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 '펑크'에 방점을 주는 이상, 그 세계의 마법 수준이 높냐 낮냐는 부차적인 문제임


그보다는 마법이 보편적으로 폭넓은 사회 분야에서 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의 현실을 살아가는 일반 대중들 대다수의 삶이 얼마나 빈곤하고 피폐한지를 묘사하고 그러한 사회상이 이야기의 갈등구조 대부분의 배경이 된다면 그게 매직펑크라고 본다.  


현실을 봐, 10년 전만 해도 '폰으로 인터넷이 된다' 정도만 되도 오 쩐다 했지만 이제는 너도 나도 맛폰 들고 다니고, 또 가난한 사람이어도 어지간해선 맛폰 하나쯤 있거든. 그런데 맛폰이라고 해서 스펙이 다 같냐? 아니지. 게다가 중산층만 되도 매달마다 맛폰을 바꿀 수 있지만 남들과 어울리기 위해 무리해서 하나 장만한 가난한 사람은 매달마다 몇만 원 돈에 부들부들해야 하거든. 이걸 매직펑크 세계로 바꾸면 짧은 영상 및 음향 송수신이 가능한 수정구를 너도 나도 들고 다닐 수 있되 그 수정구도 다양한 모델이 나와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최하급 수정구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똥을 싸는 그림이 나오지. 그 얼마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서 대기업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을 받아가며 10평 짜리 아파트에서 하루 하루를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게 나오면 매직펑크임ㅇㅇ


마법 수준이 높으면 운석을 텔레포트시켜서 적 수도에 때려박는 1급 군사용 파괴마법이 전쟁터에서 쓰일 수도 있고, 마법 수준이 낮다면 여전히 랜스 든 중기병이 전장에서 활약하고 마법사들은 불확실한 예지나 탐지 마법, 저주 같은 걸로 후방지원이나 하겠지(그 경우 물리적 흔적이 안 남고 안전하다는 면에서 마법도 나름 가치를 인정받되 신뢰도에 있어서는 평범하게 스파이나 암살자를 쓰는 쪽이 더 나을 테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거고... 배경 세계에서 마법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보편적으로 쓰이되, 그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더 부각되고 99%의 사람들이 현시창으로 살아가며, 그게 플레이 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주된 소재가 된다면 매직펑크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