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추리물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끄러운 물건이었다. 더 적당한 표현이라면 어설픈 미스테리물이겠지. 


그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단서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추리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세션상의 세계관 지식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사망자의 시체 옆에 핀 "빅부랄"이라는 식물을 보고 자살이 아닌 타인에 의한 독살임을 추리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을 만든다손 치자.  


하지만 그 과정을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이 빅부랄꽃이라는 식물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만 했다. 


그렇기에 세션을 시작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언급을 해주거나 근처에 있는 책을 뽑아서 읽어보거나 NPC에게 물어가며 알아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루즈해지는 감이 적지 않았다. 차라리 일본제 COC 시나리오처럼 적당한 장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떠먹여주면 좀 더 쉬웠을까? 


가끔 정 막힌다 싶으면 별 의미 없는 판정을 하는 것으로 '사실 플레이어가 알고 있던 지식이었다, 머가리가 빠가사리라 잠시 잊었을 뿐' 


이런 방식으로도 나가보았는데, 판정을 하는 것으로 추리를 생략하고 고민할 거리 없이 단서만을 물어온다면 정말 추리물로서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TRPG니께 주사위는 굴려야지


아무튼, 서너세션에 걸친 추리 세션은 호탕한 PC 한명이 복상사하고 무고한 여자아이 한명은 PC의 공격에 심장이 터져서 죽었으며 


악당으로 추정되던 용의자는 제자리에서 펑 터져서 육회가 되었고 수십명의 시민이 헬하운드에게 개죽음을 당하는 결과로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