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은 알겠습니다. 허나 우리측에서 갈 수 있는 인원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다.
사건은 음... 단순한건 아니긴한데 이렇다.
결혼 및 연애도 허용하는 어느 '사랑'의 교단에서 너무나 많이 사랑한죄로 인하여 연인으로부터 칼침을 선물받는 바람에 어느 신관이 '당직근무'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당직근무는 우리가 이 도시의 각각의 경비초소에서 혹시 모르는 돌발사태에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역할을 의미한다.
물론 다른사람도 아니고 '신관'이 고작 칼침맞았다고 행동불능이 되는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 만일 그가 다른 신의 신관이었다면, 칼침맞은곳을 치유하고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단지, 그가 '사랑'의 여신의 신관이었다는것이고 금기(우습게도 양다리는 금기가 아니지만, 양다리를 들켜서 한쪽이 낙심하는 경우가 금기이다)를 어겼기 때문에 신관으로서 능력이 봉인된 상태이다.
때문에 지금 이렇게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 상황이다.
"이곳의 처녀신의 신관들은 전투에 대한 교육을 받은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곳에 남아있는 정식신관들은 인간, 부상자의 치유같은건 문제없지만 일선에서 전투를 보조하기엔 무리에요. 사정은 딱하지만 우리는 도울-"
"한분 있잖아요"
"어.. ?"
처녀신의 신관들은 '지식'계통 신관들이다. 우리는 세계를 모험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지켜주는 역할이 아니다.
가정을 꾸리기 위한 예비지식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수행하기위한 신부수업을 하는 것이 처녀신 신앙의 목적
때문에 우리는 전투관련 교육을 전혀하지 않는다. 따로 공부하지 않는이상 일반신관들은 무기를 다루는법이나 갑옷을 입은 전투 등에 대해서 전혀 배우지 않는다.
그래도 상처를 치유하고 병자를 간호하는것은 수업에 들어간다. 때문에 부상자를 받는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전투와는 전혀 관계없다.
물론 그런 주문들이 금지된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전할 수 있지만, 그런것을 활용하는 전투센스 같은것은 전무하다.
그러니까 이건 일반적인 신부교육만 받는 인간들 기준이다.
본관에는 다양한 종족들이 신관으로 들어와서 아직까지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종족들의 수명은 인간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에 신부수업을 위해 20년 가까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누님들은 이전에 공부해왔던 무기술등의 지식을 통해 일반적인 전투신관들과 다를바 없는 무력을 갖추기 마련이다.
허나 이곳은 본관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지부일뿐, 그렇기 때문에 긴 신관경험과 충분한 전투센스를 갖춘 사람은 단 한명
그렇다. 딱 한명 우리 처녀신의 신앙을 받든 최초의 사람이자 아직까지 처녀이고 앞으로도 노처녀이고 미래에도 ㄴ-
"굉장히 싫은 느낌이 들었는데?"
차디찬 손이 내 어깨에 닿았다. 오싹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자 교주님이 온화한 웃음으로 나를 지켜보고 계셨다
"아닙니다. 착각이겠죠. 아무튼 착각입니다!"
그런 변명을 하는 나를 보지도 않고 앞의 신관에게 물었다.
"무슨일이야? 네가 새벽부터 이런곳에 오다니"
나는 사랑의 신관과 지금까지 나누었던 이야기를 전해줬다.
교주님은 언제나처럼 "흐~음" 이러고 잠시 생각하는 척하더니
"좋아! 내가 갔다오지뭐"
"역시 안되겠죠. 죄송하지만 이것은..? 네? 교주님 잠깐만 지금 뭐라고 하신거죠?"
"내가 갔다올께, 어차피 오늘 교육담당에 나는 없어, 물품조달같은거야 다른애에게 부탁해도 되구, 이럴때는 서로 돕고 살아야지"
아무리 우리가 그런 권위 같은것을 고려안하는 신앙이라고 해도 너무 간단히 허락하는거 아닌가 무엇보다 교주님이 부재중에 여기서 무슨 사고가 터지면 어쩔려고
"남쪽문이라고 했지? 알았어, 지금 도구를 갖추어서 나가지뭐"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사랑의 신관은 몇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표하고 그 소식을 전하러 나갔다.
"교주님 혹시 딴 마음 먹은건 아니죠?"
"당연히 아니지 남문을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내 반려가 있을"
"그게 딴마음 이잖아!"
"농담이야"
크큭하고 웃으시더니 기지개를 펴며 나에게 말했다.
"일단 수련하는 애들이 전부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니가 이곳에 있어줘야되겠네, 나 대신해서 업무처리 부탁해 그동안 나는 펑펑 쉬다올테니까"
역시 저게 목적이었어
"그 룰"
던월임?
던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