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56806 의 후속작.

누군가 보레갈의 베일인지 베올인지 빌인지(원문은 Beale이다)로 피를 봤다길래 초보 마스터가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 시나리오를 놓고 좀 더 세부적인 방식으로 설명해 봄.


시나리오를 잘 고르기

이 시나리오는 대놓고 "초보 GM을 위한 시나리오"라고 룰북에 나온다. 그러니 그 부분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봄.

다만 그럼에도 이 시나리오는 말이 좀 나올만한 물건인데.... 그거는 일단 아래를 보면 됨.


시나리오를 잘 읽기 

이걸 내가 대충 쓰지 않았나.... 싶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의 "포인트"를 잡는 거임. 쉽게 말해 이런데 긴 글 써 놓으면

덧글로 달리는 "3줄로 요약해 봐라" 같은 의미임. 이걸로 포인트만 잡아서 요약해 보면 이 시나리오는 어떻게 되냐...


1. 만악의 근원이 주변 지역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 PC들이 길을 가는 도중에 소녀와 마주쳐서 어떤 일을 처리한다.  

3. PC들이 결국 만악의 근원을 찾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이벤트 차트는 안 그래 보인다고? 2에서 선택지를 둘 주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임. 뭘 하든 최종적으로는 3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이벤트 차트에서는 "어떤 일"의 비중이 커 보이지만, 이 시나리오의 본질은 소녀에 관한 일거리 고생하는 게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흐름을 따라가 만악의 근원과 대면해 쇼부를 보라는 것임. 안 그랬으면 이거 제목이 보레갈의 베올이

아니라 세리아의 어쩌구였겠지... 그러니까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냥 파티에 처음부터 만악의 근원이 있는 곳에 가야 할 동기를

쥐어주면 전개 걱정은 거의 끝남. 길을 가다가 겸사겸사 문제에 빠진 소녀나 그 가족을 도와준 뒤 보상을 얻고(혹은 무시하고) 

다시 원래의 목적지로 가면 개판 5분 전이니까 거기 문제를 해결하면 끝나는 거라고.    


근데 2번째 포인트. 그러니까 소녀나 걔와 관계된 일들에만 초점을 맞춰버리면 당연히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포인트를 제대로

잡은 게 아니니까 이게 어째서 아직까지 듣도 보도 못한 만악의 근원하고 연계가 되는 것인지 알 수 있냐는 문제가 생기는 거임. 

그러니까 논리를 비약해서 반 강제로 만악의 근원이 있는 곳까지 보내는 사태가 벌어지거나 이번처럼 실패를 하는 거. 거기다가

만악의 근원은 현 시점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는 붙박이라서 다른 시나리오처럼 걔가 손수 찾아와서 죽어주고 그런 거 없음.  


장면을 나누어 분석하기

여기선 깊게 안 해도 된다고 봄. 애시당초 이벤트 전개 구도를 나름 차트로 보여주는 물건으로 기억하는데 굳이 뭘 더 해야함?

대신에 이렇게 떠먹여준다고 해도 마스터는 인카운터의 내용과, 그 사이에 제시되는 전개 방식 / 구도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음.

그래야 인카운터 같은 거 연출이나 연계를 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제시된 상황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바꿔보기

예를 들어서 이번의 피해자는 인카운터 6번에서 7번으로 넘기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하는 거 같음.... 그 경우 소녀의 "부탁"보다

주변의 상황과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 되었을 거임. 예를 들어 마을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갑자기 소녀가

"그 존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누군가 와야 한다고 했다"는 식으로 썰을 푸는 걸 고통을 겪는 NPC들이 같이 듣게 하면 

"아이고 PC님들 제발 거기 가서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보수는 드리겠습니다"라고 하겠지? 그러면 조낸 냉혈한들이 아닌 이상은

안 갈 수도 없을 테고 말야. 혹은 PC들도 문제의 피해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음.  


구체적인 묘사 준비하기

이거야 뭐 알아서 했다고 치자. 파이팅!


쓸데없는 사족 붙이지 말기 / 없애기 

이 시나리오에서는 초반 인카운터 방향을 정하는 선택지가 둘 주어지는데, 진짜 직선형 레일로드를 원한다면 두 선택지 중 하나를

지워버린 뒤에 남은 하나만 갖고 그걸 만악의 근원과 이어줄 줄기를 만들어 진행하면 됨. 다른 선택지는 NPC를 죽여버리거나 해서

아예 없애면 되겠지?    


결론

첫 술에 배부른 사람은 드뭄. 그러니까 이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좀 더 시나리오의 포인트를 잘 잡아서 재미있는 세션을

해 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음.


3줄 요약

시나리오의 포인트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최종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쫑냄.

최종 목표가 있는 곳에 갈 이유를 처음부터 주거나 도중에 구체화했어야 했음.

처음에는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니까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안 하면 될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