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자작룰을 만들고 싶어졌다.
자작룰을 만들고 싶다는 당신의 마음은 욕하지 않는다. 물론, 그게 좋은 자작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왜 만들고 싶어졌는지 이유를 따라서 진행해보자.
0.1. 난 천재 룰제작자야!
아닙니다. 진지하게 말하는데 아닙니다. 물론, 이런 이유로 자작룰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들을 사람은 아니니 그냥 알아서 해라.
0.2. 돈이 없으니 자작룰로 놀거야.
던전월드
페이트
D&D 5판 공개본
기타 등등 무료 공개본 룰.
좀 찾아라. 뭐? 마음에 안 들어? 당장 알바 자리 찾고 돈을 모아서라도 룰북을 사든가 해라. 못된 도둑놈심보 같으니라고
0.3. 안한글 안해요
근근웹같은 소리하지 말고 우리나라 티알 시장이 작은 걸 탓하면서 영어/일어 공부를 해라. 영어는 나중에 도움도 많이 될테니 일석이조다. 이것조차 귀찮으면 나처럼 하고싶은 룰 찾아내서 자가 번역하는 핫산을 찾아내라. 물론, 너희들이 룰 들고온다고 내가 번역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 것.
0.4. 규칙들이 죄다 별로임.
우리 집에 있는 룰북으로 하나씩 뚝배기를 찍어도 최소 열다섯번은 찍을 수 있다. 아무리 한국 티알 시장이 작아도 당장에 한국에 번역되거나 만들어진 룰북만 해도 열손가락을 넘는다. 그것들 마음에 안 들면 아마존에서 해외배송을 해서 하든가 쓰루같은 곳에서 pdf라도 사서 봐라.
이 중에 속하는 게 없다고? 축하한다. 아주 약간이지만 내가 핑계 댈 거리가 좀 없어졌다. 이제 자작룰 제작을 한번 해보도록 해라.
1.자작룰을 만든다.
이게 똥이 될지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는 자작룰 만든다 소리에다가는 뭐라하지 않겠다. 한번 너가 생각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아라. 자, 이제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자.
1.1. 대충 이렇게 짜면 되겠지.
넌 당장 만드는 거 관둬라. 어떤 창작물이든 대충 붙이면 넌 죽도밥도 안된다. 자작 시나리오 제작이라면 인정해줄테니 자작룰은 관둬라.
1.2. 주사위 판정 이런 식으로 할 건데 어떤가요?
판정법과 시스템 제작은 좋은 시작이지만 너가 만든 주사위 판정 법은 분명 이미 존재하는 판정일 것이다. 특이한 주사위 판정이나 시스템을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그 판정을 어떻게 자신이 만든 룰의 테마에 어울리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라.
1.3. (시스템 제작 없이) 이런 세계관으로 만들거에요!
솔직히 이것도 0번에서 거르고 싶긴 하지만 여기에 넣는다. 아마 너가 만들고 싶은 세계관은 이미 비슷한 설정으로 룰북이 대다수 나와있을 것이다. 일단, 웬만해서는 자작룰 제작을 그만두고 판타지라면 던드, 호러라면 크툴루 이도저도 못 찾겠다 싶으면 범용룰을 너가 알맞게 고쳐서 써라. 그럼에도 너가 자작룰을 만들고 싶다면 여기서 말리지는 않는다. 어쩌면 너가 만들 세계관이 기존 룰의 시스템과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1.4. 완성했어요!
자, 일단 거기서 멈추고 하룻밤 자고 일어나라. 그런 다음에 자신이 쓴 자작룰을 읽어보아라. 다시 읽었을 때 너가 머리에서 즉흥적으로 나온만큼 머리로 잘 입력이 되고 있나? 그렇지 않다면 가다듬어라. 룰북은 너 혼자 읽는 게 아니다. TRPG가 여럿이서 하는 놀이인 이상 너 말고도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2.다 됐어요! 이제 봐주세요.
기다려라. 정말로 기다려라. 이 룰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전에 다음 내용에 너가 해당하지 않는지 확인해라.
2.1.일단 올려보면 되겠지?
한번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세션을 돌려봤나? 안 돌렸다면 사람을 끌어모아서 조금이라도 돌려봐라. 그래야 너가 만든 자작룰의 허점을 알아내거나 같이 한 사람들에게서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지도 모른다.
2.2. 다른 사람이 지적하면 우울해지거나 화낼지 몰라요.
창작물에는 결국 비판이 수반된다. 게다가, 비판만이 아니라 성격이 나쁜 사람들의 비난이 올 수도 있다. 이걸 버티기 힘들다면 그 자작룰은 너 혼자서 간직하는 것이 마음에 편하다. 수고했다. 하지만 이를 버텨내기 힘들다면 여기서 멈춰라.
2.3.그냥 지인들이나 팀 내에서만 돌릴까 해요.
사실 정말 좋은 생각 중 하나다. 정말로 진심으로 좋은 생각 중 하나다. 강조해서 말하는 이유는 너의 창작욕구를 만족시킬 수도 있고 그 룰을 플레이 해주는 사람이자 지지자가 둘에서 많게는 여섯까지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 좋은 친구들을 잘 데리고 플레이하도록 해라. 너의 룰이 정말 좋다고는 다들 말은 못하겠지만 최소한 60억 인구 중에 만족시킨 사람은 생겼다.
2.4.공개해볼 겁니다. 마음의 준비 되었어요.
좋아. 공개해라. 이제 너의 룰에 대한 지적과 비판.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비난마저 쏟아질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걸 버텨낼 수 있다면 올려라. 여기에 해당한다면 3으로 가라.
3.피드백 혹은 비난
너가 올린 룰북은 보통 관심을 못 받겠지만 너가 올린 룰북에 관심을 가지고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댓글에 반응하기 전에 한번 심호흡을 하고 다음 내용을 보자.
3.1.잘했어요. 정말 좋은 룰이네요.
두가지 경우다. 너가 정말 룰을 잘 만들었거나 너의 자작룰을 읽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하는 평은 기분은 좋겠지만 영양가 없고 그저 기분 안 상하게 하려고 올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감사는 표해라. 하지만 거기서 자만하면 넌 끝이다. '천재 자작룰메이커'와 다를바가 없어진다.
3.2. 이 부분이 좀 별로네요. or 이런 룰을 한번 보시는 게 어떤가요? or 이거 ㅇㅇㅇ랑 거의 같은데요? (턀갤 경우 더 과격화된 표현이 나옴)
이게 바로 피드백이고 비판이다. 턀갤이라면 공격적이라서 기분이 상하겠지만 일단은 진정하고 다시 읽어봐라. 너의 룰에 대해서 영양가 있는 비판이 올라온 것이다. 그 사람들의 의견이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은 못하겠지만 일단 한번 지적받은 부분을 읽고 고칠 부분이 있다면 고쳐보자. 이 과정이 있어야 너의 룰이 더 완성에 가까워져간다.
3.3. 자작룰 꺼져요. or 시간이 남아도시나
그냥 영양가 없는 비난이다. 여기에 욕까지 덤으로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반응하고 똑같이 화를 내지 마라. 당장은 화가 날 수도 있지만 저 사람들은 자기 아까운 시간을 굳이 별 의미도 없는 글 남기려고 쓴 거다. 그냥 무시해라.
좋아 여기까지 왔다고? 잘했다. 너는 '천재 자작룰 메이커'가 아닌 한 사람의 '창작자'로 발돋움 했다. 자작룰 뿐만 아니라 어떤 창작 활동도 모두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어쩌면 너의 자작룰은 더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져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룰이 될지도 모른다.
------몇가지 응원 및 조언
맨날 턀갤에서 겁스까고 던월까고 로그호라까고 등등 룰을 까고까고 까대서 해당 룰들이 병신같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 룰들도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려서 만들어진 룰들이고 룰 하나에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같이 제작을 한 경우가 대다수일 정도로 은근히 큰 작업량을 요구한다.
그렇다고 풀이 죽지는 말고 계속 도전은 해봐라 (단, 위에 조건들 다 맞춘 사람 한정). 당장에 상용룰들도 전부 시작은 자작룰이었다. D&D도 시작은 친구와 만든 자작룰이었고 섀도우런도 중고딩 때 D&D가지고 놀던 사람들이 커서 만든 자작룰이다.
또한, 상용룰이라고 항상 완벽한 건 아니다. 그렇게 턀갤에서 찬양하는 D&D도 밸런스 문제가 있고 룰이 던전크롤에 알맞아서 서사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이렇게 썼지만 서사성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 룰마다 각자의 특색을 갖췄고 장단점이 다 있다. 너의 룰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어느 부분에서 상용룰보다 더 나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감을 가져라. 창작 활동을 하다가 자신감이 사라지면 결국 무너지게 되니까 자신감만이 너가 버텨낼 방법이다. 그렇다고 자만심에 빠지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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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자작룰 이야기 했다가 턀갤 불판 오른 것 같아서 기분 찜찜해진 것 때문에 그냥 내가 머리 속에 들어있는 것만 대충 적어서 올려본다. 자작룰 제작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니 괜히 위축되지 말고 수용력을 더 기르는 게 좋은 창작자가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자작룰 제작자가 있다면 너희가 성공적인 상용룰을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니 노력해봐.
안내서...는 이미 ㅇㄹㄹㄹ씨가 하나 썼다는 것.
예시 내용을 종합해 보면 D&D를 하고 D&D를 베끼는 게 룰을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결론이 나오는군
dd/잘 만드는 법보다는 마음가짐 위주로 씀. 사실 자작룰 잘 만드는 법은 그쪽 글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聖그로OG/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군. D&D는 갓룰입니다. 여러분 다들 D&D를 찬양합시다.
룰북 사기 싫어서 직접 룰 깎는게 도둑놈 심보임?
ㄴ내가 대충 써놔서 그렇긴 한데 TRPG는 하고 싶고 무료 공개본은 하기 싫고 그러니 자작룰 만든다는 일단 안 맞는다고 보는데? 최소한 무료 공개본이라도 게임을 해보면서 이해를 하고 룰 경험이 있어야 뭘 제작할 수준이 나오지. 창작자들이 신도 아니고 무에서 유가 짠! 하고 나올 수는 없잖아. 보통 룰북 돈 주고 사기 싫은 사람들 중에 경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룰북 사기 싫어서 혼자 만든다라...ㅋㅋ 티알을 혼자하는거라면 혼자 이상한거 대충 만들어 혼자 즐기면 되는데 티알은 아니잖아? 돈 쓰기 싫다고 만든 룰을 '남'과 같이 해야하는데 그 '남'은 니가 만든 어설픈 룰에 맞춰줘야 하잖아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냐?돈 쓰기 싫음 공개룰을 배워야지. 그건 최소한 룰적 완성도는 일정 수준 이상이니까. 근데 그것도 안해본 쌩 초보자가 냅다 룰을 깎아? 뭐 행운은 빌어줄 수 있다만
너가 너가 시팔 너가좀 쓰지말자
ㄴ 미안하다 네가 네가 네가. 구어가 너무 익어서 손에도 구어가 나온다.
의외로 돈없어서 자작룰 만든다고 헛소리하는놈은 극히 드물음. 룰 제작의 동기들을 보면 대부분은 그냥 자기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거일 뿐임. 나도 그렇고... 그 외에는 여러 가지 룰을 접한 뒤에 정 마음에 드는 룰이 없어서 룰을 만든 사람들도 있음.
만들고 싶어서 만들겠다는데 좀 내버려둬라. 대신 비난은 니가 감당해야 할 몫. 이거면 충분해. 걔가 명작을 만들던 똥을 만들던 신경 쓰지마라. 그리고, 0.2 는 진짜 개소리야. 최소한 걔는 멋대로 번역본 돌려보거나 후원자 전용pdf 구걸은 안한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