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작룰이 핫한 주제더군요.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규칙을 하나 제작해 봤습니다.




느와르 : 더 쿨리쉬 NOIR:The Collish



개요

80년대의 영웅본색부터, 블랙라군 같은 분위기까지. 느와르 영화나 만화의 풍미를 느껴보며 쿨-하디 쿨-한 캐릭터를 표현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규칙입니다.



준비물

‘느와르의 쿨한 등장인물’을 연기할 플레이어 한명 이상.

마스터.

그리고 6면체 주사위 하나.


네, 사람과 6면체 주사위 하나면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매우 간편합니다! 그 외에 있으면 좋은것으로는 노트와 필기구, 포스트잇 한뭉치 정도가 있습니다.



캐릭터

느와르 영화의 캐릭터는 쿨-합니다. 느와르 영화의 캐릭터는 단순히 총알을 맞고 죽지 않습니다. 보잘것 없는 적들의 총알은 주인공을 피해가고, 주인공의 총은 백발백중으로 적들을 쓰러뜨립니다. 하지만, 주의하세요. 당신이 더 이상 쿨-하지 않게 된다면, 찌질한 사람이 된다면, 당신은 더 이상 느와르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장면에서 이탈하게 되겠죠.



캐릭터의 작성

당신의 캐릭터가 얼마나 쿨-한지 설명하는 면모를 6개 작성합니다. 이름이나 외모 등도 적어두면 좋습니다.


예시) 이름:J.Y.B

[멋진 선글라스] [쫙 빠진 정장] [언제나 물고다니는 이쑤시개] [어떤 상황에서도 발휘하는 위트] [쿨-한 올백머리] [쌍.권.총]


이것으로 캐릭터의 작성이 끝납니다. 네, 매우 간단합니다! 얼마나 당신의 캐릭터가 쿨-한지 설명하는 여섯개의 면모만 만들면 됩니다.


-이 ‘쿨한 면모’들의 갯수의 총합을 ‘쿨함’이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예를들어 J.Y.B의 현재 ‘쿨함’은 6입니다.



판정

판정 또한 간단합니다. 6면체를 굴려, 캐릭터의 ‘쿨함’보다 낮으면 성공합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캐릭터는 원하던 바를 이루었거나 마스터가 제시한 난관을 훌륭히 통과한 것입니다. 또한 캐릭터는 ‘여전히 쿨합니다’.


예시) J.Y.B의 ‘쿨한 면모’는 총 6개입니다. 현재의 ‘쿨함’이 6이므로, 6면체 주사위를 굴려 6보다 낮은 수(1, 2, 3, 4, 5)가 나오면 성공입니다.


주사위를 굴려 6이 나온다면, 현재의 ‘쿨한 면모’가 몇개이든지 상관없이 실패합니다. 또한 판정한 캐릭터의 ‘쿨한 면모’가 6개 이상이었다면, 하나 삭제합니다. 삭제하는 면모는 마스터가 정합니다.



판정의 시기

마스터가 판정의 시기를 정합니다. 주로 여전히 캐릭터가 ‘쿨’한지 확인할때 주사위를 굴리게 하면 됩니다. 악의적으로 말하자면, 캐릭터가 찌질해지는 모습이 보고 싶을때, 마스터는 캐릭터에게 주사위를 굴리게 합니다.


-만약 캐릭터의 ‘쿨함’이 6 이상이라면, 마스터는 캐릭터가 주사위를 많이 굴리게 해야 합니다. 얼마나 사소한것이든지간에, 주사위를 굴리게 하세요. 밥을 먹어도, 길을 걸어도, 하품을 할때에도 주사위를 굴리게 하세요. 캐릭터의 쿨함은 유지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시) J.Y.B는 보스에게 적대 세력의 중요요인 암살 임무를 받아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선은 목적지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마스터는 주사위를 굴리게 합니다. 6이 나왔습니다. 안타깝군요, 바람이 너무 불어서 [쿨-한 올백머리]는 흐트러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J.Y.B의 [쿨-한 올백머리] 면모를 삭제합니다.



찌질주의(옐로카드)

캐릭터가 쿨-하지 않고 찌질해 보인다면, 마스터는 캐릭터의 플레이어에게 ‘찌질주의’를 날릴 수 있습니다. 일종의 옐로카드입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찌질한 행동’을 하면, 캐릭터의 ‘쿨한 면모’ 하나를 마스터가 임의로 삭제합니다. 그 찌질한 행동과 어울리는것으로 삭제하세요.


명심하세요;너무 쿨해보이려 애쓰면, 되려 찌질해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캐릭터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 경고없이 마스터는 ‘쿨한 면모’ 하나를 삭제 해 버릴 수 있습니다. 쿨함을 유지하고 싶어서 말없이 구석진 그늘속에 숨어서 비릿한 웃음만 흘리는 암살자는 곧바로 쿨한 면모 하나를 삭제 해 버리세요. 너무한다 싶으면, 찌질주의를 날려줘도 됩니다.



실패


판정시에 6면체를 굴려 캐릭터의 ‘쿨함’보다 같거나 높은 수가 나왔다면, 캐릭터의 행동은 ‘실패’한게 됩니다. 캐릭터는 두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쿨하게’ 실패를 받아들입니다. 당신이 원하는대로 되지도 않고, 제시한 난관을 뛰어 넘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 또한 일어나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쿨하게’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실패에 대해 투덜거리거나 집착하는것은 ‘쿨하지’않습니다. ‘찌질주의’를 조심하세요.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요? 괜찮습니다. 만약 실패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캐릭터는 ‘찌질하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의 ‘쿨한 면모’를 하나 골라 삭제하고, 판정을 성공한 것으로 합니다. 느와르의 주인공은, 언제나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기만 한다면요! 비록 비굴하고 찌질해 보일지라도요.


예시) J.Y.B는 선술집으로 들어가, 목표인 암살대상이 어디 있는지 주인장에게 넌지시 물어보기로 합니다. 주사위를 굴립니다. 실패합니다. J.Y.B는 암호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멋진 선글라스]를 벗어서 주인장에게 대금 대신에 줘버리고, 호의를 사서 찌질하고 비굴하게나마 위치를 알아 낼 수 있었습니다.


*’찌질하게 성공’할때는, 플레이어가 해당 캐릭터가 얼마나 찌질했는지 설명하거나 묘사, 혹은 연기합니다. 만약 마스터가 보기에 덜 찌질한것 같다면, 마스터는 그 묘사는 ‘캐릭터의 생각에만’그러한 것이고, ‘실제로는 이러했다’ 라며 수정하거나 덧붙일 수 있습니다.


예시)J.Y.B는 멋들어지게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주인장에게 건냈습니다. ‘이거면 그정도 정보에 대한 대금은 될테지. 이것 봐, 어디서나 구할 수 없는 수제품이라고. 이게 바로 내 신분에 대한 확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스터는 고개를 저으며 실제로는 J.Y.B는 주인장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며 까먹었다고, 한번만 봐달라고, 이 썬글라스 비싸보이지 않냐고, 좀 모른척 해달라고 비굴하게 찌질댄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투

전투시에는 수많은 적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네, 총알을 퍼부으면서도 주인공의 옷깃에 흠집하나 내지 못하는 그 적들이요. 그런 적들은 ‘적 면모’로 표현됩니다. 전투의 시작시에 마스터가 어떠한 적들이 등장하는지 ‘적 면모’를 적어서 보여주세요.


예시)전투 개시. [2층 구석진곳에서 주인공을 노리는 저격수] [1층 홀을 가득 메운 건달떼거지] [번쩍이는 샹들리에 속에 숨겨진 칼날함정] [리베르타:육중한 짐승] [리베르타:터프한 신체] [리베르타:거대한 우산속에 숨겨진 베레타-M82 대물저격총]


꽤 성가시지만 어쨌든 총격한방에 죽을만한 녀석은 하나의 면모로 표현합니다. 시덥잖게 죽어주면서 캐릭터의 쿨-함을 빛내줄 잡졸 떼거지 또한 하나의 면모로 표현합니다. 함정이나 기계장치 등의 위험한 난관 등도 면모 하나로 표현합니다.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하고 사납다고 하지만 정작 서로 맞붙게 되면 지근거리에서 총알을 빗맞추며 펌블액션을 찍어댈 아주 강력하고 중요한 인물은 [이름:면모] 식으로 여러개를 붙여서 표현하세요.


전투 도중에 얼마든지 ‘적 면모’가 새로 추가되어도 괜찮습니다.



캐릭터의 ‘쿨함’이 높은 순서대로 행동합니다. 캐릭터의 턴이 끝나면 적들이 행동합니다.



캐릭터의 공격

‘적 면모’를 하나 골라 판정합니다. 성공하면 해당하는 적 면모가 삭제됩니다;캐릭터는 여전히 쿨합니다.



적의 공격

적의 턴에, 각 ‘적 면모’들은 한번씩 캐릭터의 쿨한 면모 중 하나를 골라 공격합니다.



캐릭터의 방어

쿨-한 느와르의 캐릭터는 최후의 순간까지 ‘총알을 맞지 않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저격수라고 하더라도, 느와르의 주인공을 맞출 수는 없습니다. 그가 실수하지 않는 이상에는요. ‘적 면모’는 공격할 캐릭터의 ‘쿨한 면모’를 고르기만 합니다. 방어는, 캐릭터가 합니다. 판정에 성공하면 아무런 문제는 없고, 캐릭터는 ‘여전히 쿨합니다’.


판정에 실패하면, 공격받은 ‘쿨한 면모’가 삭제됩니다. 적의 공격으로 인해 더 이상 ‘쿨함’을 지키지 못하고 점점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잊지 마세요;당신은 아직까지 쿨합니다. 쿨한 이상, 당신은 쓰러지지 않습니다.


*공격받은 ‘쿨한 면모’를 지키고 싶을 때가 있을겁니다. 만약 공격받은 ‘쿨한 면모’를 도저히 버릴 수 없다면;찌질해지세요. ‘찌질하게 성공’하면, 공격받은 쿨한 면모 대신 당신이 원하는 쿨한 면모를 버릴 수 있습니다.



트레이드 마크

방어에 실패하며 캐릭터의 ‘쿨한 면모’가 계속 지워지다 보면 마지막으로 단 하나의 ‘쿨한 면모’가 남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단 하나의 ‘쿨한 면모’. 끝의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캐릭터의 ‘쿨함’. 그것이 바로 캐릭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됩니다. 최후까지 지키고 싶은 쿨함이죠.


최초로 트레이드 마크가 생겼을때 새로운 ‘쿨한 면모’를 하나 작성하여 캐릭터에게 덧붙입니다. 잊지마세요;’새로운 쿨한 면모’입니다. 이걸로 아직 싸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발악 해 보세요.


트레이드마크가 공격받아 삭제되면 캐릭터는 리타이어합니다. ‘죽는게’ 아닌 ‘리타이어’임을 명심 해 주세요. 물론 가끔은 죽는것도 리타이어일 수 있습니다.


전투가 끝나면

각 캐릭터의 ‘쿨함’을 확인합니다. ‘쿨함’이 3보다 낮은 캐릭터는, ‘쿨함’이 3이 될때까지 ‘쿨한 면모’를 새로 작성하여 채워 넣습니다.


-이미 가졌던, 그러나 버려버린 면모와 비슷하거나 같은것을 다시 가지려고 고집하거나 미련을 놓지 못하는것은 ‘찌질해 보입니다’. 마스터가 보기에 새로 만들어 온 쿨한 면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역시 찌질주의를 날려도 됩니다.


트레이드마크는 그대로 남으며 사라지지 않습니다.



THE COOOOOLISH!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 마스터가 캐릭터의 새로운 ‘쿨한 면모’를 발견했다면-멋진 연기를 통해서건,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서건- 마스터는 그 즉시 ‘THE COOOOLISH!’를 선언하고 해당캐릭터에게 그 ‘쿨한 면모’를 더해 줄 수 있습니다.


-The Coolish는 우리말로는 ‘이런 멋진-쿨한- 새끼!’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멋진 단어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마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랙라군에서 싸우는건, 결국 펌블잔치 아냐? 라는 말에서 이 규칙의 제작은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총을 못맞추면서 1 1 1 1 띄우는 펌블잔치를 하는거라는 말이 뇌리를 스쳤죠. 아, 느와르의 캐릭터들에게 HP란 의미가 없겠구나. 그렇다면, 그런 총격액션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제가 내린 해결책은 ‘캐릭터의 쿨한 면모’가 공격받으면 삭제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전투에서 HP를 캐릭터의 쿨한 면모로 바꾸는것은, 다른 재밌는 규칙들을 컨버젼하거나 서플을 제작하는게 훨씬 낫죠.


그러면 아예 방향을 틀어서 ‘쿨-한 캐릭터가 찌질해지면서도 어떻게든 성공하는 물건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쿨-하디 쿨-한 에이젼트들이 결국 찌질하게 실패하는 와중에 개인의 목표를 악을 쓰며 달성한다’ 라는 규칙은 이미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80년대 느와르풍의 영화를 참조로 규칙을 만들며 달려보았죠.


이 규칙은 이런 분들에게 어울릴겁니다.

*팀이 이미 있는데, 한두명이 일이 생겨서 참가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그 사람을 빼고 진행하자니 좀 애매한 경우, 간단하게 플레이 해보고 싶은데 마땅한 규칙이 없을때.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폭소하면서 진지한 개그물을 해보고 싶을때.

*주사위가 6면체 하나밖에 없는데 RPG는 해보고 싶으신 분.

*지독하게 심심해서 할일이 너무 없으신 분이 두명이상이서 천장을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을때.


그럼, 다시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