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물건은 새벽에 사서 아침 먹고 쭉 읽은 서부극 크툴루... 아니 다운 다커 오솔길(Down Darker Trails).
카오시움에서는 크툴루 가라사대, 가스등 밑 크툴루, 크툴루 암흑시대, 크툴루 기상시간 등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파생작 서플먼트를 내놓았었고, 이상한 영원이라든가 시대관통 크툴루 등 아예 여러 시간대 시나리오를 스까서
모은 시나리오 모음집들도 나왔었음. 심지어 기차여행 2판에도 다른 시간대 배경인 외전 시나리오들이 몇 개 추가됨.
서부개척시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30주년을 기념하며 서부 배경 시나리오를 풀었고,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크툴루 신화 소설집을 낸다거나 하면서 떡밥을 풀었는데, 어쩌다보니 2013년쯤에 Sixtystone Press라는 업체에서
낼 거라고 했었던 물건이 뜬금없이 카오시움을 통해서 튀어나옴. 전에 소식만 전달했었던 Mask of Nyarlathotep
컴패니언도 원래는 저기서 나올 예정이었음.
캐릭터 생성
뭐 일단 시대상에 맞추어서 적당히 고쳐놓았다고 설명하면 될 듯.
이데올로기 / 믿음
1D10인 건 같은데 원판과는 내용이 좀 다르다. 예를 들어 서부 개척 시대에 답은 [과학]이다 같은 사람은 별로 없겠지?
직업
목장주나 카우보이라든가, 도박사라든가, 운송업자라든가 뭐 그런 서부개척시대에 볼 수 있을 만한 직업 위주로 나옴.
특히 도박사가 가관인데, 아예 이 서플먼트의 캐릭터 스킬 중에는 도박(Gambling)이 추가되어 있음.... 또한 옵션 룰로
남북전쟁 참전자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는데, 추가로 스킬 포인트 70포인트를 받고 부상이나 시체를 봐도 이성 판정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대신 1861년 기준으로 최소 17세였던 나이여야 함 + 이성 일정치 까고 시작 + 전쟁에서 얻은
후유증을 추가해야 함. 이 후유증은 신체적인 부상일 수도 있고, 정신병일 수도 있음.
스킬 변경
서부 개척 시대 기준으로 흔하지 않은 스킬들이 기본 시작치에서 너프를 먹거나 삭제되고 그에 대응하는 다른 스킬들이
버프받거나 아예 추가됨. 예를 들어 1920년대 탐사자는 자동차 운전(Drive Auto) 스킬을 기본 20%로 갖고 시작하지만
여기선 0% 시작에 "희귀한" 스킬로 바뀌고, 대신 마차 운전(Drive Wagon/Couch) 스킬이 기본 20%로 시작하는 식임.
추가되는 스킬은 도박(Gambling), 밧줄 다루기(Rope Use), 원주민 언어(Language - Indians), 함정(Trap).
펄프-크툴루
별 거 없고 서부 개척 시대 배경으로 펄프-히어로가 쓸 수 있는 트레잇을 적당히 제시해 둠.
장비
가축(주로 탑승용)
"7판 룰북이나 말레우스 몬스트로룸에 나온 동물들을 적용하세요"라고 하는데 그래도 동물 몇 종류의 데이터는 주고,
언제 어떤 스킬을 써야 말을 듣는가... 등도 친절하게 명시해 둠. 또한 키퍼가 허용하면 가축을 살 때 스킬 판정을 해서
좀 더 스탯이 좋은 개체를 구할 수도 있음.
총기류
서부 개척 시대는 이전의 남북전쟁 덕에 라이플-머스킷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전장식 화기부터 후장식 소총까지
별의별 무기를 다 볼 수 있는 시대긴 함. 예를 들어 이 시기의 탄창은 대개 내장식 탄창이었고, 공기총에 쓰이던 건데
이걸 최초로 일반 소총에 도입한 게 볼캐닉(Volcanic)이라는 업체였고.... 응, 뱅!에 나오는 그 볼캐닉의 유래 맞아.
하여간 시절이 이러다보니 탄환을 장전해 둔 총을 잘못 건드리면 행운 판정을 해서 재수없게 발사되고 뭐 그럼.
옵션 룰
전투 상황 관련 옵션
나름대로 다양한 전투 상황 강화 특규를 옵션으로 넣고, 과녁이 될 캐릭터의 체력을 2배로 뻥튀기하는 옵션이 나옴.
쌍수로 무기를 든다거나, 왼손 잡이가 오른 손으로 총을 쏜다거나, 한 손만 갖고 소총같은 거 다루는 경우 등 전투에서
써먹기 유용한 룰 위주.... 긴 한데 결론은 "이상한 거 하면 패널티 주사위를 받습니다"라 참 묘한 느낌을 느끼게 하더라.
추격전
말을 타고 추격할 때는 7판 룰과는 달리 HP를 사용할 수 있다고 요약하면 되나 싶은데... 이게 어딜 봐서 옵션이야?
서부극 찍는데 이런 걸 옵션으로 안 쓸 놈이 있긴 하냐? 그래서인지 "옵션"은 따로 안 붙였다만, 쓰고 싶지 않은 놈은
그냥 그대로 7판에 나온 거 쓰면 된다는 거 같음. 아래의 "이성 회복"도 비슷한 포지션인 듯.
이성 회복
까이는 건 7판과 별 차이가 없는데, 회복 방식은 다름. 각 회복 수단에는 치료 기간 / 정신 상태 / 건강 상태가 있고,
치료로 이성을 회복하려는 플레이어는 저 셋을 상대로 100면체를 굴려서 치료하는 데 소요된 시간 / 치료 결과를
확인하게 됨. 예를 들어서 정신 상태 판정에서 극단적 성공이 뜨면 이성이 추가로 회복되지만 실패한다면 이성에
추가로 INT까지도 까임.
그리고 여기선 술이 보약인지 두 잔 정도 먹고 행운 판정에 성공하면 일시적 광기의 지속시간이 절반으로 줄기도 함.
대신 너무 많이 마시면 취해서 빌빌대는 룰도 있으니 음주의 탐사자는 적당히 하도록 하자. 잠깐, 뭔가 이상한데...?
서부의 모습
역사적 서부
"양놈들이 어떻게 인디언들에게 총, 균, 술을 줘서 보호구역이나 사후세계로 보내줬는가"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임.
초자연적 서부
신화생물 친구들이 나오는데.... "자세한 스탯은 다른 책을 보세요"로 땡처리함. 심지어 몇몇 개체는 그냥 그게 등장했던
시나리오 서플먼트를 보라고 제시하는 데서는 이놈들 정말 귀찮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나마 이드라(Yidhra)의
화신 둘만 데이터를 여기에서 줌. 영적인 추격자(Spectral Hunter) 데이터도 나오는데 이거는 변신 주문과 세트더라고.
대부분 아캄 호러 같은 데서 본 게 아니라면 처음 듣는 이름이겠지만 요그-소토스의 그림자에 나왔던 유서깊은 친구임.
또한 공룡들(...)도 데이터를 주는 데 역시 서식지 소개하는 항목에서 제공하고 정작 여기에선 따로 안 줌.
책들은 대략 뉴 스페인 어쩌고 하는 마도서 좀 나오고, 나머지는 벽화라든가 오두막에서 나온 책이라든가 뭐 그런 것들.
주문은 뭐 이거저거 원주민 전통 주문이라고 제시하고, 좀 원주민들이 안 쓸 법한 거나 아니면 강력한 주술사만 쓰도록
제한해야할 주문들을 따로 체크해 뒀는데... 저 주문들 리스트를 보는 순간 대략 정신이 멍해짐. 시작부터 7판 룰북에서
퇴출된 주문들을 적어놓았는데, 그나마 친절하게도 뭐하는 주문이고 코스트가 어떻고 그런 건 전부 다 적어 놨더라고.
사교도들도 이놈들 저놈들 나오는데... 일단 저기는 그냥 사교도로는 쨉이 안 되는 친구들이 있는 동네라 감흥이 없었어.
서부의 잊혀진 곳들
잊혀진 계곡(Lost Valley)
로버트 어윈 하워드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내놓은 모 파충류 종족의 도시가 감춰진 곳. 사인족으로 봐야 하려나...?
근데 사실 그냥 파충류 인간(이름없는 도시를 건설한 종족)도 CoC에는 존재하니까 어느 쪽이라고 봐야할 지 모르겠다.
크'느얀(K'n-Yan)
크툴루 신화 세계관에서 "지저 세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동네. 여기 주민들도 초고대 문명을 세웠던 고대 종족이지만
"밖에 나가면 우주의 악마들에게 피폭당함"이라는 묘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 일이 없으면 나가지 않다보니 인류하고는
그다지 볼 일이 없는 편. 물론 이 친구들이 탐사자들 앞에 나왔다면 뭔가 일이 생겼다는 뜻임. 옛날에 적들의 유전자를
적당히 짬뽕해서 만들었다는 탈것용 생물인 갸-요튼(Gyaa-Yothn)과 언데드 노예 등을 부리고 살고, 크'느얀 아래에는
사인족들의 거주지였던 요트(Yoth)나 크'느얀인들이 믿는 차토구아와 그 자손들이 뒹굴거리는 은'카이(N'kai)가 있어서
서부의 지하를 다루면 크'느얀인 / 사인족 / 형체없는 자손이나 차토구아 중 하나 이상이 직접 나오는 전개가 일반적임.
그림자 사막(The Shadow-Desert)
드림랜드와 비슷한 일종의 평행 세계. 사막에서 볼 법한 신화생물들이 살고 있고, 꿈이나 차원문 등으로 드나들 수 있음.
근데 드림랜드 서플먼트 읽어본 사람이라면 별로 대단한 건 없어보일 거 같다.
로스 비에호스 계곡(El Canon De Los Viejos)
공룡들이 사는 계곡. 사실 모 1인용 서플먼트에 따르면 저기 캐나다쪽에도 그런 요상한 계곡이 하나 있다는 거 같았음.
참고로 탐사자들이 공룡을 실제로 보면 이성을 조금 잃게 됨. 공룡도 현실적으로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
마을 예제
캠페인 굴릴 때 쓰라고 예제를 둘 만들어 줬음.
파휴튼(Pawheton)
다코다 주에 있는 금 채굴 캠프가 마을로 성장하는 상태인 지역. 문제는 이 캠프.... 아니 마을의 설립자는 사실 남북 전쟁
당시에 "비합법적인 일"을 좀 저지른 범죄자인데 캔자스 은행에서 이 마을의 금에 관심을 보이고 직원을 하나 파견해놔서
둘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임. 여기에 전설이라든가 소문, 우주 버섯 일당이라든가 그런 거를 넣을 수 있도록 해 둠.
산 라파엘(San Rafael)
멕시코와의 국경에 있는 마을. 전형적인 서부극의 무대로, 나쁜 목장주와 그 가족들, 부패한 보안관 등이 살고 있는 마을임.
굳이 신화적인 것을 섞지 않아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런지 대단한 친구들하고는 별로 안 엮은 듯.
시나리오
시나리오도 두 편 실려있음.
저 아래에서 올라온 것(Something from Down There)
작은 광산에서 일하던 이들이 2주간 소식이 끊겨서 누가 찾으러 가는 이야기. 누가 갈 지는 알겠지?
위에서 내가 이 동네 "지하"는 크'느얀 이야기부터 나온댔지? 이 시나리오에서도 저 광부들이 재수없게 지하에서 자고있던
차토구아의 형체없는 자손을 건드려서 문제가 터진 상황을 다룸. 다만 진짜 투닥거릴 적으로 좀비가 된 광부들을 제시해서
얘들이 다 잡히면 일단 후퇴한다는 그런 식으로 설명하고, 직접 싸우려면 불이나 폭발물로 처치하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음.
스캔론 씨네 딸(Scanlon's Daughter)
두 목장주 집안의 연인들과 갈등을 다룬 이야기. 대놓고 남자쪽 집안 성씨는 로메로고 반대쪽 집안 처자 이름은 줄리엣임.
이게 어디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지 알겠지? 그 외에도 다른 작품들이 섞여있는데 전부 친절히 가르쳐 주더라...
일단 도입부부터 목장 일꾼 하나가 시체로 발견되는 걸로 시작해서 가축이 죽어나간다거나 난동을 부린다거나 그 사이에도
몰래 두 연인이 만난다거나 그런 일이 벌어지고, 탐사자들이 원인을 찾아내면 되는 이야기임. 이 시나리오는 딱히 직선형이
아니기 때문에 결말은 탐사자들과 키퍼가 하기 나름이 될 수 있을 물건이고, 대개 탐사자들이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야생에서 컸으며 당연히 친구도 없고 좀 이상하게 생긴 여성을 때리거나 심지어 쏘기 쉬운 물건임.
참고문헌
내가 로버트 어윈 하워드의 책들을 읽어봐야 하나 좀 고민하게 됐음.
뭐이리 책을 빨리 읽냐
그나마 영어라서 좀 느린 거.
영어치고 엄청 빠른 것 같은데
아침 먹고 한 9시부터 시작했으니까 3시간쯤 걸렸네.
빨리 읽는거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