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른 플레이어들 또한 '로드 라그나'에게 깊은 반감을 품기 시작했다. 나는 플레이어들의 영지에 '흑사병 이벤트' 혹은 '역(逆) 십자군 원정'이라는 대규모 이벤트를 예고한 직후였고, 플레이어들은 그에 맞서 '농노를 쥐어짜 창고에 1년간 배부르게 먹어도 동나지 않을 정도의 소출물 채우기' 혹은 '농노를 쥐어짠 후 근처 오크 / 고블린 캠프 원정대를 꾸린 후 그들을 털어 비축 물자 강탈하기' 혹은 '농노를 더욱 쥐어짜 영지 외부에 아웃포스트 건설' 등 다양한 비윤리적 해결 방식을 내어놓았다.
물론 그들의 행위 하나하나는 전부 농노들의 민심을 바닥까지 내려앉게 만들었고, 나는 주사위를 통해 다양한 반발 이벤트를 내어놓았다. 그 중 하나가, 영지를 시찰하는 삼두정 일행에 농노 집단이 레이드를 실시했던 것이다. 삼두정(플레이어 123)과 그들의 호위병 여섯은 조잡한 농기구로 무장한 조잡한 폭도 일고여덟 명에게 습격을 당했다. 문제는, 농노들이 빼돌린 돈으로 외부 용병을 고용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용병단 전체가 영지를 습격할 정도로 농노들은 많은 돈을 낼 수 없었고, 용병 네 명이 그 여덟 명의 폭도들에게 합류해 있었다.
플레이어들은 손쉽게 농노들을 베어넘겼고, 주모자를 찾기 위해 고문을 할 농노 한 명을 살려둘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그러나 전투 후반부, 앞서 언급한 용병 네 명이 기습적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돌격 전, 용병들은 크로스보우로 한 차례 사격을 가했고, '로드 라그나'가 치명상을 입어 낙마하고 말았다. 다른 플레이어들 또한 용병을 맞아 싸웠지만, 그들 또한 호위병을 잃고, 말까지 잃어버리는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평범한 모험활극 판타지를 즐겼던 이라면 '고작 말 한마리' 정도라고 의아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플레이 내에서 '말'은 이 산골짜기에서 구하기 가장 어려운 종류의 승용물이었다. 원래 타고 있던 말을 오크 캠프 원정에서 잃어버리고, 그 말의 망아지를 애지중지하며 키워 겨우 승용마로 만들었던 플레이어의 분노가 특히 하늘을 찔렀다.
어쨌든 플레이어들은 시체를 수습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성으로 돌아왔다. 말을 잃어버렸던 플레이어는 고문관의 채찍을 빼앗아 직접 고문을 가하겠노라 이를 갈았다. 그리고, 그 때 '로드 라그나'가 망가진 몸을 일으켜 고문대에 묶인 농노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 내 말을 들어보시오!"
- 계속 -
턀갤에 오랜만에 나타난 음유시인인가
내연기관 발명? 신교 탄생? 지구온난화?
야 이거 생각보다재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