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The End of The wolrd 시리즈 중에서 Zombie Apocalypse를 소개




어제 좀비물 얘기가 나왔었고, 나도 얘기 나올 때마다 소개하는 시스템인데
제대로 정리해 본 적은 없어서 간단히 소개해 봄



The End of The world는 워해머로 유명한 Fantasy Flight Games에서 발매한, 세상의 종말만 소재로 삼는 시리즈임
이 시리즈는 Zombie Apocalypse, Wrath of the Gods, Alien Invasion, Revolt of Machines 네 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각각 좀비, 신, 외계인, 기계에 의해 멸망하려는 세계가 무대임


*판정*
시스템은 네 편 모두 동일한데,
육체(민첩함/강건함), 정신(논리력/의지력), 사회(매력/공감능력)로 총 여섯 개의 스탯을 갖고,
판정이 필요할 때마다 어떤 스탯이 필요한 상황인가 결정 -> 1d6을 굴려서 그 스탯 이하면 성공이라는 심플한 체제임

물론 이것만이면 재미가 없으니까, 각 캐릭터마다 캐릭터 표현을 위한 면모를 가짐
예를 들면 '위장이 튼튼함'이라든가 '계산력이 빠름'이라든가 '쉽게 질림'이라든가 '좀비 공포증(..)'이라든가

판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면모가 있으면 포지티브 다이스를 하나씩 얻고,
반대로 제약이 걸릴 면모가 있으면 네거티브 다이스를 하나씩 얻음

그 외에도 뭐 적절한 도구, 누군가의 도움, 상황이 있다면 보너스 다이스를 받아서 포지티브 다이스 풀을 늘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거나 트라우마나 있다거나 하는 등의 조건이 있으면 네거티브 다이스 풀이 늘어남


이렇게 해서 포지티브 다이스랑 네거티브 다이스를 동시에 다 굴린 다음,
포지티브 다이스랑 네거티브 다이스의 결과에 같은 값이 있으면 이걸 뺌
이걸 다 빼고 나서 남은 포지티브 다이스의 값이 스탯 이하라면 판정에 성공하는 거임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 나도 첨엔 잘 모르겠어서 한참을 다시 봤는데

예)
이런저런 조건 덕분에 포지티브 다이스 풀이 4개, 네거티브 다이스가 3
주사위를 굴렸더니

포지티브 다이스 : 4, 4, 3, 2
네거티브 다이스 : 4, 3, 2

이렇게 되면 포티티브 다이스 풀에서 네거티브 다이스랑 값이 겹치는 4, 3, 2가 하나씩 빠져서,
최종적으로 남는 값은 포지티브 4가 되는 거임
그리고 이게 자기 스탯 이하라면 판정에 성공하는 거고

그럼 예를 들어,

포지티브 다이스 : 4, 4, 3, 2
네거티브 다이스 : 4, 4, 1

이렇게 포지티브 다이스는 3과 2가 남아서 판정엔 성공했는데 네거티브 다이스 1이 남아 버리면 어떻게 되느냐면,
남은 네거티브 다이스의 숫자만큼이 스트레스로 쌓여 버림
네거티브 다이스를 많이 굴린다는 건 즉 스트레스가 큰 상황이라는 거잖아?
그래도 어째 성공하긴 했는데 그만큼 스트레스로 쌓여서 나중에 골탕을 먹인다는 거지

쌓인 스트레스는 실질적인 상처로, 오래 남는 트라우마로 점차 변해서 두고두고 너를 괴롭히게 된다


*캐릭터 메이킹*
캐릭터 메이킹이 또 재미있는데, 이 작품에서 기본적으로 권장하는 건 '너 자신을 캐릭터로 삼을 것'임
물론 그냥 오리지널로 만들어도 되는데, 가능하면 자기 자신을 모델로 해서 캐릭터를 만들라는 거야

능력치는 분배해서 만들게 되는데 자기 자신을 모델로 캐릭터를 만든다면 쉽게 생각나는 게 있잖아?
존나게 겸손을 떤다거나(..) 반대로 자뻑을 하는 게 있을 수 있는데 그에 대처하기 위해서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렇게 분배한 능력치를 본 다른 플레이어들이 투표를 함(.......)

그래서 '님 이 능력치 너무 높은 듯'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스탯을 하나 감하고 긍정적 면모를 하나 추가하거나 부정적 면모를 하나 삭제,
반대로 '님 이 능력치 너무 낮은 듯'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스탯을 하나 올리고 긍정적 면모를 하나 삭제하거나 부정적 면모를 하나 추가함


장비류는 아주 최소한의 무기 정도만 데이터가 정해져 있고 나머지는 특별한 데이터가 없음
게임 특성상 현대 배경이니 일일히 라인업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 위의 판정 보면 알겠지만 꽤 추상적인 시스템이라서



*시나리오*
이게 이 시스템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데, 각 테마에 걸맞는 다섯 개의 설정을 준비해 줌
각 셋팅은 또 아포칼립스/포스트 아포칼립스로 나뉘어져 있음

Zombie Apocalypse 같은 경우에는

별 헤는... 아니, 운석이 떨어진 밤(Night of the Meteor)
지옥에 방 없음요(No Room in Hell)
아수라장(Pandemic)
속삭임과 함께 끝나다(It ends with a whisper)
살거죽 아래(Under the Skin)

라는 다섯가지 설정이 있음

예를 들어 운석이 떨어진 밤은 어느날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과 그게 발산하는 특수한 방사능이
죽은 생명체에게 영향을 주어서 좀비화 한다는 설정임
이 설정 아래에 일어날 법한 일들이 정리되어 있지

예를 들면 동물들이 먼저 눈에 띌 것이다. 뇌의 크기가 다르고  사람의 시체는 보통 매장되어 있어서 파고 나올 때까지 시간에 걸릴 것이므로
동물에 의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니 진상을 깨닫는 데에도 좀 시간이 걸릴 것
또한 이 방사능은 시체에게만 영향을 주는데 아마 사태 초기에는 그 사실을 눈치 못채니까
조금 물리기만 해도 곧장 처리하는 좀비 지식인 덕분에 억울하게 죽을 수도 있을걸^^?
물론 시체에게 상처 입으면 당연히 감염을 조심해야지^^?

혹은 농장이나 구울화한 쥐떼, 집, 대형 매장, 병원, 하수도 등에서 일어날 수 있을만한 사건이나 이벤트 등도 정리해 주고
한 시간 간격, 하루 간격, 몇 주 간격, 년 단위로 어떤 식으로 사건이 흘러갈지에 대한 타임라인도 있음



그리고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대한 설정이 뒤따르는데,
역시 이 운석이 떨어진 밤 설정에서는 어떤 대기업이 이게 방사능에 의한 것인 걸 깨닫고 제거 시스템을 만들어서
그럭저럭 좀비 사태를 정리한 다음 얘들이 빅브라더가 되어서 사람들을 탄압하는 설정이 됨
아포칼립스 때에는 적 샘플로 구울들 나오다가 이 설정에서는 이 기업의 드론 같은 게 적 샘플로 나옴...


지옥에 방 없음은 진짜로 지옥이 꽉 차서(..) 죽은 자가 제대로 죽지 못하고 산 사람들을 공격하는 설정
아수라장은 28일 후처럼 분노 바이러스에 가까운 애들(즉 감염자는 죽지 않았음)
속삭임과 함께 끝나다는 오래된 부두교들이 마침내 성공해서 암암리해 좀비화가 진행되어가는 설정
살거죽 아래는 기생충들에 의한 것


설정 하나마다 대략 16~18p 정도를 써서 설명하고 이 설명들은 해당 설정을 가지고 진행하는 경우 외에도
도움이 될 법한 조언이나 아이디어 같은 게 많이 있어서 꽤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해

막상 실제로 플레이를 해 본 적은 없어서 추천하긴 좀 그렇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체크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