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월 굴리는 법 많이 올라왔지만 새벽에 할 일도 없고 함 심심해서 함 써봄
스토리 짜오지 말기
던월은 스토리를 준비하지 말라는 얘기가 룰북에 명시가 되어있다. 아포월도 그렇고. 스토리를 준비하지 말라는 건 플레이어가 무엇을 하게 될 지. 즉, "해결법" "진행루트"같은 걸 정해오지 말라는 뜻임. 실제로 룰북에서 준비해오라고 하는 국면과 위험요소를 읽어보면 "장애물"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음.
추가로 던월은 몬스터마다 HP도 다르고 공격력도 있고 하니까 걍 몬스터 한두개 뽑아놓고 데이터 뽑아놓는게 편할거임. (사실 던월 맘에 안드는 이유 중 하나. 즉석 NPC 만들기가 좀 귀찮음. 사실 걍 귀찮으면 몬스터 HP고 뭐고 안정해놓고 적당히 맞으면 죽게 만들어도 됨. 알게 뭐야?)
원본인 아포월에선 삶에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이니까 좀 더 명확한 느낌이지만, 던월에선 주인공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남겨진 인류가 아니라 유능한 모험가이므로 이런 동기유발 측면에서 좀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러니까 배경설정에 잘 엮어넣는게 중요한데...
죽고 싶으면 가만히 있기
시작은 긴박한 장면으로 하라는 이유는 이 동기유발때문임. 뭐든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하면, 죽기 싫으면 뭐든 할테니까.
배경설정도 다른 룰에 비해 길게 안짜니까, 이렇게 일단 행동을 하면서 성격이나 디테일이 점점 채워지게 됨. 떡밥같은 것도 정리가 되고, 즉석으로 설정도 이것저것 세우게 됨. 일단 뭔가 해야하니까. 중요한 건 뭔가 하게 만드는 거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에 페널티를 가하는 것임.
잘 상상이 안가면 걍 시한폭탄 하나 놓고 시작하셈;
일단 쑤셔넣고 메꾸게 하기
근데 그 긴박한 장면에 넣어서 행동하게 하려면 일단 장면에 쑤셔넣어야하는데, 그럼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개연성을 요구할거임. "제 캐릭터는 왜 도끼를 든 오크에게 쫓기고 있는거죠?" 그럴 때 룰에서 권장하는 방법이 플레이어에게 질문을 되돌려주라는거. "그러게요? 왜 쫓기고 있죠?"
왜 이런 방법을 쓰게 하느냐면 다른 룰마냥 마스터가 줄줄이 읊어주면 마스터가 서술로 캐릭터를 [캐붕]시켜버리거나 플레이어들이 [납득 못하는 상황]이 오기가 좀 쉬움. 왜냐면 [진짜 개연성없이 상황에 꾸겨넣은 게] 맞으니까.
[실패 예시]
마스터 "당신은 오크 그럭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왜냐면 당신이 그의 아내를 유혹했거든요."
플레이어 "네? 제 캐릭터는 유부남의 아내를 건드리지 않아요!"
이렇게 될 수 있단 얘기. 플레이어가 그냥 참고 넘어갈 순 있지만, 어쨌던 이런 식으로 꾸겨넣어지면 그렇게 유쾌하진 않겠지? 그렇다고 일일히 따지면서 가면 진행도 오래 걸리고 짜증나고 귀찮음. 이렇게 [캐붕]시키는 대신 [플레이어 스스로 질문에 답하게 만들어서] 상황을 설명하면 확실히 편함.
[성공 예시]
마스터 "당신은 오크 그럭에게 쫓기고 있어요. 왜 쫓기고 있죠?"
플레이어 "아, 제가 놈들의 노예를 풀어줬거든요 ㅎㅎ"
물론 플레이어가 협조성이 있어야함.
[분노 예시]
플레이어 "아니, 제 캐릭터는 절대 오크에 쫓길 일이 없는데요?"
마스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긴다면?!"
플레이어"절대절대 안쫓기는데요!!!"
이래버리면 d4를 미간을 노려서 던집니다. *농담*
이런 짜맞추기식 설정이 던월, AWE에서 쓰는 역질문의 강점이기도 함. 장면마다 그럴싸한 이유가 생기니까. 대신 짜맞춘 이유지만. 적어도 "어 그럼 이제 우리 같이 다닐 이유 없지 않나" 하는 상황을 대처하기가 좀 편함. 마스터가 고개 들이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다니는 이유는?!"해버리니까. 물론 협조가 필요하고.
아무렇게나 해도 해결이 되기
위에 말했다시피 스토리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건 해결방법을 정하지 않는다는 것임. "오블리비언 게이트를 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마틴에게 드래곤파이어 아뮬렛을 입히는 것이다" 이런 거 준비하면 안됨. 근데 이런 식으로 해결방법을 안 정해놓으면 플레이하다가 막힐 수가 있겠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라서 말이야.
마스터가 해결법을 준비 안한 만큼 그냥 플레이어들이 해결법으로 미는 걸 같이 미는 것이 편함. 룰 데이터가 탄탄하거나 시나리오로 세밀하면 당연히 거기서 해결을 보면 됨. 근데 던전월드는 그렇지 않지? 그래서 [마스터가 생각한 해결법]과 [플레이어들이 생각한 해결법]에 괴리가 있는 경우도 많음. 이런 괴리가 있을 때 [마스터가 생각한 해결법]으로 진행해봤자 플레이어들은 [플레이어들이 생각한 해결법]이 더 그럴싸하다고 여기겠지? 그러니까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주는거.
그래서 AWE는 기본적으로 액션을 성공하면 결과가 좀 셈. 2d6 굴려서 10+만 나오면 어떤 난관이든 헤쳐갈 수 있도록 되어있음. 뭔가 막히면 뭐든지 주사위만 굴리면 어떤 식으로든 계속 이야기가 굴러갈 수 있도록 장치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셈임.
하고 싶은대로 해준다고 하면 벌써부터 플레이어들이 무슨 깽판을 칠지 걱정되는 마스터들이 보일텐데 그래서 마스터에겐 궁극기인 [어떻게요?]가 있음. 뭔가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한다고 할 때, 안돼요 라고 하면 반발할테니 [어떻게요?]로 우회해서 가라는거. 이렇게 어떻게요 어떻게요 하면서 돌다보면 [말이 안되어보이는 방법도 시행할 방법이 있는 경우]도 많음.
[예시]
플레이어 "TRPG 마스터링하고 있는 김철수의 치킨을 몰래 하나 먹을게요."
마스터 "김철수는 지금 치킨을 주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먹나요?"
플레이어 "라그나라는 캐릭터가 세션에서 날뛰게 만들어서 김철수가 이성을 잃게 만들게요."
마스터 "좋습니다. +혼모노로 판정합니다..."
그럼 뭔 재미임?
이야기는 하면서 짜맞추면서 정하는거고, 주사위 나와서 판정 성공하면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고, 전투도 대충이고, 도대체 이거 뭔 재미로 하는거임? 할 사람이 있을거임. 놀랍게도 AWE는 구체적으로 [이거 뭔 재미로 합니다]를 룰에서 밝히고 있음. 던월 서문을 보자.
(1) 주인공들이 놀라운 일들을 해 내는 것을 보자 - 문제의 해결방법을 안 정해왔으니, 플레이어들이 얼마나 이상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는지를 보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라는 뜻. 외눈오우거를 황사로 물리친다던가 하는거 말이야.
(2) 주인공들이 함께 싸우는 것을 보자 - pc의 동기가 짜맞춰지면서 점점 얽히다보니 PC간의 상호작용이 좀 큰 편임. 그니까 얘들 인간관계를 처음에 복잡하게 설정을 안해도 이렇게 점점 짜맞추면서 PC들 설정이랑 관계 복잡해지는거 보면서 즐기라는뜻
(3) 세계에 탐험할 곳이 아주 많이 남았다. - 니들 중세판타지 좋아하지? 라는 뜻 ㅎ
던월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요 ㅡㅡ
라고 댓글 다실 분들은 다 같이 던월 제대로 하는 법을 공유하실 시간임둥. 사실 나도 던월 말고 AW 굴림.
왜 이런 거 진지하게 쓴다 싶으면 결론이 AW로 귀결되는 것인가...?
정리하느라 수고했네... 결국 던월은 던월 스타일의 캠페인을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팀을 짜는게 왕도인 듯. 자기랑 안맞는다 싶으면 그냥 다른 시스템 쓰면 되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