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을 굴리면서 로그를 바탕으로 짧은 글을 쓰고 연대표를 만들기 좋아하거든
플레이어들이 사건을 일으키는 모험 활극보다는 과거에 일어났었거나 과거에 일어난 일으로 초래될 거대한 흉조,
혹은 여러 인연을 수습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입장에서, AWE는 끼워 맞추기가 참 좋았다.
별 생각 없이 종족과 이름만 생각해 두었던 동네 평범한 마법상인이 플레이어들이 몇번 그 상점을 더 이용하면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어느정도 인기를 끌게 되었고 나도 혼자 세션 끝나고 로그를 들으며 어디에 끼워맞출까 고민하다가
여러 과정을 거친 뒤 결국에는 은퇴한 대 탐험가로 장편이 끝날때까지 가끔 이름으로 언급되거나 별거 아닌 줄 알았던 악당이
나중에 설정에 살이 붙다 보니 모든 사건의 주범이여서 최종보스로 얼굴을 비추던가.
플레이가 시작한 시점을 0에 맞추고 플레이 시점에서 며칠 전, 더 나아가서는 그보다 훨씬 에픽한 과거까지 하나의 설정이 완성되고
결국에는 플레이어들이 꼬이고 꼬인 일을 멋지게 해결하면 그것만큼 보람찬 일이 없었지 싶다.
다만 항상 생각하는 일인데 마스터 머릿속에서만 에픽한 설정과 앤딩은 똥이지 싶다, 망상딸치느니 완성도가 모자라도 플레이어랑 만들어야지.
나도 장편좀 해보고싶긴 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