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좀도둑은 왜 살려두시는 건가요?'

'재밌잖아.'

'예...?'

그녀는 종자에게 다가가 그의 금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이세계인들은 말이야. 조금만 칭찬을 해주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착각해. 근데 왕실 이세계인 학술 협회에서 그들을 연구한 결과 대부분 쓸모 없는 쓰레기들이였단 말이지.'

'그렇다면, 왜 기사님께서는 저 좀도둑을 칭찬해주지 않으시는 건가요? 조금만 칭찬을 해주고 비위를 맞춰 주신다면 다른 이세계인들처럼 마왕을 잡고 세계를 구하겠다며 스스로 고깃방패를 자처할텐데 말입니다.'

'뭐...'

그녀는 종자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세계인들 그들은 대부분 고등학생이거나 20대 초반의 무직 히키코모리라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ㅇㅇ군은 대단해.

오오! 역시 ㅇㅇ군이로구만! 나는 상상도 못한 일을 해내다니.

역시 ㅇㅇ군이에요. 저는 그런 걸 상상도 못했다구요.

(이세계인들은 모두 다 아는 상식)이라고? 그게 대체 뭔가?(다 아는 상식을 대단한 듯 말한다) 오오... 그런 게 있을 줄이야.

대충 이런 식으로 그들의 비위를 맞춰주면 그들은 밭에서 무를 뽑는 일부터 마왕의 침략을 막는 고깃방패의 역할까지 스스로 알아서 해준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이세계인들은 스스로 무언가가 되었다고 여기며, 행복회로를 돌리다가 오크에게 목이 베이거나 고블린이 쏜 화살에 맞아 죽거나.

아니면 오우거의 한끼 식사로 죽곤 한다.

그녀는 종자가 떠난 후 그녀의 막사 안으로 들어가 간이 침대에 누우며 나지막히 말했다.

'불쌍하잖아.'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자신은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고, 거대한 사회 속에서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그런 작은 존재라는 걸 깨달을 때,

그래서 나란 존재는 그저 길거리에 지나가는 평범한 농노 따위와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존재라는 걸 아는 순간 어른이 되고 만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세계에서 살아남아 기사작위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