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의 반댓말은 메인스토리 중심이야. 이것저것 쑤시고 다니면 쑤신 것마다 저마다 딴 떡밥이 나와서 막 세계가 확장해나가면 샌드박스고, 방법을 뭘 쓰든 플레이 내에서 건드리는게 다(혹은 대부분) 메인스토리와 관련지어진다면 샌드박스가 아냐.

레일로드의 반댓말은 유기적인 진행인 것 같아. 샌드박스와 그것이 아닌 것의 구분도 모호한 데가 있었지만, 이쪽은 더 모호해. 기본적으로 레일로드의 극단은 \'이 장면에서 플레이어는 오로지 한 가지 의미있는 선언을 할 수 있다\'인데 알겠지만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은 없거든.

소위 레일로드 파의 방안은 시나리오상에서 말이 되는 선택지들을 몇 개 만들어놓는다든가, 일어날 사건은 일어나지만 순서와 장소에 유동성을 준다든가 하는 방식이지. 행동을 받고 우회로를 파서 원래의 레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쯤 되면 유기적인 진행에 이미 한 걸음 걸친거야. 숙련된 마스터라면 부분적으로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을걸?

한편 \'나는 플레이어가 하는대로 다 따라가겠다!\'라고 하는 레일로드 극반대파도 그 이상에 이르기 어렵긴 마찬가지야. 훌륭하고 센스 있는 플레이어들도 세션의 엔딩이 어떻게 마무리 지어져야할지 생각하지 않고 마구 내달리는 경우가 많아. 완전 대책 없는 상황에서 \'그럼 다음에 이어서 합시당 ㅎㅎ\'라고 하고 싶지 않다면, 그게 단편이든 장편이든 어떤 이야기의 대단원을 맺고 싶다면 누군가는 결말에 대해 고민해야하고 보통은 그게 마스터의 역할이거든. 결정적인 갈래길(삼색똥?) 정도는 만들어둘 수도 있겠지만 클라이막스의 방향이 정해지고 나면 플레이어들이 어떤 진행을 하든 그쪽으로 유도를 해야하는 순간이 오지.

세 줄 요약
1. 샌드박스의 반댓말은 메인스토리 위주의 진행
2. 레일로드의 반댓말은 유기적인 진행
3. 극샌드박스파-극메인스토리파는 있을 수 있지만, 레일로드-유기진행에 있어서는 그 사이의 어느 중간 지점에 있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