제로 굴리기 편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그런 부분에서는 이런 간결한 규칙이 더 장점을 갖지 않을까 싶기도 함






다만 그와는 별도로 이걸 잘 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좀 엄두가 안 나는데,
딱히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고정관념의 문제랄까...
턴 단위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의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예를 들면 시나리오 예시를 보면, 실수가 거듭되면 PC들이 납치하려고 하는 대상의 경호가 튼실해지는데,
섀도런에서 경호원이 늘고 장비가 튼튼해지면 대략적으로 어떤 난관이 될지 예측할 수 있지만,
아포월드 엔진에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감이 안 옴
MIX IT UP 액션을 여섯번 써서 제거하나? 아니면 범위에 데미지를 입힐 유탄이나 로켓런처를 발사해서 한 방에 잡으면 되나?
Cover entry 액션으로 홀드 여섯 개를 잡아서 가드 여섯명을 제거하면 되나?

이런 혼란에 빠져 있음
아 역시 이니셔티브를 굴리고 턴마다 행동 기회가 오는 그런 평등하고 민주적인 게임을 하고 싶다
이니셔티브는 인민의 평등권이란 말야...



뭐 이런 거야 나 개인의 문제일 것 같고, 게임의 로그 같은 걸(스프롤 아니라도) 참조해 보면 뭔가 답이 나오겠지






3줄 요약
번역기로 대충 읽은 것이니 내용의 진위는 책임질 수 없다 큰 오해가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읽어서 좋았다
스프롤 펀딩 하야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