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 여러분이 왕성을 나서자, 아직 파란 하늘이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이른 오후, 왕성에서 내려다보는 크레테의 수도 이라클리오의 시내는 굉장히 한산합니다. 왕성은 이라클리오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게 높은 곳에 지어졌기 때문에, 왕성 정문의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이라클리오 시내는 마치 장난감 도시처럼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나요?
[GM은 차츰 플레이에 몰입을 하게 되었다. 플레이가 조금씩 고조되며 GM 또한 플레이 내에 천천히 녹아들어갔고, 플레이어들을 '플레이어'로 바라보는게 아니라, 플레이 내의 캐릭터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GM은 자신의 리듬을 찾아갔다. 그 때, 휴대폰의 진동 소리와 함께 리케르트가 잠시 플레이를 중단시켰다. "여러분, 정말 죄송하지만 잠시 전화 좀 받고 와도 될까요? 대학교 팀플 팀원이 갑자기 전화를 해서...정말 죄송합니다." 물론, GM은 이런 사소한 문제에 발목이 묶일만큼 허술한 GM은 아니었다. "음, 리케르트는 전사니까, 잠시 후 진행될 연회 전에 잠시 대장간에 갔다고 처리해도 될까요? 무기와 갑옷을 수리하기 위해 보냈다고요." 리케르트 또한 동의했다. "좋아요. 캐릭터 컨셉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딱히 스토리 흐름에 방해가 될 것 같지는 않으니...어쨌든 정말 죄송합니다. 바로 오겠습니다." 리케르트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GM은 리케르트가 문을 열고 나가며 들리는 작은 종소리와 함께 다시 플레이를 재개했다.]
GM : 라그나와 라헬은 뭘 하나요?
라헬 : 저는 그랜드마스터를 찾아가기 전에, 잠시 주점에 들르고자 합니다. 저희 캠페인 초반에, 제가 잠깐 도와줬던 여급 기억하시나요?
GM : 네. 실수로 술잔을 엎질러서 주점 주인이자 숙부에게 매질을 당할 뻔 했는데, 라헬이 마법으로 술잔을 다시 채워줬지요.
라헬 : 네. 그 때 라헬이 떠나기 전날 밤 그 여급이 자신의 거울 반 쪽을 쪼개서 줬잖아요. 자신의 마음의 정표라고.
라그나 : 네 맞아요 그랬죠 ㅋㅋ 순진한 아가씨였는데.
GM : 네 기억이 나네요 저도. 그 아이를 찾아가나요?
라헬 : 네. 어쨌든 라헬도 십 대 중 후반의 어린 친구라, 그런 풋풋한 경험을 잊지 못할 것이고 또 우연히 이 곳 이라클리오로 돌아오게 되었으니 그 여급을 다시 한 번 찾아가보지 않을까 싶어요.
GM : 괜찮은 생각이에요. 이라클리오를 무대로 마지막 캠페인이 진행되는데, 그런 어떤 소중한 NPC가 생긴다면 좋죠.
GM : 라그나 님은 다른 계획 있으신가요? 필요하시면 리케르트와 같이 대장간으로 보내서 장비를 수리하거나 소모품을 보충할 시간도 드리려고 하는데요.
라그나 : 저도 주점으로 갑니다.
GM :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라그나 : 음...사실 지금 탄환도 먹고 죽으려고 해도 남을 정도로 많고, 지난번 아스테리온 전투에서 의외로 제가 소모품 사용을 거의 안했거든요. 보충할 아이템은 딱히 없는데, 약간 돌팔이 추적자 컨셉이니까 새로운 '강장제' 재료를 얻을 겸, 라헬과 동행을 하려고 해요.
GM : 주점에서 강장제 재료를 얻는 것보다 약품 상점이나 허브 가게에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은데...
라그나 : 사실 강장제 재료를 얻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냥 라헬과 파티 플레이 하는 것이 GM님 수고도 덜고, 같이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사실 '라그나'에게도 그 주점은 자신의 모든 모험이 시작된 곳이잖아요? 모든 것을 끝내기 전에 저도 거기 들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GM은 사실 라그나의 설명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라그나가 라헬과 같이 행동하며 상호 작용하는 것을 본인이 받쳐줘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것이다. GM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GM : 좋습니다. 라그나와 라헬은 왕성 발코니에서 시가지로 이어진 좁은 계단을 내려가며 그들의 이 모든 모험이 시작된 작은 주점, '구르는 이끼' 주점으로 향했다.
- 계속 -
P.S. 항문 찢어지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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