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새로 or 구인을 해서 자기 소개를 하고, 캐메를 하기 전에 잠시 잡담을 하고 있었다. 라그나 썰을 쓰기 전이었고, 그 당시에도 나는 가끔 같이 하던 팀원들에게 내가 겪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을 적절히 각색해서 이야기 해주곤 했다. 물론 그들은 아주 좋아했고, 이번에도 그 얘기를 해주면 재밌을거라 얘기했다.

내 기억으론 사막 마을이야기와 b급 용병 이야기를 적당히 섞어서 해준것 같다. 팀원들은 아주 좋아했고, 몇 명은 나를 위로했다. 끔찍한 일을 겪으셨다고.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였다고.

그리고 한 명, 유독 분개하던 친구가 있었다.어떻게 그런 끔찍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냐고. 자기는 그런 사람 만나면 바로 뭐라 하고 플레이를 중단시킬거라고 분노에 찬 열변을 토해냈다.

나는 과열된 분위기를 식혔고, 캐릭터메이킹을 시작하기로 했다. 근데 그 분개하던 친구가 미리 캐릭터 메이킹을 해왔다길래 먼저 그 시트와 설정을 봤다.

요약해보자면 일본 만화  \'신시아 더 미션\'에 나왔던 인상적인 캐릭터 \'브리깃 맥라우드\'를 그 당시 사용하던 룰에 끼워 맞춘듯한 캐릭터였다. 나는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백지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기존에 존재하는 확실한 캐릭터로부터 모티브를 얻는 것이 캐릭터성 구축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물론 그 친구는 사라졌다. 그 캐릭터의 목적은 모두 함께 어떤 캠페인을 달성하려고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라, 그 친구 본인의 \'결손 모에\'를 충족시키려고 만들어진 캐릭터였으니까.

왜 그 친구가 기억에 남냐면, 그 팀에서 발암 이야기에 가장 분개했던 친구가 그 팀에서 가장 이질적이고 욕망에\'만\' 충실한 캐릭터를 하고자 했던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 때 깨달았다.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은 스스로 깨닫기 아주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이후로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아주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했고, 내게도 몇 가지 아주 좆같은 면모가 있음을 깨달았다.

여러분, 피드백과 심리 상담은 아주 신기한 경험입니다. 받아들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