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함한 많은 TR러들이 정해진 역할에 맞춰서 행동할 것을 강요하고,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게임 내부와 외부에서 온갖 괴롭힘과 폭력을 가하는 기존의 MMORPG 및 AOS가 싫어서 TRPG를 찾은 것일텐데도 불구하고 TRPG에서는 또 다른 차원의 역할 강요와 구조적인 폭력이 정당화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야. 자기 캐릭터를 소개한다는 것은 시트를 읊는게 아니야. 그런데 내가 겪은 TRPG들은 하나같이 캐릭터 시트에 얼마나 자세한 내용들을 기입하는지에 혈안이 되있더라고. 내 캐릭터가 얼마나 특별한가, 어떤 특권을 누려야 마땅한가를 배경스토리를 통해 설득하려고 드는데 내게는 무척이나 불쾌한 경험이었어. 꼭 어떠한 스테레오 타입을 준수하고 있거나 변명이 될만한 마땅한 과거사를 가져야만 해? 그냥 그러면 안되는거야?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부터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므로 이런 편견에서 벗어나지 않겠습니다. 하고 팀원들의 허락을 구해야만 하는건 너무 폭력적이지 않아? 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건 핑계에 불과해. 그럼 NPC들은 왜 그런식으로 시트를 안짜? NPC는 아예 PC들이랑 다른 양식을 쓰는 룰도 있는데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캐릭터시트를 준수해야만 할 이유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