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아래 떡밥에 장작이 모자란 거 같으니까 던져보는 잡설.
아래 떡밥에 대한 나의 답은 간단함. AWE 계열같이 마스터가 주사위를 안 굴린다거나 그런 식으로 클로즈드 다이스를
막은 게 아닌 룰이면, PC들 +자기 자신에게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를 물어보고, 자신 외의 누군가가
그렇지 않다고 답하면 "적당히 클로즈드 다이스를 써 보겠다"고 하면 됨. 만약 남들은 모두 동의했는데 자기가 어렵다고
느끼면 일단 플레이어들에게 양해를 구해 보고. 자신까지 모두가 거기 동의했다면 "완전히 오픈 다이스를 해도 되겠냐"고
다시 물어보면 됨.
주사위를 굴리는 상황 - 마스터는 언제 무슨 주사위를 굴리는가
이게 클로즈드니 오픈이니 논하기 전에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할 중요한 부분임. 예를 들어서 AWE 계열이나 블랙 핵
같은 경우 사실상 마스터는 주사위는 하나도 안 굴리고 입만 잘 털면 돼. 그런 경우에는 오픈이니 클로즈드니 그런 것을
따질 필요가 없겠지. 다른 게임들의 경우를 생각해 봐도 당연히 'NPC를 조작할 때 굴리는 거 아니야...?'라고 할 텐데
그게 뜯어보면 좀 목적 같은 게 달라짐.
전투와 피해
쉽게 말해서 마스터는 PC들을 줘팰 때 아마 가장 많이 주사위를 굴릴 거임.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요약하면 마스터가
"이 새퀴들을 살려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됨. 그러다보니까 PC가 무슨 파리 목숨처럼 죽어나가도 되는 룰이 아니라면
대개 PC들을 죽이거나 재기불능으로 만들만한 상황에서는 좀 고민할 수밖에 없음. 극단적인 예로 절해고도를 배경으로
클로즈드 서클 플레이를 하는 중에 누군가의 PC가 죽어버리면 걔는 손가락만 빨아야 되잖아. 절해고도 배경을 정해 둔
이상 뜬금 없이 딴 사람을 갑툭튀시키는 건 너무 작위적일테고.
NPC측의 대응 (비전투 상황)
쉽게 말해서 PC가 NPC를 상대로 뭔가 비전투적인 행위를 할 때 거기에 당하는 NPC가 주사위를 굴려보는 룰이 있는 경우.
전투나 피해는 위에서 설명했지? 대략 CoC 7판의 "대항 굴림" 같은 게 이 포지션이야. 이쪽의 포인트는 비전투 상황이라는
건데, 따라서 이런 "대응 상황"은 대개 뭔가 "연출"을 위해서 적용되는 거라고 보면 됨. 따라서 그 연출을 마스터 마음대로
용이하게 하고 싶다면 주작질이 가능한 클로즈드 다이스를 쓰는 게 나음. 반대로 이런 비전투적인 연출은 실패한다고 해서
바로 누가 죽고 그런 게 아닌 경우가 많으니까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좀 남겨 줘도 상관은 없겠지.
주사위를 굴리는 목적 - 상황의 연출과 통제
결국 마스터가 주사위를 굴리는 목적은 "일종의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임. 그렇지? 그래서 이걸 얼마나 중요시하는가도
클로즈드 다이스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영향을 많이 주게 됨. 예를 들어 마스터가 시나리오의 특정 상황까지 PC들을
데려가서 "진실"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 이전의 "위험한(혹은 중요한)" 상황 대부분을 클로즈드 다이스로 처리하려 들겠지.
반대로 그런 게 너무 작위적이라고 생각된다면 도중에 그냥 오픈 다이스로 상황이 제멋대로 바뀌는 걸 감수할테고.
근데 여기서 마스터에게는 문제가 생김. "너 그래서 제멋대로 바뀐 상황을 통제하거나 혹은 원래대로 돌릴 수 있냐?"는 거.
없으면 그냥 중요한 거는 클로즈드 다이스로 처리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음. 특히 너님이 시나리오 보면서 레일로드를 타는
그런 경우에는 말이야. 결국 오픈 다이스로 주사위를 굴린다 / PC들만 주사위를 굴린다 그런 건 이럴 때 다 마스터가 입을
털어서 해결하는 게 전제거든! 그러니까 그럴 깜냥이 안 되면 클로즈드 다이스 쓰고 좀 안락하게 진행을 하는 게 좋음.
정직해 보이기
누군가는 클로즈드 다이스를 쓰는 거 자체가 "부당해 보인다"고 할 텐데, 대개 이거는 클로즈드 다이스를 사용하는 것의
본질을 뭔가 좀 다르게 받아들인 거임. 원래 클로즈드 다이스를 쓰는 목적은 대부분 PC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주작하려는게 목적이니까 부당하다고 하면 마스터한테 부당한 거지 플레이어들한테 부당한 게 아니거든...? 플레이어한테
부당하게 느껴지는 상황은 그런 거 안 쓰고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음. 어쨌거나 "아 몰랑 아무튼 주작 아무튼 나쁨"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능한 정직해 보이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함. 아니면 그냥 "지하실의 쇼고스" 같은 것을 꺼내고서
그렇게 좋아할 오픈 다이스로 "정직한(공정하다고 한 적은 없음)" 전투를 하게 해 주던가.
결과 수치의 제시
클로즈드 다이스라고 해서 "네, 실패했네요" 하고 땡처리하지 말고, 항상 "정확한" 주사위의 결과 수치를 보이는 게 좋음.
이러면 클로즈드 다이스에 대해서 적응이 덜 된 플레이어들한테는 조금이라도 더 "정직해" 보이거든. 물론 네가 얼마나
"정직하게 하는" 지는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알겠지만 말야 ^^. 누군가가 주사위 결과 자체를 눈으로 보고
싶어한다면 굴리고 난 뒤 결과를 공개하기 전에 살짝 주사위 눈을 바꾸고 보여주면 돼. 근데 클로즈드 다이스 써 봤다면
이건 다 아는 거지?
클로즈드 다이스와 "마스터의 진실성" 구분시키기
이거를 가끔 헷갈리는 사람이 있나 본데, "나레이션", "배우", "무대 뒤의 장치"가 있는 연극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
여기서 "배우"는 충분히 무대 위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위치고, "나레이션"은 원래대로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위치임.
그리고 "무대 뒤의 장치"는 노출될 필요가 없지만 연출을 위해서 작동하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고. 그래서 이거를 TRPG에
대입하면 "배우" = NPC 등 / "나레이션" = 마스터의 직접적 설명 등 / "무대 뒤의 장치" = 세션 전개를 위한 요소들 정도임.
그러니 여기서 마스터가 진실성을 갖고서 확실하게 진실을 말해야만 하는 건 "나레이션"뿐이야. "배우"가 거짓말을 해도
그것을 의심할 충분한 근거를 같이 제시하면 플레이어들이 그 발언이 거짓이란 점을 알 수 있을테고, "무대 뒤의 장치"는
세션을 진행하는 동안 계속 움직이겠지만 그 과정을 플레이어들에게 굳이 전부 보여 주거나 말해 줄 필요까지는 없거든.
이런 거만 구분을 잘 시켜도 클로즈드 다이스에 대한 반감은 좀 줄어듬.
3줄 요약
마스터가 언제 무슨 주사위를 굴려야 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걸 클로즈드로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감이 옴.
레일로드를 타려고 하거나 내가 상황을 제대로 통제할 자신이 없다면 클로즈드 다이스를 쓰는 게 훨씬 안정적임.
클로즈드 다이스 = "마스터가 세션 중에 PC들에게 사기를 친다"와 같은 의미가 아니란 걸 이해시킬 필요가 있음.
P.S
그리고 아래에 누가 CoC 이성 판정 4연속 펌블을 예시로 적어뒀던데, CoC의 이성 판정은 판정시 잃게 될 이성 수치만
키퍼가 제시하고 주사위를 굴리는 판정 자체는 순수히 그 탐사자의 몫이니까 여기에 어울리는 소재라기엔 좀 그런 듯.
물론 키퍼가 주사위를 굴리는 놈 본인도 결과를 알 수 없게 한다면 모르겠다만.
양질의 글 항상 고마웡! 양...질....
이 글은 좋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