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거 : 난 찬성 @단백질 블록을 힘주어 부러뜨리며 웅얼거립니다.
기리이 : 나도 찬성 @입안의 단백질 블록을 우물거리며 눈을 번뜩입니다.
락우나 : 난 반대. 저번 충무로 때처럼 낚이는 거라고 생각해. @삽시간에 웃음을 거두고, 나이프를 뽑아 흐릿한 조명에 비추어보며 날을 점검하며 읊조립니다.
조장(GM) : 일리 있는 발언이야. 하지만 락우나, 생각해봐. 그 단백질 블록, 저번 주까지는 1인당 2개씩 돌아갔어. 이번 주? 이번 주 내내 1인당 1개로 줄었지. 다음 주? 아마 2인당 1개로 줄어들 거야. 그 다음 주? 아마 우리들끼리 단백질 블록을 두고 싸우게 될걸. 난 네 목에 칼 꽂고 싶지 않다 진짜.
기리이 : 락우나, 다시 생각해 봐. 스터디 그룹 탈퇴하고 다른 데 가도 된다는 생각하지 너 지금? 다른 애들도 다 우리랑 똑같은 사정이야. 단백질 블록도 씨발 하루 이틀이지. @단백질 블록을 마침내 삼켜요.
락우나 : 싫으면 싫은거지, 왜 이렇게 혀가 길어? @주변을 쏘아봅니다.
하이거 : 좋아, 우리 문명인답게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 락우나 넌 무슨 대안 있어? @한심하게 바라봅니다.
락우나 : 지금처럼 그냥 사냥하고, 배급 받아 먹자고. 굳이 목숨 걸고 모험 할 필요 있어? 아니 경비대를 터는 것까진 이해해. 걔네 장비 괜찮잖아. 근데 파종선? 그건 다른 스터디 그룹들이랑 경쟁해야 하잖아.
기리이 : 야 ‘그냥 사냥하고 배급 받아’먹는 것도 다른 스터디 그룹이랑 경쟁하는거 똑같아. 너 우리 조장이 다른 스터디 그룹 조장 목 따는 거 몇 번이나 봐놓고도 그런 이야기를 하냐? @짜증 섞인 말을 내뱉습니다.
락우나 : 아니, 그건 노량진 애들끼리 붙은 거잖아. 우린 좆밥들이라고. 노량진에서도 좆같기로 소문난 ‘박문각 공무원 학원’ 건물 두자리 수 층에 살고 있는 좆밥 새끼들이라고; 니네 강남 스터디 그룹 못 봤냐? 걔네 씨발 어디서 주운 건진 몰라도 RPG도 들고 다니던데? 걔네도 잠실로 올 거란 말야. 그리고 강남 섹터가 씨발 잠실 섹터랑 얼마나 가까운지 모르냐? 걔네 아마 지금 잠실에 숨어서 우리 같은 좆밥들 아리랑 치기 하려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장(GM) : 미안한데 락우나, 그런 식이면 넌 우리 스터디 그룹에서 제명이 될거야. 사실 이미 투표에서도 3:1이었잖냐. 아가리 닥치고 따라오든가, 좆같으면 다른 스터디 그룹 찾아서 그 조장 좆이라도 빨아주든가.
락우나 : 아무리 조장이라도 조원에게 말은 좀 곱게 하지? @나이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요.
기리이 : @험악해져가는 두 사람 사이에 뛰어들어 서로를 떼어놓아요.
기리이 : 워워, 진정해. 조장, 사실 말이 심했다. 그리고 락우나, 조장이 험하게 말했는데 사실 조장 말이 맞아. 우린 언제나 다수결이었고, 거기에 따랐지. 승복 못하겠으면 넌 우리랑 같이 사냥 못 해. 15분 후에 정하자고. 난 똥 좀 싸고 온다. 오랜만에 일을 보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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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후(실제 휴식)>
조장(GM) : 그래, 락우나. 어쩔거냐? @삐딱하게 락우나를 바라봐요.
락우나 : …
하이거 : 락우나. 대답할 시간이야. 시간 충분히 줬잖아.
락우나 : 아니, 난 다 괜찮아. 어차피 이렇게 살다 뒈지나, 저렇게 살다 뒈지나. 밤에 목에 칼 꽂혀 뒈지나, 낮에 이마에 총 맞아 뒈지나 똑같아. 근데 지금 좆 같은 건 조장의 말투 때문이야. 아무리 ‘형식적’ 하급자에게 하는 말이라도 너무 좆 같은 거 아니냐? @조장을 쏘아봅니다.
조장(GM) : 음…지나치게 좆같이 군 것도 같군 내가. 그럼 사과할게 락우나. 내가 심했다. 그래, 그렇다면 이제 어쩔꺼냐? @다소 얼굴 표정을 누그러뜨립니다.
락우나 : 그렇다면 좋아. 나도 이 자살 돌격에 기꺼이 동참하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아 단백질 블록을 씹어요.
GM : 아까부터 내리던 타르 섞인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빗줄기는 점차 굵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들이붓는 것 같습니다. 깨진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온 사위는 검은 타르에 뒤덮여서 마치 검은 물감을 뿌려놓은 것 같습니다. 번개가 칠 때마다, 빌딩 한 층조차 분배 받지 못한 하층민들이 비닐을 뒤집어 쓰고 어떻게든 건조한 곳을 확보하기 위해 버르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리이 :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에 그 광경을 보고 인상을 찌푸립니다.
기리이 : 좆같이도 꾸역꾸역 살아남네, 인간들 말야. 이렇게 뒈지라고 하늘이 타르 비를 쏟아붓는데, 신기하게도 안 뒈진단 말이지.
하이거 : 원래 남은 게 지 목숨밖에 없는 놈들이 더 질기게 살아남는 법이지. 지가 가진 게 그것 밖에 없는데 어떻게 놓겠냐. @품 속에서 눅눅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입니다.
조장(GM) : 그래, 우리가 가진 건 목숨밖에 없고, 그러니까 우리가 걸 수 있는 것도 목숨밖에 없는거지. 씨발. 그래서 하는 말인데, 지금 출발하려고 하는데, 어때?
락우나 : 쳐돌았냐? @어이없다는 듯이 조장을 바라봅니다.
조장(GM) : 락우나, 나도 말을 좀 곱게 할 테니, 너도 조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라 @락우나를 쏘아보지만, 곧 시선을 거두고 조원들을 한 명씩 바라봅니다.
기리이 : 음…다른 스터디 그룹 때문이지?
하이거 : 다들 아침에 출발한다고 했으니, 이 비 때문에…
조장(GM) : 그래. 이 비를 뚫고 잠실 섹터까지 가는 미친 낭인들은 없을거야. 근데, @허리춤에 달린 힙색에서 두루마리를 꺼냅니다.
조장(GM) : 이거, 20세기부터 21세기에 쓰던 교통 수단의 지도야. 다들 대충은 알지? 그 시대 사람들은 대중교통으로 비행기를 안 타고, 땅 속에 굴을 파고 그 안에 긴 열차를 집어넣어 그걸 타고 다녔다는 거 말야.
하이거 : 알긴 아는데…그거 다 침수되고 무너진 거 아니었어?
조장(GM) : 이 지도 보면, 색연필로 칠해진 부분 보이지. @손전등을 켜서 지도의 황토색 선을 짚어보입니다.
기리이 : 9호선…이라고 써 있네.
조장(GM) : 그래. 9호선은 아직 뚫려 있다는거야. 이거 봐. 9호선은 강남 섹터까지 이어져. 강남 섹터까지 이 터널 따라 걸어가면 아침이 될거고, 그 때쯤이면 비도 그칠거야. 아마.
락우나 : 아마? 거기에 지금 기대겠다는거야?
조장(GM) : 그치지 않더라도 상관없지. 다른 스터디 그룹들이 아침에 이 빌딩을 나설 때, 우린 최소한 아침을 강남 섹터에서 맞겠지.
기리이 : 근데 9호선이 뚫렸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런걸 아무도 모를리가 없을텐데…@의심스럽게 조장을 바라봐요.
조장(GM) : 공식적으로는 막혀있고, 수몰되어있다고 되어있지. 근데, 니네 ‘공단기’ 애들 알지?
하이거 : 걔네 쩔잖아. 존나 빠르다며.
조장(GM) : 내가 걔네 왜 이렇게 빠른가 잠시 미행해봤는데, 걔네가 이 9호선 라인을 독점하고 있었던 거야. 아무도 모르게. 그리고 걔네 공단기 빌딩, 9호선 입구 쪽에 있는거 알지?
락우나 : 허허…시팔놈들…
조장(GM) : 이렇게 비내리면, 걔네도 9호선 입구 쪽에 경비 많이 못 세울거야. 이 때 우리가 잠입하는거지.
기리이 : 뭐해? 다들 짐 안싸고. @신이 나서 짐을 챙깁니다.
- 계속 -
와; 리얼리티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