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 여러분이 있는 곳은 ‘노량진 섹터’입니다. 이 곳은 21세기 후반까지 각종 사무 업무를 전담하는 직종이었던 ‘공무원’ 자격 시험을 위해 수많은 한국인들이 모여들었던 곳입니다. 물론 22세기, 슈퍼 컴퓨터 ‘DELTA’가 모든 종류의 전산 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몰락한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노량진의 수많은 아카데미들이 몰락한 대공동(大空洞)은 유흥을 위한 각종 퇴폐/윤락 업소들이 확장을 했고, 자연스레 ‘슬럼화’가 진행되었지요. 그리고 여러분 모두, 이 슬럼가의 구정물로 세례 받은 ‘낭인’들입니다.
‘낭인’ 이라는 말은 과거 ‘고위 관료’ 지위에 오르기 위해 수 년간 아카데미, 혹은 독자적으로 학업을 지속했던 이들 중 독보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학업을 쌓았던 이들을 지칭하던 말이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어원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이제 ‘낭인’이라는 말은 여러분과 같은 ‘사냥꾼’을 부르는 노량진 섹터만의 은어입니다. 여러분은 모든 것을 사냥합니다. 인간, 물건, 동물, 다른 사냥꾼, 정보 등등 한 끼 식사와 포근한 잠자리를 위해서는 사냥감을 가리면 안되겠지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노량진 섹터의 가장 큰 건물, 187층짜리 ‘박문각 공무원 학원’ 빌딩의 17층에 모여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소속된 ‘스터디 그룹’, 즉 사냥 팀에게 주어진 층이지요. 주변은 춥고, 검은색 타르가 섞인 비가 줄기차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사이로 번개가 칠 때마다, 어두운 방 안에 둘러 앉은 서로의 모습이 잠시 보이기도 합니다.
GM : 그리고 여러분의 ‘조장’이 그 날의 보상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단백질 블록 네 개. 한 명이 하나 씩 먹으면 끝나버리겠군요.
조장(GM) : 돌아왔다. 오늘은 보상이 좀 짜군. @어깨에 대충 걸쳐둔 멀티 라이플을 바닥에 내려놓고 단백질 블록을 하나씩 나누어줍니다.
락우나 : …. @불만스럽게 단백질 블록을 받아듭니다.
기리이 : … 이거 어제도 먹지 않았었나? @한숨을 쉬며 단백질 블록을 받습니다.
하이거 : 뭐 어쩌겠어. 있는 건 일단 먹고, 내일 살 길은 내일 또 찾아봐야겠지. @단백질 블록을 받아 깨뭅니다.
GM : 단백질 블록은 여러 브랜드가 있지만, 여러분이 받은 것은 가장 품질이 낮은 종류인 ‘칼로리 균형’ 브랜드의 단백질 블록입니다. 마치 금속 주괴를 씹는 듯이 딱딱하고, 겨우 부러뜨려 입 안에 넣어 침으로 녹여먹으면 한 세월이 걸리는, 먹기에 아주 불편한 단백질 블록이지요.
조장(GM) : 낭인들 사이에 도는 소문이 있더라고. 오늘 보상을 받으러 갔다가 들은 이야기가 있어. @단백질 블록 끝 부분을 나이프로 내리쳐 자릅니다.
하이거 : 무흔 일이길래? @단백질 블록을 입에 넣고 녹이느라 발음이 샙니다.
기리이 : 저번처럼 또 낚시하는거 아냐? 낭인들 몇몇이 저번에 저기 뭐냐, 충무로 쪽에 갔다가 다 실종되었잖아. 뭐더라, 땅 속에 묻혀 있던 거대한 식품 저장고가 지진으로 발견되었다는 소문 있었잖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조장(GM) : 아 저번에 그 ‘롯데마트’ 발견된거? 그거 식품 저장고 아니었대. 그냥 여러 음식들을 진열해서 파는 곳이었지, 저장 기능은 없어서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더라.
락우나 : 그럼 충무로 갔던 애들은 다 어떻게 된거래?
조장(GM) : 가다가 다른 낭인들한테 아리랑치기 당했다든가, 오다가 당했다든가 했겠지. 병신들.
조장(GM) : 여튼 그건 중요한 건 아니고, 이번에 들은 소문은 확실해. 지금 다른 스터디 그룹들도 내일 날이 밝자마자 떠날 건가 봐. 들어봐. 어제 발사된 파종선 알지? ‘좆까 씹쌔들아 난 떠난다’라는 함선.
하이거 : 공식 명칭이 그래? @눈을 찡그려요.
조장(GM) : 선장이 개또라이였나봐. 야 솔직히 나도 10년 동안 만든 파종선이라면 그런 잊혀지지 않을 만한 이름 붙이고 싶을거야. 선장이 지 전 재산에다 다른 후원자들 재산 다 쏟아 부어서 12년인가 그 정도 기간 걸려서 만들었잖아. 여튼 그 ‘좆까 씹쌔들아 난 떠난다’ 파종선이 지구 궤도따라 돌면서 추진력 얻으려다가 실패해서 저기 잠실 섹터에 다시 착륙했대. 뭔가 계산이 어긋나서 잠실 섹터에서 다시 출발하려나 봐.
기리이 : 근데? 우리 같은 낭인들이 거기 가면 다 총맞아 뒈질텐데.
조장(GM) : 들어봐. 잠실 섹터의 우주선 발사대 경비대가 일주일 째 파업 중이야. 그래서, 지금 발사대 주변 경비를 파종선에 타고 있던 애들이 나와서 맡고 있다는 거야.
하이거 : 그렇다면….좆밥들이란 말이겠네?
조장(GM) : 당근이지 씨발ㅋ 경비대 애들은 무서운데, 파종선 애들이 뭘 알겠냐. 맨날 한 200몇 층짜리 빌딩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면서 미드나 쳐보던 돼지들인데.
락우나 : 그래서, 걔네를 털자는거군. @씨익 웃어요.
조장(GM) : 그 이상이지 씨발. 우린 파종선을 털거다.
- 계속 -
꿀잼인 거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