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이라 가만히 집에서 쉬던중 삶에 회의감을 느껴 잠시 글을 끄적여 봅니다.


저는... 그냥저냥 RPG를 즐겨오던 평범한 사람입니다.


고등학생때 RPG와는 별 관련 없는 카페의 지인이 임시로 돌려준 야매 RPG를 시작으로 다른 지인들을 모아 처음으로 RPG를 시작했었죠

3년인가 4년전이던 그 시절, COC TRPG 팀이 박살 나면서 흘러 나왔다는 50페이지 남짓한 COC 5판본.

탐사자 직업이랑 기술, 물건들 정도가 기록된 그 짤막한 PDF 파일로 시작했던 RPG는 전멸할지라도 아쉽다며 담소를 나누며 재시작하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맞아서 하나의 팀으로 모인 지인들과 저는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COC, 던전월드, 자작룰등 가볍지만 서로 즐기는 RPG 생활을 즐겼죠

그러나 1년동안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쌓여가는 불화는 결국 팀에서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 후로 다른 팀이나 헌터홀, 오무소 등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RPG를 이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번 뒤통수를 맞고, 의견이나 취향이 달라 싸우고, 사고를 치고 사고를 당하고.... 여러 힘든 일이 있었지만 RPG를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된것 처럼 연기하며 다른 이와 교류하는 것이
다양한 능력의 캐릭터들을 만들어 보는 것이
흥미진진한 세상에서 GM이 준비한 두근거리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이외에도 여러 가지들이 즐거워서, 힘들더라도 RPG를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시간은 지나가고, 정발되는 룰들을 사며, 여러 연기를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의 범위는 넓어졌고 돌아다니며 만난 인연은 늘어갔습니다.

그렇게 만난 정기팀에 소속 되서 정기 플레이를 하며 지인들이 가끔씩 시간 나면 같이 플레이를 하자고 하는 지금은 참으로 축복 받은 환경이 아닌가 싶기에 이따금씩 함께 해주는 분들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지만, 이런 좋은 환경을 가졌음에도 RPG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원하지도 않는 것처럼 하는 플레이에도, 보상에도 연기에도 별 감정이 들지 않고 별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의욕을 내려 해도, 하고 싶은걸 생각해도 별 생각이 나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이런 글까지 쓰게 되는 걸 보면 즐거운 나날도 이제는 끝을 내고 떠날때가 된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회상에 잠겨서 주저리 주저리 싸지른 푸념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그냥 인생살이 힘들어서 푸념하는갑다- 하고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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