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바다 한가운데 뗏목을 타고 흘러가는 난파선의 뱃사람보다도 나는 훨씬 더 외로운 처지였다. 


그러니 이상한 작은 목소리가 나를 불러 깨웠을 때 나는 얼마나 놀라웠겠는가.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했다.


"저..... 세션 한 번만 돌려 줘요!"


"뭐!"


"세션 한 번만 돌려 줘....."


나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벌떡 일어섰다. 

플레이어에게 나는 세션을 돌릴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대답했다.


"괜찮아. 세션 한 번만 돌려 줘."


나는 한 번도 세션을 돌려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단 두 가지 룰 중에서 하나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 

알 수 없는 [면모]들로 가득찬 페이트코어 룰을. 그런데 놀랍게도 그 플레이어는 이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아냐! 아냐! 난 페이트코어가 싫어. 퍼지다이스는 아주 위험하고, 면모는 아주 거추장스러워. 내 캐릭터는 아주 멋있거든. 나는 모험을 떠나고 싶어."




그래서 나는 던전월드 세션을 돌렸다.


그는 세션을 조심스럽게 플레이 하더니.


"아냐! 이 모험은 너무 단조로운 걸. 다른 걸로 다시 돌려 줘!"




나는 다시 세션을 돌려줬다.


그 플레이어는 얌전하게 미소짓더니, 너그럽게 말했다.


"아이참..... 이게 아니야. 이건 레일로드야. 자유도가 적고....."




그래서 나는 다시 세션을 돌려줬다.


그러나 그것 역시 먼저 돌린 세션들처럼 퇴짜를 맞았다.


"이 클리셰는 너무 낡았어. 모험에는 신선한 플롯이 있어야 해."




그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하는 것이 우선 급했던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아무렇게나 돌린다는 게 이 세션이었다.







그리고는 던져 주며 말했다.


"이건 모래상자야. 네가 하고 싶어하는 모험은 그 안에 들어 있어."


그러나 놀랍게도 이 꼬마 심판관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






• 던전월드 세션 돌립니다.


• 오늘 안으로 마무리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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