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점액질의 액체를 봤어요. 먹고싶단 생각이 들까요? 전혀 아닐 거에요.

그렇다면 높은 곳은 어때요? 높은 곳에 위험하게 있고 싶은 사람 있어요? 아닐 거에요.


이런 것들은 학습되지 않아도 아는 공포들이에요.

크툴루가 말하는 근원적 공포란 이런 것들이에요.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안보이거나, 노을빛 배경만 두고 게임을 해서 눈이 아프면 사람은 피로해져요. 스트레스를 받죠.

스산한 브금이 내내 깔려있으면 사람은 피로해져요. 스트레스를 더더욱 받는 거에요.

게다가 엄청 높은 곳에 있어요. 높은 곳 아래는 녹색 점액질로 가득 차 있어요. 내려가기 정말 싫어져요.

그런데 점액질이 순식간에 차올라서 내 발 밑까지 왔어요.

그 순간 배가 너무너무 고파지는 거에요. 먹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만큼...

나도 모르게 점액질을 떠서 입으로 집어넣어요.


그 맛은...


우웩. 역겨워요.


이런게 러브크레프트가 생각한 근원적 공포란 거에요.



기생수 아시죠? 어떤 괴물이 수시로 사람의 귀로 들어가서 뇌를 파먹고 기생수가 된다고 생각해봐요.

얘네들은 피를 안흘려서 사람끼리 만나면 손 끝을 그어서 피를 보여주는 의식이 생겼어요.

일행도 이 의식을 통과해 영주의 환영을 받으며 성 안으로 들어갔는데, 어느 시점에 영주의 행동이 이상한 거에요.

그래서 영주에게 의식을 요구해요. 영주가 자신의 손을 가르자 빨간 액체가 손가락으로부터 나와요.

모두가 안심하며 마음을 놓았는데 누군가 영주의 핏방울과 영주의 손이 가느다란 빨간색으로 이어져있다는걸 발견해요.

그 순간 일행 중 하나의 대가리가 날아가요.


일행은 성에서 나와서 도망쳐요. 안개가 자욱한 곳이에요.

이제까지 믿고 의지한 동료들끼리 다니는데 하나씩 기생수에게 잡아먹혀요.

소변을 본다며 멀어졌을 때, 제일 뒤에 있던 놈이, 자고 일어났을 때 각각 잡아먹히는 거에요.

나 자신도 자다가 귀로 들어오는 그것을 발견해요. 깜짝 놀라서 뭉개버리겠죠.


길잡이도 기생수에게 먹혀서 길도 못찾고 안개속에서 헤메이게 되요. 배가 점점 고파오다가 네-쨩이 위에서 말한 상황이 찾아와요.


이런 식이면 사람이 미치지 않을 수 없어요. 브금과 묘사가 적절하면 PC가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지엠이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에 달려있는 거에요. 너무 웃고 떠들거나 분위기를 쇄신하려 들지 말고.

그냥 집중해서 즐겨보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