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비키시오, 로드 라그나. 당장이라도 당신에게 채찍을 내리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중이니!"

말을 잃은 플레이어 - 편하게 말박이-가 일갈했다.

"우리는 신으로부터 권력을 부여받은 왕을 대리해 이 영지를 관리하고 있는 '영주'임을 왜 자각하지 못하시오! 우리에게 도전한 것은, 바로 왕께 도전하는 것과 같은 것이오! 마땅히 반역죄로 다스려야 할 이 비열한 반역자에 숨이 붙어있는 것 자체가 내 관대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오!"

 

하지만, 로드 라그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인간이오! 그리고 이 농노도 인간이오!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게 이런 무참한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이오!"

 

그때 플레이어 A - 편하게 씹덕 - 도 입을 열었다.

"로드 말박, 그대는 그대가 할 일을 하시오. 로드 라그나께서 낙마하신 뒤로 정신이 혼미해지신 것 같으니, 내 알아서 처리하리다."

 

로드 씹덕은 검을 뽑고, 로드 라그나에게 검을 겨누었다.

"로드 라그나, 그대가 말하는 것은 하나도 이치에 닿는 구석이 없는 궤변일 뿐이오. 왕과 그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에게 그대가 지금 보이고 있는 행동은, 마치 반역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만, 내 말이 맞다면, 그대도 어서 검을 뽑으시오."

 

로드 라그나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검과 갑옷을 벗어 바닥에 집어던졌다. 그리고 모두가 경악했던 메타 발언을 내질렀다.

"님들 근데 왜 자꾸 이상한 일만 해요? 영지물이라면서요."

 

나는 뭔가 잘못되어가는 것을 직감했다. 아니,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애써 무시했던 그 감정을 더 이상 억누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그나님...맘에 안드시는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아니, 영지물이라면서요..."

"아니 그러니까 영지물인데 왜요...그냥 지나치게 하드코어했던 중세 유럽의 시골 영지에 판타지 좀 섞은 거라고 제가 시작할 때 말씀드렸잖아요."

"아니 제가 생각했던 영지물은, 그 있잖아요. 적들이랑 싸우고,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제가 장기플이라고 미리 말씀드렸고, 지금은 게임으로 치면 '쪼렙' 단계잖아요. 쪼렙부터 레이드 뛴다고 하면 게임이 안 풀리잖아요..."

"아니 그래도, 다른 분들 선언 좀 이상한거 모르세요? 사실 저 처음에 도둑질한 농노 손목 자르고 다들 시시덕 거릴때부터 하기 싫었어요."

 

...?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