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E의 질문 돌려주기 수법은 경험상 다음과 같은 경우에 많이 쓰임


1. 세계관 채워넣기


세계관이 명확히, 명백히 제시되지 않은 AWE의 경우엔 이걸 일일히 세워가는 것이 중요함.

아포칼립스 월드로 치면 뭐 왜 망했는지, 좀비가 창궐했는지, 어쨌는지. 그런데 이걸 딱히 

"세계관 만드는 시간"을 갖고 열심히 만들기보다는 플레이하다가 필요한 순간 순간에 그게 

정해지게 됨.


 "제 친구 가이브러쉬는 뼈로 만든 칼을 들고 있어요."

 "뼈요? 무슨 뼈인데요? 어디서 났어요?"

 "어..음... 용뼈에요. 걔네 집 가보에요."


이러면 이제부터 용뼈는 뭐 금속만큼 단단해서 검으로 만들 수 있고, 가이브러쉬네 가문은

가보도 는 집안인 거고... 이런 식으로 세계관이 조금씩 붙게 되는거. 


물론 이것도 맘에 안들면 마스터가 커트할 수 있다. 대신 세계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룰일

수록 이 커트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많이 생김. 룰북의 세계관이야 우리가 모두 그것을 쓰기로

했으니 납득하고 지나가지만 AWE은 비워져있는 세계관의 범위가 넓으니 납득하기 쉽지 않잖아?


2. 디테일 채워넣기


AWE를 마스터링하면 당연히 준비해오지 않은 것을 즉석으로 만들어내게 되는데. 당연히 

디테일같은 게 생략될 수 밖에 없음. 아주 유능하지 않은 한. 그럼 굉장히 건조하게 묘사가

진행되는데 이럼 당연히 필요한 것도 빠지게 됨. 그래서 플레이어가 필연적으로 질문을 

하게 됨. 이미 세계관이 구체화되어있는 AWE도 이건 하게 됨. 밤의 마녀들도 드미트리 

연대장의 성적 취향은 안 적혀있잖아?


 "빚쟁이가 절 찾으러 온다고요? 이 여관에 어디 숨을 곳 있나요?"

 "일레인이라는 저 친구를 유혹해서 갖고 있는 권총을 공짜로 받고 싶어요. 근데 얘 성별이 뭐에요?"


이렇게 비워넣은 공간에 디테일을 채워넣어야하는데, 플레이어가 가진 심상과 마스터

가 추가로 채워넣은 디테일이 충돌하기 시작하면 '귀찮아짐'


 "여관은 숨거나 도망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어요." 

 "일레인은 나이가 팔십이 넘은 양반이라 당신에게 별 관심이 없어보여요."


예시가 좀 극단적이긴 한데, 당연히 이러면 불만을 가지고 플레이 도중 논쟁하느라 늘어지겠지?

그러니 AWE에선 이런 거 애매하면 그냥 플레이어에게 메워넣을 수 있도록 권한을 넘겨주는

기법을 소개하는 거. 


 "여관에 숨을 곳 있나요?" "있나요?" "카운터나, 여관방, 2층으로 가는 계단?" "네, 그 정도가 있어보여요." 

 "일레인의 성별은 뭐에요?" "뭘 거 같아요?" "근육질의 여성?" "맞아요."


아예 대놓고 이런 상황을 유도하는 액션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읽기] 계열의 액션들. 


 "이 사람이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 상황에서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PC가 이런 질문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액션인데 이럴 때 자문자답을 시키면 마스터링이 

한결 수월해짐. 


"당신은 여관을 탈출할 길을 찾았어요. 그게 뭐죠?" "카운터 뒤로 뒷문으로 도망치면 될 거 같아요."

"일레인은 당신의 동료 하나한테 관심이 있나봐요. 그게 누구죠?" *옆에 있는 플레이어를 가리킨다*


물론 안해도 상관없고, 마스터가 원하는대로 모조리 서술해버리고 플레이어는 수용하라고 

해도 됨. 그치만 그러려면 논리적인 타당성으로 룰북없이도 플레이어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야 '잡음'이 안생기겠지? 자기들이 정한 것에 불만을 가지진 않을테고.


(물론 다짜고짜 뭐가 보여요 해버리면 막막해서 불만을 가질 순 있지만 그건 다른 문제)


3. 플레이어의 행동 제어권 주기


사실 마스터만 디테일을 생략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도 디테일을 생략해서 선언/묘사하는

경우가 많음.


 "성기사 라그나의 뒤로 돌아가 공격하겠습니다!"

 "어... 뭘로 어떻게 공격한다는거죠? 얼마만큼 다가갈거에요? 빠르게? 천천히?"


이런 건 플레이어에게 디테일을 채워넣게 해야 서술 충돌이 안 일어남. 안그러면 :


 "몰래 다가가다가 걸렸어요!"

 "저는 몰래 다가간다는 게 아니라 전투 도중 뒤를 잡겠다는 뜻이었는데요?"

 

귀찮아짐. 이러면 선언을 처리하던 부분으로 시간을 되돌려서 플레이하거나 해야하는데

장면단위로 나눠서 플레이를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 AWE의 특성상 잘못하면 플레이 

내용이 몇 십분 단위로 왕창 날아갈 수도 있음.


이건 선택적 기법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하는거. 







돌리던 AWE가 쫑나서 나도 이런 글이나 써봄. 


AWE의 약점 중 하나는 해당 장르를 매력적으로 채워넣을 뽕(소재)이 없으면 패턴이 단순화된다는 것 같다. 


세션이 시작될 때 항상 포위된 상태로 시작한다던가... 

세션의 끝이 항상 다 죽이고 끝난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