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지 마러~)

이렇개 생겼어도 노래하난 좋아요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 한 쪽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추의 양광이 떨어질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래서, 가을날 비는 처량하게 내리고, 그리운 이의 인적은 끊어져 거의 일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아무도 살지 않는 옛 궁성,  그래서,  벽은 헐어서 흙이 떨어지고, 어느 문설주의 삭은 나무 위에 거의 판독하기 어려운 문자를 볼 때, 몇 해고 몇 해고 지난 후,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가 발견될 때, 그곳에 씌었으되 '내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그런 행동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지...' 대체 내 그러한 행동 이란 무엇이었던가? 어떤 거짓말? 아니면 또 다른 내 어리석은 처신? 이제는 벌써 그 많은 잘못들을 기억 속에서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때문에 애를 태우신 것이다

(중략)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어찌 이뿐이랴? 

오뉴월의 장의행렬, 가난한 노파의 눈물, 거만한 인간, 보라색,  검정색, 회색 같은 빛깔들. 둔한 종 소리. 바이올린 G현의 소리, 추수 후, 가을 밭에 보이는 연기, 산길에 흩어진 비둘기의 깃털, 자동차에 앉은 출세한 부녀자의 좁은 어깨, 떠돌아다니는 가극단의 여배우들,  벌써 줄에서 세 번째 떨어진 광대,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휴가의 마지막 날, 사무실에서 처녀의 가는 손가락이, 때 묻은 서류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보름밤에 개 짖는 소리,크누트 함순의 이삼절, 어린아이의 배고픈 모양, 철창 안에 보이는 죄수의 창백한 얼굴, 무성한 나무 위에 떨어지는 흰 눈송이... 이 모든 것이 또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안톤 쉬낙,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