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쯤부터 계속 신경 쓰이는 RPG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INDEX CARD RPG라는 거였음
신경 쓰던 이유는 뭐 특별한 게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얘가 드라이브스루 RPG에서 판매권 상위 랭킹에 올라와 있어서...
(지금은 3위까지 떨어졌지만 한 열흘쯤 전부터 사흘 전까지는 1위를 유지하고 있었음)
잘 팔려서 올라오는 게 뭐가 이상하겠냐 싶겠지만, 5달러 미만의 저가 랭킹이 아니라 일반 랭킹은
좀 유명한 타이틀이나 회사 관련작이 아니면 아무래도 올라오기 힘들거든
게다가 한 달 전에 올라온 게임인데 뭐여 이 리뷰 숫자랑 호평은...
16.5 달러라는 가격인데 보통 이 금액이면 메이저 라인업의 PDF 가격이라 좀 고민하다가 결국 사버림
사실 이 제작자는 2만명 정도 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고, 이전에도 INDEX CARD RPG라는 이름으로,
주로 던전 크롤 게임에 도움이 되는 일종의 플레이 도구?를 냈었음
(이걸 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폰이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회화는 완전한 호러의 영역이라 다 이해하진 못했으나,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나 같은 영어맹이라도
대략적인 감은 잡을 수 있을 것 같음
https://youtu.be/27vYSQrhxR4
(물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 게시물을 더 읽을 필요가 없음
제작자가 직접 1시간에 걸쳐서 설명한 유튜브 링크가 여기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zKxWoADJfs)
일단 중요한 게 뭐냐면, 아트랑 편집이 이쁘다! 아주 취향!
평범한 2단 편집이지만 흑백 아트가 잘 들어가 있고 중요한 부분마다 빨간 색을 적절히 넣어서 깔끔하고 이쁨 이건 중요하다
슥슥 넘기면서 보는데 일단 이것만 봐도 뭐 손해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RPG 시스템이니까 구성을 봐야 하는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OSR 냄새도 좀 나고 던전월드 냄새도 좀 나는(..) 시스템
일단 캐릭터는 전통적인 STR, DEX, CON, INT, WIS, CHA의 여섯 스탯을 가짐
여기에 포인트 6점을 넣고, 그 포인트 1점당 판정에 보너스 1을 받음
다만 이 시작시에 받는 포인트를 분배할 수 있는 곳은 이 여섯 스탯만이 아니라,
ARMOR와 EFFORT(이건 다시 넷으로 나뉨)라는 별도의 슬롯도 있음
ARMOR야 뭐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방어도를 말하는 것이고, 10+ARMOR 수치가 공격 받을 때의 방어도가 됨
이 EFFORT라는 게 이 룰의 핵심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판정법 단계에서 다시 말할게
포인트 분배를 끝내고 나면 장비와 마법 아이템, 클래스와 바이오폼(흔히 말하는 종족) 선택하면 끝
룰북 자체에서 판타지와 SF 세계관 양쪽을 지원하고 있어서,
판타지 세계의 클래스 9종은 가디언, 블레이드, 섀도우, 아처 이런 식이고,
SF 세계의 클래스는 탱크, 로닌, 고스트, 거너 뭐 이런 식임
클래스 고른다고 스탯이 변하거나 하는 건 아니고 마일스톤 리워드라고 해서 경험을 쌓을 때마다
특수한 아이템이나 능력을 얻을 수 있음. 이게 이 게임의 레벨업에 해당함
마찬가지로 종족도 판타지라면 엘프/드워프/소인/인간 이런 식이고, SF라면 랩토이드, 사이커, 제노 이런 식
판타지 세계의 종족은 철저히 스탯 증감에만 관여하는데 SF세계의 경우는 좀 더 소소한 능력이 붙음
그럼 이제 문제의 판정법인데,
기본적으로 성공 여부만 가리면 되는 판정은(Check) 20면체를 굴려서 나온 숫자에 자기 스탯 더해서 그게 목표치(TARGET) 이상이면 성공
이건 뭐 논할 것도 없이 간결한 방식이니 넘어가고...
전체 상황에 비해 어려운 판정이면 목표치가 일괄적으로 3 오르고 쉬운 판정이면 목표치가 3 내려가는 것도
D&D 5판에서의 Advantage&Disadvantage 개념에 익숙하다면 어려울 거 없고
(물론 D&D 5판에서는 주사위를 두 번 굴리는 것이지만, 이게 수학적으로는 ±4 정도로 알고 있음)
단순히 성공 실패만으로 끝날 수 없는 복잡한 판정은 ATTEMPTS라고 해서 다르게 취급함
뭐 이렇게 말한다고 어려운 건 아니고 판정 자체는 20면체 굴리고 적절한 스탯 더해서 목표치 이상이면 성공하는 건 같은데,
여기에 위에서 말한 EFFORT라는 게 반영됨
Attempts가 성공하면 EFFORT 주사위를 굴려서 그 숫자를 일정 수준 이상 누적시켜야 성공인 거지
이렇게 말하면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게 명중굴림한 다음 데미지 굴리는 거랑 똑같다는 걸
즉 이 게임에서는 이 데미지 굴림도 EFFORT 결정의 일종이고,
다르게 말하면 스킬 판정에 성공해도 데미지를 굴린다는 거지
(내 지론이 스킬 챌린지를 재밌게 하고 싶으면 스킬 판정도 전투처럼 데미지를 주고 받으면 된다이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
EFFORT는 Basic, Weapon, Magic, Ultimate의 넷으로 나뉘어 있음
일단 친숙한 Weapon은 말할 것도 없지? 기본적으론 데미지를 줄 때만 쓰이지만
뭐 문을 부순다거나 할 때도 써도 되겠지
이건 기본적으로 d6을 굴림
Magic 같은 경우는 마법을 써서 그 결과치를 구할 때 쓰는데(단순히 말하면 아케인 미사일 마법의 데미지라든가)
어떤 매직 아이템 같은 걸 갖고 있어서 그걸로 보너스를 받을 때도 이 수치를 씀
(절벽을 올라야 하는데 등반의 장화를 갖고 있다거나 한 경우)
기본적으로 d8을 굴린다 마법 만세!
Basic은 저 둘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 뭐 텀블링을 한다거나 정보 수집을 한다거나
그런 각종 상황에 씀.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냐만 맨손으로 어택해서 데미지를 줄 때도 이걸 쓴다
이건 d4
Ultimate는 뭐냐, 이건 주사위가 20 나왔을 때, 즉 크리티컬이 나왔을 때 쓰는 거임
크리티컬이 나오면 평소처럼 EFFORT를 굴리면서, 추가로 d12를 굴려서 더한다!
이 게임에선 HP든 난관이든 기본적으로는 1 Heart(10 포인트)를 갖고,
난이도는 소소하게 따지지 말고 걍 하트 단위로 올리라고 하는데(..),
Magic EFFORT가 d8인 걸 생각해 보면 Ultimate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지
(그리고 그렇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도)
캐릭터 메이킹 시에 이 네 개의 EFFORT에도 포인트를 분배할 수 있고,
그러면 그 결과값에 그만큼 +가 됨
그 외에는 이런저런 룰이 여럿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게임을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조언들임
거리는 Close/Near/Far로 간결히 구분한다거나,
이니셔티브는 전원이 20면체 굴려서 높게 나온 사람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돈다거나
(이게 파티 게임에서 유용한 방법이라고 덧붙임.
전원의 행동순을 고려해서 마스터 다음에 반드시 사제가 힐을 할 수 있도록 GM 옆에 앉는다거나),
물론 죽음이라든가 회복, 루팅 등에 대한 룰도 있음
그 다음부터는 이제 마스터를 위한 섹션인데 이 부분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괜찮음
우선 세계 설정 파트가 있어서 알프하임이란 이름의 판타지 세계/워프 셸이라는 SF 세계 설정이 있는데,
그냥 대략적인 지역 소개 다음에 그 지역에서 써먹을 수 있을 법한 소재를 셋 정도씩 정리하고 있음
다음은 딱히 이 시스템 아니어도 모험물 계통이라면 써먹을 수 있는 각종 팁과 조언들인데 이게 상당히 좋다
적어도 이 후반부 섹션만 떼어서 마스터 지원 책으로 내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
예를 들면 일반적인 인카운터 패턴 같은 것도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해 주고 있는데,
(종수 자체야 10종 정도니까 그리 많지는 않으나)
숙련자야 당연히 아는 것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실용적이고 도움이 될 듯해
자잘한 옵션룰도 맘에 들고
다음엔 몬스터들과 아이템들이 실려 있음
아무래도 이 숫자들은 다소 부족한 감이 있어서 역시 초보용 게임은 아니다 싶지만(어딘가에서 컨버트를 해 와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조언이 붙어 있음
그리고 암튼 그림이 취향이야! 이건 중요하다!
정리하자면,
간결한 룰을 가진 20면체 기반 모험물 RPG라는 점에서는 OSR의 냄새가 나고,
스탯의 상승보다는 할 수 있는 액션의 증가로 성장을 대신한다거나 간결화의 방법론에서 던월의 냄새도 좀 나면서,
시스템을 가리지 않고 유용한 자잘한 팁도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음
이런 작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체크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좀 길게 써 봤음
일단 저거 올해 5월인가 나왔으니 그 영향도 있겠지.
지난달 22일쯤인가 나온 것 같더라구. 순위야 그렇다쳐도 리뷰수가 굉장해서 결국 유혹에 졌다...
디자인 이쁘다
구글번역기 중독자가 또..
인터페이스 2.0 패파판이 마침내 나왔다. 오늘도 번역기 님을 재우지 않겠어…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