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에게 들려온 목소리는 여자 - GM이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자신을 향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 것은 곁의 리케르트에게도 비슷했던 모양이었다. GM은 눈에 띄게 긴장하며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 곳에는 작고 귀여운 여성이 한 명 서 있었다. 뭔가 애써 꾸민 듯한 티가 나는 젊은 여성이었다. 대학교에 갓 입학한 여대생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살짝 과도해 보이는 메이크업, 그리고 하늘거리는 치마와 블라우스를 입고 있지만, 처음 시도해보는 하늘거리는 스타일이라 주변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듯한 불안한 시선, 그렇지만 의연하고 익숙해보이려는 꼿꼿한 태도. 그렇기에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이목구비. GM은 심장이 '덜컹거린다'라는 말이 얼마나 정확한 단어인지 그 순간 깨달았다.


"어....혹시....그...정모..."


"네 맞아요. 혹시 GM님이세요?"


여자는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 GM은 머뭇거리며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아...네 맞아요. 처음 뵙네요...여성 분일줄은 몰랐는데..."


"아 미리 말씀을 안드렸었구나 제가...그래도 기분 나쁘시진 않죠?"


여자는 맞잡은 손을 빼고, 어깨에 걸친 핸드백 안을 뒤져 스마트폰을 꺼내며 환히 웃었다. 기분이 나쁠리가. GM은 가방 안에서 뭔가를 찾는 척 황급히 뒤돌아 카페 유리창을 보며 눈치채지 못하게 머리를 한번 더 넘겼다. 엄마가 피부과 다녀오라 했을 때 다녀올걸. 멍청한 자식.


"안녕하세요. 저는 리케르트입니다."


긴장한 것이 역력해보이는 리케르트가 급작스럽게 여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보는 이도 힘이 들어갈 지경이었다.


"리케르트 님이시구나! 처음 뵙네요. 저는 라그나에요."


여자는 살짝 당황한 듯 했지만, 역시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여성인 듯 싶었다.


리케르트와 라그나가 그렇게 서로 악수를 하는 것을 보며 GM은 마음 속 한 구석이 뜨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라그나 님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GM은 머리르 세차게 흔들어 잡념을 털어내기 위해 애썼다. 개념없이 굴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그동안 해왔던 플레이를 마무리짓고, 깔끔하게 완결을 짓기 위해 온 것이지, 누구에게 껄떡거릴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다 끝난 뒤에 새로 캠페인을 열면, 라그나 님이랑 같이 또 해도 좋지 않을까...


그 때,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TR팀 맞으시죠?"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