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58988&page=1


저 위의 링크를 보고 쓰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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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 턀갤에 올라왔다. 심심하니까 규칙을 만들어보자.


우선, 첫번째로 생각할것은 육하원칙에 따라 발상을 정리정돈해보는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규칙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중요한것은 저 육하원칙 중 세가지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 ‘어떤 사람이 되어서-캐릭터, PC’ ‘어떤 일을 - 목표’ ‘어떻게 - 규칙, 판정’ 하느냐.


언제, 어디서, 왜 는 당장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이것은 시나리오나 설정 등을 통해서 이야기를 다채롭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다.


디앤디를 예시로 들어보면, 디앤디는 ‘모험가들이’ ‘괴물들을’ ‘가진 능력들을 활용해 처치한다.’ 물론 디앤디가 이것만 하는것은 아니다. 모험가가 아니라 어딘가의 에이젼트들일수도 있고, 괴물이 아니라 도시의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다. 가진 능력들을 활용해 괴물을 처치하는게 아니라 설득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모두를 ‘할 수 있다’ 라는 거지 디앤디의 디자인에 있어서 기초적 뼈대라고 볼 수는 없다. ‘할 수 있는’것은 나중에 늘리면 된다. 처음에는 뼈대를 생각해보자.


자, 그럼 우리가 뭘 할 거냐. 턀갤롬 하나가 글을 쌌다. 수요가 많은 자작룰을 알려준다며.


‘동물, 길들이기, 탑승’


캬. 아까 세운 육하원칙 중 필요한것 세개를 다 말해뒀다. 고맙다, 턀갤롬아. 이런게 영감이지.




‘하플링들이’ ‘환수를’ ‘길들여서 탑승한다’ 라는것을 만들어보자.


자, 그럼 언제 어디서 왜 라는 세가지가 남았지? 이것은 저 기본 뼈대에 살을 붙이는데 사용될거야. 왜 하플링들이 환수를 길들일까? 그게 하플링들의 성인식이기 때문이야. 언제? 나왔지. 하플링의 성인의 날, 축제겠지. 어디서? 간단하게 마을 근처의 숲이라고 하자. 환수가 나올법하잖아.


자, 여기서 생각할것은 ‘언제’ ‘어디서’ ‘왜’는 그곳에 모인 사람들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것. 이건 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이 상의하고 합의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그러니 처음에 규칙을 만들때 여기에다가 큰 기력을 소모하는건, 규칙이 아니라 설정집을 만드는것에 가까워. 그러니 최대한 자제하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지 생각해보자.


특히, ‘창의력’이 중요한 인디룰이라면 더더욱. 창의력의 조각은 ‘언제’ ‘어디서’ ‘왜’ 같은 설정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누가’ ‘무엇을’ 특히, ‘어떻게’ 할것인지라는 뼈대에서 나오니까.



이제 규칙의 뼈대를 진짜로 세워 볼 차례지. 하플링이 환수를 길들여서 탑승한다. 이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규칙이야. 그러면 여기서, 무슨 재미를 볼 수 있을까? 저 한줄의 문장안에 숨겨져 있는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나는, 여기서 ‘환수와의 교감’을 놓기로 했다. 우리는 하플링이 되어서, 환수를 길들이고, 길들여진 환수에 탑승할거야. 그런데 순전히 주사위만 굴리고 환수를 길들이는 판정만을 계속하는건 미니게임이나 보드게임에 가깝겠지. 그렇다면, 이것을 정말로 ‘TRPG’로 만들기 위해서 약간의 로망을 넣어보는거야. 그게 내 경우는 ‘환수와의 교감’이고.


그렇다면, 이 교감을 어떻게 표현할지 정해보자. 환수에게 집중해보자고.


환수는 이런 능력치를 가지고 있게 하기로 했다.


‘야생성’ ‘순응도’ ‘교감 면모’ ‘약점’ ‘강점’


왜 이렇게 만들었냐면, 환수를 길들여서 탑승하는데 단순히 환수를 약하게 해서 타는건 재미 없잖아? ‘야생성’이 높은 상태로 길들이는데 성공할수록, 이 환수는 더욱 강한 녀석이 되는거야. 물론 탑승하는 시점에서 이야기는 끝날테니 일종의 트로피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그냥 잡는것보단 재밌을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이것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해본다.



야생성:환수가 얼마나 야생성을 지녔는지 뜻합니다. ‘야생성’의 숫자만큼 ‘강점’을 가집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의 최대 숫자는 현재의 ‘야생성’을 넘을 수 없습니다.

순응도:환수가 얼마나 사람에게, 이 경우는 하플링에게 길들여졌냐를 말합니다. ‘순응도’의 숫자만큼 ‘약점’을 가집니다. 혹은 강점이 사라집니다.

교감면모:환수와 하플링간에 어떠한 교감이 생겼는지를 말해줍니다. 이 교감면모를 하나씩 발현할때마다 판정에 이득을 가져 올 수 있습니다.



그럼 이걸 보기좋게 표로 정리 해 보자.




환수 사진

야생성

6

순응도

1

강점

‘빠른 다리’

‘날개’

‘멋진 뿔’

‘아름다운 갈기’

‘야생의 감’

‘뭐시기’

-삭제됨

약점

‘뭐시기’를 삭제함






교감 면모









자, 그럼 무엇을 어떻게 구현할지 생각해보자. 사실 판정은 다른 규칙에서 빌려오는게 편해. 난 다이스풀 방식을 가져오기로 했어. 그리고 각 주사위의 성공/실패는 ‘야생성’과 ‘순응도’의 차이로 정했어. 무슨 말이냐면, 이래.


판정:포박

환수를 붙잡기 위해서는 ‘야생성’만큼의 6면체를 6개 굴립니다. ‘야생성’과 ‘순응도’의 차이보다 큰 숫자가 나오면, 성공입니다. 성공한 주사위의 개수가 ‘야생성’과 같거나 보다 많다면, 환수는 길들여져 포박됩니다.


예시) ‘야생성’이 6인 환수를 포박하기로 시도합니다. 이 환수의 ‘순응도’는 2입니다. 야생성과 순응도의 차이가 4이므로, 6면체를 굴려 5 이상이 나오면 성공입니다. ‘야생성’이 6이므로, 5 이상인 주사위가 6개 이상이라면 이 환수는 포박됩니다.



이게 우리가 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판정이야. 다른 규칙에 흔히 있는 HP개념을 가져와서 마치 환수와 전투를 하듯 진행해도 되겠지만, 우리는 환수와의 ‘교감’을 중시하기로 했으니 이런 방식을 쓰기로 했어.


이제 필요한건 ‘순응도’를 높이는 방법과 ‘야생성’을 낮추는 방법, ‘교감면모’를 만드는 방법이겠지? 그게 바로 캐릭터의 능력이 될거야. 캐릭터는 저 세가지 능력을 지녀야겠지.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서 각각의 능력을 아예 정해주기로 하자. 나는 이렇게 해봤어.


캐릭터

길들이기:’순응도’를 높이는데 사용됩니다.

공격하기:’야생성’을 낮추는데 사용됩니다.

교감하기:’교감 면모’를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각각의 능력에 4/3/2를 분배합니다.


판정:길들이기

환수를 길들여서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길들이기’만큼의 주사위를 굴립니다. ‘야생성’과 ‘순응도’ 만큼의 차이보다 같거나 큰 숫자가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입니다. 차이가 3보다 작다면, 대신 3 이상이면 성공하는것으로 합니다. 성공하면 순응도가 1 높아집니다.


예)야생성 6, 순응도 2. 캐릭터의 길들이기 3. ‘길들이기’판정시 6면체 3개를 굴려 4 이상인 주사위가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하고 순응도가 1 높아짐. 만약 야생성이 4, 순응도가 2로 차이가 2라면, 3보다 작으므로 3 이상인 주사위가 하나라도 나오면 순응도가 1 높아지는것으로 함.


판정:공격하기

환수를 공격하여 ‘야생성’을 낮추는데 사용합니다. 캐릭터의 ‘공격하기’만큼의 주사위를 굴립니다. 환수의 ‘야생성’과 같거나 보다 높은 숫자가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입니다. 성공하면 야생성이 1 낮아집니다.


예)야생성 5, 캐릭터의 공격하기 3. ‘공격하기’ 판정시 6면체 3개를 굴려 5이상인 주사위가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하고 야생성이 1 낮아짐.

판정:교감하기

환수와 교감하여 ‘교감 면모’를 붙이는데 사용합니다. 캐릭터의 ‘교감하기’만큼의 주사위를 굴립니다. ‘야생성’과 ‘순응도’의 차이보다 같거나 큰 숫자가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입니다. 차이가 3보다 작다면, 대신 3 이상이면 성공하는것으로 합니다. 성공하면 교감면모를 하나 붙입니다.


교감면모는 아래와 같습니다. 하나 선택하거나 마스터가 주사위를 굴려서 결정하세요.


1:동질감을 느끼다-환수와 하플링은 서로가 같은 구석이 하나쯤 존재한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힘을 인정하다-환수와 하플링은 서로의 강함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

20:뭐시기


원래 데이터 만드는데 시간이 제일 많이 소요되니까, 이부분은 생략. 아마 가장 지루하고 힘든 과정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감면모는 어떻게 사용하느냐? 마지막 ‘포박’때 사용하게 할거야.


교감면모의 사용

‘포박’판정을 할 때, ‘교감면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교감면모’를 사용하며 그 교감과 관련된 이야기나 묘사등을 합니다. 그 이후에 플레이어가 원하는 주사위를 고정 시켜둔채로, 나머지 주사위를 다시 굴립니다. 한번의 포박판정에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포박판정을 시도하기로 합니다. 환수의 ‘야생성’은 5, ‘순응도’는 2. 6면체 6개를 굴려, 3보다 높은 숫자가 나온 주사위가 5개 이상이면 성공입니다. 주사위를 굴립니다.


결과: 1 2 3 4 5 6


4, 5, 6인 세개의 주사위는 성공입니다. 하지만 아직 ‘포박’을 위해서는 두개의 성공이 더 필요합니다. 4, 5, 6이 나온 주사위 세개는 고정시키고, ‘교감 면모-힘을 인정하다’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하플링은 자신의 밧줄을 풀어내며 도망치려는 환수를 노려보며, 여기서 도망치는거야? 내가 널 인정한것처럼, 너도 날 인정했다면, 덤벼 보라는 등등의 말을 합니다. 환수도 이에 맞춰서 푸르릉거리면서 밧줄을 풀고 도망치기보다는, 힘으로 밧줄을 끊어내 버리려고 할테고요. 밧줄이 끊어지는게 먼저일까요, 하플링이 밧줄을 잡아당겨 환수의 목을 끌어안는게 먼저일까요? 밧줄은 팽팽해져만 갑니다- 그리고, 주사위를 3개 다시 굴립니다.


결과: 4 4 1


4 이상인 주사위가 두개 더 나왔습니다. 하플링은 환수를 성공적으로 포박했겠군요. 축하해요.




자, 이것으로 기본적인 설계는 모두 끝났어. 이제 남은것은 밸런싱과 데이터의 추가, 메카닉을 다듬는것 정도겠지. 이제 쓰던걸 내려놓고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자. 문제점은 뭘까?


첫째, 캐릭터가 여럿일때 순서는 어떻게 할까? 환수는 어떻게 도망치는걸까? 교감면모가 발생할때 마스터와 플레이어는 어떤 표현을 해야 할까?


이런것은 글을 추가로 써야 되는 부분이지. 머리속에 든게 있다면 집어넣고, 없다면 이제부터 고민해볼 시간.


둘째, 수치는 적절한가? 야생성과 순응도의 차이만으로 판정을 굴리게 하는게 적절할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건 직접 주사위를 굴려보면서 테스트를 해봐야겠지. 스스로 해 볼 수 있을거야. 내 경우는 주사위를 굴려보니 ‘공격’과 ‘길들이기’에 대항하는 환수의 ‘방어능력’ 같은게 따로 있는게 좋을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해봤어. ‘야생성’과 ‘순응도’의 차이를 그대로 사용하되 최소치를 저 ‘방어능력’으로 주던지, 아니면 애초에 길들이기와 공격의 판정이 ‘방어능력’보다 높게 나와야 성공하게 하던지. 직접 굴려보면서 수정해보자.


셋째, 생각지도 못한 부분은 뭐가 있을까? 판정이 꼭 필요한데 빼먹은 부분은 없을까?


이런건 플레이어를 모집해서 직접 플레이 해봐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이야. 혼자서 플레이해도되지만, 주변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붙잡고 같이 해 달라고 해보자. 그러면서 하나씩 고쳐나가고, 건실한 피드백도 들어보고 하는거지.




자, 나는 이 물건을 직접 돌릴 생각이 없으므로 이렇게 싸놓고 사라지겠다.


영감을 전달해준 턀갤롬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만 뾰오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