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물건은 카오시움의 신작 공포 정치(Reign of Terror). 대략 프랑스 혁명 시작 직전부터 1794년에 자코뱅파가
실각하기 전까지를 다루는 2부작 시나리오 서플먼트. 주 저자가 나름 자기 걸작인 거 같다고 했다는 말이 나왔던데 읽고 나니
아무래도 내 생각엔 아닌 거 같다. 왜냐면 이거 주 저자인 "마크 모리슨"은 린 윌리스 옹과 함께 Dead Mans Stomp라는
시나리오를 썼거든. 트럼펫 부는 그거 맞음. 혹은 남방의 공포(Terror Australis)도 지금 기준으로 초-고전인거 빼면 나름
괜찮은 세팅용 서플먼트였다고 생각함.
개요
1789년의 1부 / 1794년의 2부로 나뉨. 1789년 ~ 1794년을 전부 커버해서 공포 정치의 시작과 끝을 정리하는 구조.
따라서 가급적 기본 캐릭터로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은데 자신있으면 프랑스군 탐사자 캐릭터를 만들어도 될 듯.
1부
옛날 옛적... 그러니까 1789년 프랑스에는 어떤 백작이 있었음. 근데 이 양반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총애를 받는 것을 질투한
왕실 외과의가 어느 장교한테 이 양반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사하다가 뭔가 문제를 일으키면 보고해서 백작을 내쫓자고 했음.
탐사자들(기본 제공 캐릭터)은 그 이야기에 얽히는 병사들인데, 진짜로 이 백작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음.....아주 많이.
탐사자들은 여기저기 명령을 받고 돌아보다가 백작의 영지에 잠입해서 백작이 여는 파티를 조사하고 증거물을 챙겨 돌아온 후
그걸 바탕으로 계획된 대대적인 습격까지 참여하게 됨. 결국 어찌어찌해서 백작을 제압하고 저택을 불태워버리면 끝남.
이걸로 탐사자들은 해피엔딩 ^^ 할 줄 알았지? 1789년에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
2부
2부는 1794년을 배경으로 다룸. 1부의 탐사자들은 대혁명에 휘말려서 어찌 되었을까부터 알아봐야 하는데 재수가 없으면
맨 처음에 카타콤에 시체 묻는 거 감독하다 결핵에 걸려서 5년이 지난 지금은 다 죽어갈 수도 있고 그런 상태임. 그런 상태로
어쩌다보니 또 카타콤에서 인부들이 작업하는 주변의 인원 통제를 맡게 되고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됨.
이번에는 웬 미친 놈이 나와서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사람들을 일종의 제물로 삼아 의식을 하려고 하고, 탐사자들은 어쩌다보니
조력자의 도움을 얻어서 의식을 막을 수단이 웬 음악가의 음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됨. 물론 좀 더 파괴적인 방법도 있긴한데
잘못 시도하면 전멸 엔딩 확정. 문제는 저 음악가의 음악이 보통 음악이 아니라 에리히 잔의 음악과 같은 거라서 연주자 자신도
파멸하는 그런 물건인데다가 저걸로 의식을 막는 과정이 아주 기가 막힌다는 거임.
알아두면 좋은 것들
배경 설정
날로 먹으려 든다. 이 서플먼트는 사실 모 캠페인의 특전 시나리오를 내놓으면서 당대 빵국 설정 등을 추가한 거라서 절반도
아니고 3분의 2 정도가 시나리오 내용으로 채워짐. 당대 프랑스를 위협하던 건 전쟁과 자코뱅파로 충분했는지 위험 요소도
그냥 시나리오 떡밥 몇 개 주고 치우려 듬.
장비
끔찍하게도 총이라고 주는 게 죄다 플린트락 기반임. 이게 얼마나 끔찍하냐면 4라운드에 1발 나감. 이거 믿고 전투를 하느니
기본 1D8 피해를 주는 총검과 기병도를 애용하는 게 낫다고 봄.
난이도
행운 포인트를 소모하는 옵션 룰을 써 보는 걸 권장함.
직업과 사회계급
캐릭터 생성은 직업 빼고는 그냥 메인 룰북에 의존함. 다만 직업은 시대 상황에 맞춰서 선택지가 좀 다르게 제시되는 편임.
당대 직업이 이것저것 나오고, 특이한 직업은 귀족과 상-퀼로트 정도? 사회계급은 1890년대처럼 직업 별로 붙는 옵션인데,
시대가 시대니만큼 그리 굳건한 건 아님. 일단 상류 계급이 하위 계급을 위협할 때 보너스를 받거나 그 반대로 하위 계급이
상류 계급을 매혹할 때 패널티를 받는다거나 뭐 그런 관계. 혁명 이후에는 이게 또 달라질 수 있음
화폐
당시 빵국 단위 기준으로 재산 스킬에 따라서 얼마 벌고 뭐는 얼마 짜리고 그런 거 제시함.
시나리오 떡밥
1789~1794년 사이 빵국을 배경으로 써 볼만한 떡밥들 몇 개 소개.
주요 등장인물
백작
이 서플먼트의 표지 모델. 궁정의 인기인이자 위험인물로서 표지를 잘 보면 이 인물의 정체를 유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됨.
의사 양반
탐사자들을 이용해 백작을 실각시킨 배후자. 사실 "테니스 코트의 맹세"에 참여해 선을 갈아탄 덕에 2부에도 멀쩡히 등장함.
기욤
2부에서 주로 등장하는 인물로 카타콤에 숨어 사는 중임. 미친 놈의 음모를 막는데 도움을 주는 조력자.
디트리히 잔
에리히 잔의 조상. 에리히 잔 마냥 저 너머에서의 음악이 들리는 체질이라서 계속 이래저래 고생중인데 하필 1부 시절 고용주가
백작이라서 "풍악, 풍악을 울려라!"하면서 괴롭힘. 물론 그 음악을 연주하면 에리히 잔처럼 될 게 뻔한데 2부에서는 탐사자들이
그러라고 시켜야 하는 입장이 됨.
3줄 요약
오리엔트 특급 공포 킥스타터의 장대한 여정을 마무리하는 시나리오.
사실 그런 거 본 적 없어도 난이도 빡센 거 말고는 그럭저럭 굴릴만 함.
근데 솔직히 가볍게 CoC 하고 싶은 사람한테 추천할 건 아닌 거 같아.
가볍게 하고 싶어하는 한국인에게 미국 1920도 고달프다
그래서 눈을 뜨면 어딘지 모르는 공간에서 시작하는 건가....
독죽 한숫갈 머쉴?
그거 볼 때마다 반드시 내가 내는 자작 시나리오는 "독이 들어간 죽"이라든가 "무해한 스프"같은 이름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