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도 그렇고 대부분의 덥크가 저런 식의 레일링이라는건 인정한다. 근데 무조건 그런 식으로 해야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아.



 사실 더블크로스가 뉴비들에게 제일 엿같이 느껴지는건 쓸데없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크리룰이라던가 하나하나 기능에 타이밍 따져가는법 모르면 찍지도 못하는 이펙트라던가 하는거지만 내가 요즘 덥크를 해보면서 체감한 진짜 문제는 로이스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이해도인거같다.


 사실 로이스는 룰적으로도 그런식으로 탄환삼아 쏘아내는 운명점같은 느낌이지만, 고정로이스가 그런식으로 소모가 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룰에서 설명하는 로이스는 로이스가 어떤 요인으로 타이타스화 한 후 그걸 자기가 임의로 승화시켜서 힘으로 삼는 느낌인데 쓰러졌다고 해서 지금 눈앞에도 없는 동생을 '난 이제 동생 멋대로 하라고 할거야! 상관안해!' 이런 식으로 하고 타이타스화+승화 시키는 것을 보자면 발암이 밀려온다.


 로이스 시스템은, D로이스는 정체성 면모, 고정로이스는 면모+인연+운명점, 나머지 4칸은 그냥 운명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정로이스가 NPC로서 세션에 등장할 수가 있다는 것은 이점이 크다. 플레이어와 퍼스널 데이터, 즉 지금까지의 인생의 일부를 공유한 NPC라는 것은 페코에서 그렇듯 캐릭터의 성격 설명에 큰 이점을 준다. 하지만 덥크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이타스화'라는 룰을 사용한다. 그건 말하자면 반전이다. 룰북에서도 플레이어의 로이스에 대한 감정은 단순하지 않은 것을 권한다. 즉 양면성을 권하는거야. 페코에서도 좋은 면모의 조건 중에 양면성이 있지. 즉 단순히 동생에 대해 '소중한 가족'이라고 하면 타이타스화를 하기가 어려우니까 저런 뭣같은 장면이 나오겠지만, '내게 뭔가를 숨기는 소중한 가족'이라고 하면, 적 NPC로 등장했을 때 '니가 씪뻘 숨기는게 있더라니!' 같은 반전이 준비되는 거다.


 로이스를 단순한 탄환이 아니라 정체성 면모나, 면모+인연급으로 중요하게 보는 세션이 경험상 많진 않았다. 마스터가 준비한 이야기 풀어나가느라 바빠서 플레이어가 짜온 로이스는 뒷전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지. 그걸 가장 간편하게 해결하는 법이 그냥 마스터가 로이스까지 준비해서 '여기에 몰입 하세요' 하고 지정까지 해주게 되고, 레일링이 된다.



 나는 걍 간단한 핸드아웃만 제공하면 플레이어가 시트하고 로이스 짜오고 거기에 맞춰서 시나리오 짰다. 내가 최근 진행한 세션의 핸드아웃은 대강 이렇다.


1. - 없음(지나치게 비상식적인 것은 검수 과정에서 조정. 장기 플이라서 가능한 상황)

2. 한 국제도시에 배치된 UGN의 특수기동타격대, 그들은 제법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3. UGN과 FH 사이의 군소조직 의 리더 'ㅂ'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

'ㅂ'는 협객형, 의리파. 단 군소조직이다 보니 성미에 맞지 않는 일도 한다.

PC는 UGN이나 FH보다는 'ㅂ'와 가까운 상태일 것


이런 널널한 틀을 제공한 다음, 거기에 맞게 짜온 캐릭터의 백스토리를 내 시나리오와 합쳐서 재구성한다. 지금까지는 만족도가 좋았어. 3번은 지금 한창 시트 제작중이니까 두고봐야 알겠지만. 페코마냥 시트검수가 길어지고, 플레이어 역량도 많이 요구한다는 것 이외에는 지금까지 딱히 눈에 띄는 단점은 보이지 않았다.


 어쨌건 이런 방식으로 해서 제법 잘 돌아갔다. 뭐 내가 지금 하는거 다 마무리짓고서도 새거 할거없고 시간나면 여기서 구인해볼지도 모름.



 요약하자면 덥크가 이펙트가 복잡하고 능력이 화려해서 자칫 이펙트에만 시선이 돌아가기 쉽지만 

제일 주목해야 하는건 결국 캐릭터 메이킹의 기초인 퍼스널 데이터와 인연+면모인 로이스다. 

이걸 대충 짜면 아무리 능력이 멋있어도 캐릭터 성격이 급식충2병마냥 병신이 된다.

키X야마X마냥 고뇌없는 얄팍한 성격의 주인공이 아니라 

사람 강제조종하는 가면의 동정마냥 심도깊은 고뇌의 중2플을 하고싶다면 플레이어 데이터에 주목해라.

그리고 레일링 타거나 태우기 싫으면, 시나리오를 짜고 캐릭터 핸드아웃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그 역순으로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