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한 번 던전 월드로 추리물 해 보자. 못할 거 같지? 나는 할 수 있어. 하지 않을 뿐이야. 그런 거 사실은 귀찮거든.
왜냐면 추리에 사용되는 메커니즘 자체는 던-월이 훼손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거만 손 보면 되는데 그게 귀찮다고.
그러면 AWE를 개수한 하이쿠 엔진을 쓴다고 자처하는 트레물루스의 추리 방식을 좀 차용해서 던-월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지 한 번 확인을 해 보자.
개입의 배제 / 제한
AWE에서의 "플레이어의 개입"은 원래 "선택적"인데, "추리물"을 굴리려는 시점에서 배경의 설정이나 사건의 진행 등
일정한 부분에 대한 개입 시도를 배제해야 하는 게 확실해짐. 여기에 대해 근사한 아이디어를 냈던 게 트레물루스로,
이거는 플레이어들에게 질문 몇 개를 던지고, 그 결과들에 따라서 배경 설정이 고정됨. 따라서 룰북을 읽지 않았다면
플레이어는 절대로 그 진상에 대해서 알 수 없고, 이거는 바뀌지도 않음. 문제는 이렇게 개입을 통제하게 되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대개 그렇게 오냐오냐 해 주던 플레이로 AWE를 익혀온 아이들이 빼애액 거린다는 거야.
<간단한 사례>
마스터와 "구다오"가 추리물을 돌린다고 치자.
마스터 "네.... 구다오는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이 차트를 보고 적당한 내용을 골라주세요"
구다오 "무슨 심리테스트 해요? 알았어요. " "
그 결과 "이계의 인류악 리요구다코"가 구다오의 동료 NPC인 "마슈"를 자기 세계의 마슈로 바꿔쳤다는 전개가 선택됨.
이에 관련된 설정은 모두 확정된 것이니 마스터는 이 부분에 대해 구다오가 개입해 수정하려는 것을 끝까지 막아야 함.
(이하 생략)
단서 획득 메커니즘 / 추리 액션 추가
기본 액션 중에서 상황 파악과 지식 더듬기 둘을 활용하게 해야 함. 좀 구체적으로 하려면 성공시의 보상으로 "단서"를
줄 수도 있다는 걸 추가하고, 좀 더 추리를 수월하게 하고 싶다면 단서를 얻을 수 있다면 단서가 우선적으로 주어지지만
대신에 단서를 다 찾았거나 거기에 아예 단서가 없거나, 단서 말고 다른 걸 원하고 행동을 선언하는 상황이면 단서 대신
다른 보상이 주어지는 식으로 굴리는 거임. 트레물루스는 원래 맨 마지막에 가깝지만, 진상을 빨리 찾게 하고 싶으면
앞의 요소를 적용해도 될 듯.
그러면 단서를 다 모았다 / 여기에 없다는 게 확인이 되고, 단서의 내용을 통해서 나름대로 "추리"를 할 수 있겠지?
혹은 지식 더듬기와 "추리"를 아예 분화하고, 추리 액션을 하려면 단서를 소모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 대신 그 판정에
성공하면 판정에 소모한 단서에 관계되는 진상의 일부를 마스터가 직접 설명해 줘서 알 수 있게 된다는 식으로 해도 됨.
이러면 추리력이 없는 자식이라도 최종적으로는 답을 알 수 있을 거임.
트레물루스는 이런 플레이를 위해서 "상황 파악"에 해당하는 Poke Around로 단서를 얻을 기회를 주고, 그렇게 단서를
얻으면 "추리 과정"에 대응하는 Puzzle Things Out을 사용해서 성공하면 키퍼에게서 마법 등에 쓸 수 있는 Lore를 1점
얻거나 질문을 해 볼 수 있음. 대신 저게 발동 기회가 주어지면 "딱 한 번"씩만 할 수 있는 액션이라는 게 포인트.
<간단한 사례>
계속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구다오는 마슈에게서 위화감을 느낌. 예를 들어서 목소리가 바뀐 것 같다거나....
구다오 "저기요, 마스터. 마슈의 목소리가 좀 달라진 거 같은데 [상황 파악]으로 예전 목소리와 비교해 봐도 될까요?"
마스터 "네, 그러세요. 어디 보자.... 판정에 성공했네요. 구다오는 뭔가 전과는 목소리가 달라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다오 "그러면 [추리하기]로 이에 대한 추리를 해도 되죠?"
마스터 "네, 성공했으니까 [추리하기] 액션에 나온 질문을 세 개 해 봐도 되요."
구다오 "둘의 목소리 차이가 어떤 의미인가요? 병 같은 걸로 목소리가 그렇게 달라질 수 있나요? 마슈는 어떻게 된 거죠?"
마스터 "네, 둘의 목소리는 어느 한 쪽이 흉내내는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전혀 다른 수준입니다. 그러면 지금의 마슈는...."
(이하 좀 더 생략)
이런 식으로 결국 설정이나 배경에 대한 플레이어의 개입만 통제하고 상황 파악 / 지식 더듬기 두 액션 갖고 조정 좀 하면
추리 메커니즘을 흉내낼 수 없는 건 아님. 근데 그걸 왜 굳이 던전월드로 해야 하냐는 것에 대해서 답변하기 어려울 뿐임.
P.S 이 글은 달갤러들이 많이 하는 모 유사 게임 / 타네다 리사 / 렐름 오브 크툴루 등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름.
할수 있나와 해야 하나의 차이가 맞겠지. 다른 룰 제치고 굳이 겁스로 플 돌리는 닝겐이 없는 거랑 마찬가지의 문제일듯.
귀찮아서 안 한다 = 해야 하나?
두루미와 여우
좆그오; -203,56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